정신건강

많은 실패속에 삶의 방향을 잃었습니다

열쇠는티비위

20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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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35 남자 입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애정결핍이 마음속 깊이 박혀있었습니다. 술을 자주 드셨던 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눌려 움츠려사시던 어머니를 보며 나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다, 이 상황에 맞추는게 인생에 우선이다 라는 생각속에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고 3 수능때쯤 아버지는 직업병과 잦은 흡연으로 폐가 망가지고, 복수가 차올라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가셨습니다. 무너지지 않을거 같던 그저 단단해보이던 아버지가 무너지는 모습에 저는 저의 꿈 따윈 중요하지 않고 집안을 지탱해야된다라는 강박에만 쌓여있던거 같아요.

대학으로 공과계열 국립대에 들어가고, 처음으로 집과 멀어져서 지내보았습니다. 원래도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이 아니였던 저라 적응하기 힘들더군요. 지쳐만 가던 학교생활에 우연히 한 동아리를 알게 되었고, 거기서 만난 학교 선배님을 통해 저의 꿈, 저의 생각, 저의 모습에 대해 제대로 생각했던거 같아요.

군대를 가서 행동이 더디고 어리숙했던 저는 선임들에게 그리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많은 고비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제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대할때쯤 대학시절 하고싶은 꿈에 대해 고민하다 목표한 첫 계획이 일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는것이었으나 제대할때쯤 일본 원전사고와 아버지의 입원치레로 목표하던 게 무너졌습니다.

다시 대학에 복학하여 지내던 중 한 여자와 이성관계를 맺었습니다. 이 친구는 조울증이란 병이 있었고, 전 그런 병에 대해 잘 모르는터라 내가 잘하면 되겠지란 생각으로 만났던거 같아요.

하지만 그 친구의 상태는 생각보다 많이 심했고, 제 눈앞에서 칼로 자해를 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해서 응급실에 실려가는 등 정신적으로 좋지못한 행동을 많이 했었습니다.

첫 애정이었던 사람이라 제겐 더 각별했었고, 이혼가정이던 그 친구가 아버지께 반강제적으로 끌려가 할머니 집에 갖혀있었을땐 방학시즌에 그 친구를 보겠다며 무작정 따라갔습니다.

찜질방에 머무르며 잠깐의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그 친구의 병은 또 감당치못하게 터져 타인에게 해코지하는 상황까지 왔으며 결국 그렇게 좋지 못하게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단순 이별로 끝나진 않고 그 친구가 몇번이고 재연락해서 만남이 있었지만 제가 아는 지인이나 다른 남자를 만나는 와중에 저를 본 것이란 사실을 알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결국 휴학을 하고 집에 은거생활로 시간을 허비하는 시간을 보내다가 새로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요식업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요식 관련 직장을 찾아보던 와중, 고향의 아버지께선 주위의 권유로 신도시에 본인께서 하시던 세탁업을 대출받아 새로 여셨고, 일손이 부족하니 하던일을 접고 와서 도와라는 통보때문에 별수없이 고향에 내려와 일을 도왔습니다.

일손이 구해질때까지 일정 기간만 돕겠다는 약속하에 일을 도왔지만 아버지의 병세도 점차 심해지고 매출또한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기에 5년이란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 일에 대해 진지하게 임해보려 몇번이고 시도했었지만 그럴수록 가족과 잦은 의견충돌로 다투기 일 수였고 제 의지는 매번 꺾이기 일수였습니다.

우울증에 지내던 그 시기에 극복하고자 정신상담도 다니며 밝게 지내려 노력했고, 우연한 계기로 새로운 여자친구와도 지내며 나름 활력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하는 상황에 시한부 선고까지 받으시며 점점 더 삶이 추락하게 되었습니다.

친척들의 오해로 어머니께서 사실 제 친어머니가 아니란것까지 알게되며 혼란속에 힘든시기를 보냈습니다.

병원에서 나와 친가에서 보내고싶다는 아버지의 의사대로 아버지를 모시고 고향으로 다시 내려왔고, 통원치료로 보내던 와중 재앙같이 가족들 모두 코로나 확진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코로나병동으로 급히 입원하였고, 격리실에서 병원치료를 받다가 일주일만에 돌아가셨습니다.

병원에 계시면서 집에가고싶다고 제게 문자를 하셨지만 마땅히 방법이 없어 애써 모르쇠 했던 저는 너무나 죄책감이 들던지 넋을 놓고 지냈습니다.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뭐라도 새로이 해보자는 마음에 호텔리어 일을 하며 보냈습니다. 일이바빠 자주 챙겨주던 여자친구를 자주 만나지 못하게 됬으며, 3년간 잘 지내며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친구와 갑작스런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큰 상실감에 몸도 망가지고 일도 제대로 못하게 되어 그만두고 또다시 은거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전 직장의 권유로 요식업쪽에 오픈멤버로 일했지만 회사의 뜻과 맞지않는다는 이유로 퇴사당했습니다.

건강이라도 챙겨야되겠단 생각으로 2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헬스를 하며 기운차리려 하지만 누군갈 만나는것도 어렵고 집에있으면 멍하니 뭘 해야할지 모른채 시간만 보내게 됩니다.

우연한 계기로 이곳을 알게되어 도움 구합니다. 저는 어떻게 방향을 잡고 살아야될까요. 실패만 하던 제가 무슨 마음으로 두려움을 이겨내고 일어설 수 있을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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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제 마음도 많이 먹먹해졌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술을 많이 드시며 몸이 아프게 된 아버지와 힘든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생각하기 보다는 늘 참으면서 상황에 맞춰서 의사결정을 내려온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었을까 라는 마음에 속상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분명 각 상황과 시기마다 내가 선택한 의사결정들은 그 순간 치열하게 많은 고민을 해서 결정내린 최선의 선택이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간에 불안정한 대상과 연애를 하면서 마음친구님도 많이 불안하고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내가 다시한번 마음먹고 새롭게 삶을 잘 살아보고자 요식업 자격증도 취득하고, 관련 일도 해보려고 했는데 아버지의 일을 돕느라 그 꿈을 잠시 미뤄둬야 했을 때 화도 나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답답함도 느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 이후, 다시 또 한번 정신차리고 힘을 내보기 위해 호텔리어 일을 했지만 여자친구와의 이별 이후 힘든 시간들로 그만둔 후 요식업쪽으로 일을 시작 했지만 다시 또 그만두게 되었다는 글을 읽으면서 마음친구의 어떤 상황 속에서 다시 도전하고 삶을 잘 살아보고 싶어서 노력하고 애쓰는 마음이 느껴져서 내면에 깊은 힘이 분명 존재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보다 마음 안에 사랑과 행복함을 잘 채우고 싶은 욕구가 큰 분 인 것 같아요. 무기력하고 우울해지고 괴로운 상황속에 나를 그대로 놔두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를 괴로움과 고통 속에서 꺼내주기 위해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애써온 모습 속에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많이 지치고 힘든 상태라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고 답답하게 느껴지겠지만, 나의 삶에 많은 어려움 속에서 다시 힘을 내고 잘 살아보기 위해 애써온 나의 모습을 스스로 위로하며 격려하고 인정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나의 건강을 챙기면서 운동도 하고 밥도 잘 챙겨먹으면서 인간의 1차적인 기본 욕구를 잘 채워주면서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랍니다.

1차적 욕구가 잘 채워지면, 그 다음 나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내가 1년 후 어떤 모습이면 좋겠는지, 5년 후에는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으면 꽤 괜찮은 하루를 살아간다고 느껴질 것 같은지 내 모습을 떠올리고 상상해보면서 나의 마음이 원하고 향하는 것을 찾아보는 연습을 해보시길 바랄게요. 분명 마음친구님이 지금까지 바라고 원했던 에너지 있게 나의 일을 하며 편안하고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에요.

처음 요식업을 선택했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고, 호텔리어를 선택했던 이유도 있었을 거에요. 다른 수많은 직업들 중에서 그래도 내가 중간중간 선택했던 직업들에는 그 이유가 분명 존재할거에요. 그 이유들도 차근차근 살펴보시길 바랄게요.
조금이나마 이 글이 마음친구님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진심으로 마음친구님 삶이 사랑과 평온함으로 채워지길 마음가득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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