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예민해지면 환청이 들려요..
오늘 잠을 잘 못자고 예민해진 상태에서 계속 이것저것을 하다가 갑자기 너무 불안해서 막 스트레스가 왔어요
그러다가 눈물이나서 막 울었어요
인정하기 싫어서 맨날 긍정적인 말로 위로, 아닌 사람인척.. 불우한 환경이 없는척 연기했지만.. 전 어린시절 힘든 환경이었어요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고 돌봐주던 이모는 금전적인 문제로 사이가 멀어지고.. 대학 친구들에게는 사랑을 받다가 갑자기 왕따.. 날 왕따시키던 가해자가 인스타 셀럽이 되어서 여기저기 광고로 얼굴을 봐야하는 트라우마.. 직장에서 괴롭힘.. 상사 목소리의 환청.. 여러가지가 시달렸어요 이해가 안되실수도있지만 교회를 다니고 좀 나아졌는데 갑자기 또 심해졌어요 조현장애비슷하게 있어서 교회 다니기 전에 자살시도직전까지 가서 입원도 했었거든요..
근데 교회에서 자기 엄마가 조현병이라고 말하는오빠 얘기를 듣다가 심하게 감정이입을 해서인지.. 심란하더니.. 병세가 다시 시작되는것 같기도 해요
아빠가 데려온 새엄마라는 분이지만 아줌마라고 부르는데요.. 그 아줌마는 교회를 다니지만 저를 싫어했던거같아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저를 질투했다고 느껴요.. 저랑 막내동생만 밥을 굶기기도 하고 막내동생이 고등학생이라 아빠한테 용돈을 받을라하면 너 한번 맞아볼래? 이런식으로 말해줬다고 들었어요..
다행히 교회 다니면서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데 남자친구한테는 이런 이야기를 다 숨기고 엄마 돌아가신것만 말했어요.. 언제부터 제인생이 이렇게 시궁창이 된건지 모르겠어요.. 저는 제멋대로 성적일탈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와 잤던 21살때 일탈 이후) 로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그때 이후로 나는 결혼할 가치가 없는 더렵혀진 인간이지않을까 두려워요
바람을 핀 아빠에 대한 복수이기도 하고 처녀시절 저를 질투하던 동년배들이나 새엄마에 대한 복수로 남자와 자고 다녔었어요..
다행히도 직장이 있어서 일하면서 잠만자고 현실을 도피하다가.. 갑자기 월급 190에 여러가지 현실이 실현되면서 그래도 이정도 살수 있게 된것과.. 어른이 된것.. 내주위의 친구들도 번듯하게 자라게되어서 고맙다는 생각에 오늘 막 울게 되었어요..
근데 제 인생이 마치 예쁜면만볼라고 발버둥치는 것에 대해 벌을 받는 기분이에요.. 엄마도 암으로 죽고.. 아빠는 바람피고.. 집은 가난하고.. 이런거를 숨겨서요.. 그래서 지금 남자친구는 경제적으로 유복한데 제가 불행하게 더럽힐까봐 너무 무서워요.. 제가 몇번 괜찮은 연애를 했지만 이전 남자친구를 이런 이유로 보내고.. 자살시도 전까지 간거거든요.. 물론 정규직 취업 최종면접에서의 탈락.. 한달60만원으로 생활하던 취준생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우울.. 아빠에 대한 힘든 감정.. 남겨진 동생들에 대한 두려움(제 불행이 묻을까봐요) 등등.. 키워준 이모가 돈을 가지고 떠났다는 피해망상..
사실 조현병이 안오는게 이상한 환경이긴해요 너무 화가나서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나요.. 근데 제 인생을 망치기 싫어서요.. 제가 가난한걸 알면..정신병이 발병된걸 알면.. 사람들이 비웃고 물론 저를 돕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저는 성공하기는 어렵고 계속 지하 하수도같은환경에 머무를까봐 이 악물고 연기했나봐요..오늘 너무 지치는데.. 내일 정신과에 오랜만에 가보려하는데.. 속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여기에 글을 써봤어요
아빠한테 제일 화나는건.. 아빠만 보고 살아온 엄마를 배신하고 술집여자라 생각이 드는 여자와 바람을 폈음에도.. 자신의 외도 이유를 성관계를 해주지 않은 엄마탓을하며.. 우리 앞에서 수치심도 없이 그런 얘기를 해댄것에 대한 분노와.. 그럼에도 아빠가 철없는 아빠가 안쓰러운 저 자신에대한 아이러니와.. 나에 대한 혐오와.. 저를 괴롭히던 직장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전에는 제가 대학도 명문대를 나오고 겉보기에는 멀쩡해보였어요)이 겹쳐서 이렇게 증상이 심각해진것같아요..
조현병 생각이 든 다음에는.. 제가 범죄자가 된 기분에.. 세상이 너무 흉흉하니까.. 엄마가 돌아가신 15년 전만해도 내가 이렇게 망가지지는 않았는데.. 그때는 그래도 세상이 가난해도 좋았는데 생각이 들면서 자꾸 죽고싶다는생각이 들었어요
엄마 바람대로 제 동생들도 물론이고 세자매 다 다들 대학입학했지만.. 경제적 이유와 방황으로 저만 졸업하고 있는 상태에요
앞으로도 해결해야할 인생의 과제들이 많은데.. 이상하게 꼬여 제 발을너무 아프게 묶고있고.. 제 귀에는 사탄같은 목소리와.. 주변사람의 환청이 들려요
병원에서는 조현병에 가까울수 있다고 까지만 말했는데.. 제가 상처입을까봐 조현병은 아니라고 한거라고 그러기도 해요.. 솔직히 제가 모범생으로 살아왔을때.. 아빠가 저를 많이 이뻐하기도하고.. 가난한집안에서 잘 자라줬다고요.. 그랬지만 속에 곪은게 있어서 이렇게라도 복수하는거같아 통쾌한 생각도 있어요.. 근데 이런 생각이 들때마다 직장 상사 목소리가 들려서 괴롭히고요 ㅠㅠ
별볼일없는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또 이걸 숨기고 살아갈지도 모르죠.. 물론 동생들은 언니가 칼부림 하는거 아니냐 약 먹고 다니라고 그래요.. 그냥 제 병이 그런거니까요..
그러지는 않을거라 생각해요.. 약을 먹으라고 주위에서 강요해도 저는 제 몸이 정말 힘들때 빼고는 안먹을거에요.. 약을 먹으면 정말 졸리고.. 그 상태라면 다시 수급자가 될지도 모르거든요.. 근데 오늘 상태를 보니 저는 내일 약을 먹을수도있어요
그런 생각을 하니 너무 슬퍼요.. 제 문제에 얼마나 공감을 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글을 솔직하게 다 적어봤어요
제가 혈변도 눠서 내시경도 곧 앞두고 있거든요 엄마가 대장암이셨는데 이런 생각도 잠깐 들었어요.. 차라리 내가 암에 걸려 누구라도 따듯한 말을 듣고싶다.. 현실은 그렇지 않고 정말 고통스럽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는걸.. 엄마의 투병생활을 보며 다 겪었지만.. 그렇게 또 사람에게 기대를 했네요 잠시..
사람을 싫어하는 제가 그래도 교회다니고 성경책읽으면서 많이 바뀌려고 한거같은데.. 계속해서 자아가 싸우는건지 뭔지 모르겠어요.. 귀가 너무 시끄러워요 ㅠㅠ 안그랬는데 오늘 유독 그래요.. 이걸 숨긴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될지.. 제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죽는건아닌지.. 싸워야할 생각도 많지만.. 시궁창같은얘기 털어놔봤어요.. 감사합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가정에서 시작된 복잡한 마음과 상처들이 뻗어나서, 지난 삶을 살아오는 동안 마음친구님을 많이도 괴롭혀왔군요.
어머니를 암으로 잃는 것도 마음이 아픈데, 외도를 한 아버지도 사실상 '나의 아빠'라는 경계에서는 잃어버리게 되었고요.
새엄마라는 분도 사랑으로 품어주신 것이 아닌 오히려 학대를 하셨고, 지원군이던 이모마저도 떠나게 되셨다니...
마음친구님이 그동안 가족안에서 얼마나 복잡한 심경을 품고 계셨을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보려고 공부도 열심히 하셔서 명문대 가시고, 고통스러운 취준시기를 견뎌내서 이제 어엿한 사회인도 되셨고. 치열한 삶 속에서도 따뜻한 사랑을 주고받는 연인도 만나고 계시다는 것은, 마음친구님이 얼마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오셨는지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그동안 약도 먹기 싫고, 내 의지로 버텨내고 싶은 마음도 있고, 복잡다양한 이유로 꾸역꾸역 견뎌오셨을텐데. 이렇게 한 번 마음이 무너지고 감정이 북받쳐 오르고 신체적으로 환청까지 들리는 시기가 있으면, 많이 지칠 수 밖에 없을 거예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애가 끊어지는 속상함으로라도 여기에 풀어내실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마음친구님,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절대 '쉽고 평탄하고 여유로운 삶이었다' 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동의합니다.
'어릴적 부터 별일 없게 잘 살아온 사람'을 연기하는 것은 정말 어려웠을 것 같아요. 우리의 심리는 어떤 것을 '아니야'라고 할 때 반발작용으로 '사실 맞아'라는 인식이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게 작동하기 때문이예요.
지금 마음친구님께 문득문득 떠오르는 망상들, 귀가 시끄러워지는 환청들은 아마, 지금 자신의 모습을 '잘못됐어'라고만 말하고 있는 마음친구님에게 울리는 경고신호일지도 몰라요.
그 말은, 마음친구님 스스로의 모습이 어떤지, 현재 자신의 상태를 돌아봐야 하는 좋은 신호이기도 하답니다.
가정에서의 불화, 아버지를 향한 분노, 친구들에게 받은 배신, 내가 경험하는 심리적 고통, 이 모든 것들은 현재 마음친구님이 실시간으로 느끼고 있고 경험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것을 부정하고 느끼지 않으려고 하면 환청과 망상은 더 심해질거예요.
정말 들여다 보고 싶지 않고, 느끼고 싶지 않은 부분이지만 '내가 지금 굉장히 고통스러운 사람이다'라는 부분을 인식하고 있는 그대로 수용해준다면, 오히려 그 고통이 수그러드는 경험을 하실거라고 믿습니다.
마음친구님이 듣는 환청, 생각의 꼬리를 무는 망상등의 증상은 병원 처방, 약치료로 많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물론 2-3달 정도 자신에게 알맞는 약 용량을 찾아가는 시기동안은 조금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지만요. (졸리거나, 멍해지거나)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약을 먹으면서 상태를 안정화 시키는 것이 그 다음 치료단계로 넘어가는 길이될거라고 봅니다.
병원을 가셨을지 모르겠지만, 가셨다면 현재 일하고 계시는 근무환경 등을 설명해서 너무 졸음을 유발하는 약은 최소화 해달라고 요청하시면서 본인에게 맞는 용량으로 복용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마음친구님, 그동안 정말 애쓰셨어요. 여기저기 멍들고 흉진 마음이 있겠지만, 그만큼 새살이 돋고 단단해진 당신의 내면의 힘이 있음을 느낍니다. 참 잘 살아 오셨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잘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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