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때 암에 걸려서 큰 수술을 하고 길었던 머리를 삭발했어요 반년 동안 병원생활을 했고 이때 처음으로 우울증이 찾아왔어요 얼마 안 가서 다시 괜찮아 졌고 퇴원 후 암은 5년 동안은 재발 확률이 있다 해서 21살인 현재도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니고 있는데
병에 걸린 건 되돌릴 수 없고 이미 일어난 일이라 잘 극복을 하고 있었는데 고3 한여름에 삭발을 했다 보니 가발을 쓰고 학교에 가야 됐어요 누가 물어볼 때마다 스트레스는 쌓여갔고 그 때문에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고 가발은 답답했고 졸업사진은 망했고 부작용으로 살은 10kg이나 쪘고 모든 게 엉망이었고
고3 시절은 학창 시절 중 제일 최악으로 보냈던 것 같아요
저는 원래 활발하고 긍정적인 사람인데 점점 말수는 적어지고 부정적으로 변해가고 병에 걸린 후 찾아오는 자잘한 병들 때문에 우울증이 다시 찾아왔고 현재는 더욱 심해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이란 병이 찾아오더니 점점 시력이 나빠졌고 피부는 나이에 맞지 않게 푸석해지고 이명은 스트레스 받을 정도로 심해지고 몸은 항상 피곤하고 머리도 항상 무거워요 요즘따라 눈물이 계속 나오고 죽음은 무서운데 그래서 시도조차 할 수 없는데 몸과 마음 모두 편해지고 싶어요 그냥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까 편하게 쉬고 싶어요 시간도 되돌리고 싶고 원망할 곳도 없고 점점 저 자신에게도 지쳐가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안녕하세요.
마음하나에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남겨주신 글 잘 읽어보았어요.
어린 나이에 투병을 하시느라 얼마나 애를 쓰셨을지 가늠이 되지 않을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신 마음친구님께 응원과 격려의 말씀을 먼저 전합니다.
의지를 가지고 이렇게 치료가 되셨다는게 너무 대단하고, 무엇보다 마음친구님이 최선을 다하신 것 같아 이 과정을 지나오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사람임을 느낄 수 있어요.
우리가 조금이라도 몸이 피로하다는게 느껴지면 기분에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저는 오늘 하루종일 매달 어김없이 편두통으로 고생을 하면서 비오는 날씨까지 더해지니 몸도 마음도 힘든 하루를 보냈어요. 너무 힘이 들어서 어떻게 달마다 이렇게 고생을 할까 속상했는데, 출근길에 좋아하는 노래를 가득 담아 차 안에서 비오는 풍경을 보며 들었어요. 이겨내기 위해 제 나름의 힐링의 시간을 가졌답니다.
아픈 것은 자신의 탓이 아니에요. 물론 마음친구님도 너무 잘 알고계시는 부분이시지만, 막상 아프게되니 누구한테라도 원망하고 싶으실 거예요. 저는 지금 걸어가는 이 시간이 마음친구님에게는 너무 지치신다면 몸도 마음도 잠시 쉬어가셨으면 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편해지고 싶은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치료를 위한 약을 복용중이시라면, 잘 지키면서 드시고, 그로 인해 신체적으로 힘든 시간이 된다면, 몸을 쉬게해주세요. 그 시간이 지나서 충분히 치료가 되고 충전이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괜찮아지실거예요.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 해오셨구요.
그리고 매일 하루에 하나씩 마음친구님을 위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해요.
제가 오늘 너무 힘들어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을 때 좋아하는 노래를 가득 담아 들은 것 처럼, 소박하지만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힐링이 되는 온전히 마음친구님을 위한 시간을 하루 10분이라도 보내셨으면 해요. 그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 분명 마음친구님에게도 힘이 생길거라고 믿어요.
저는 오늘 그 어떤 말보다 열심히 살아오신 마음친구님을 안아드리고 싶어요.
잘 해오셨고, 앞으로도 잘 해내실거라고 믿어요.
제가 응원하고 있을게요.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달콤한 순간이 많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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