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의 실패 후 당신이 왔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던, 한번의 실패가 처음이자 마지막일거라며 누구에게도 티내지 않으며 버티던 나에게.
뒤에서 욕하는 적도 많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이 친해지고 싶어했고, 더 많은 내 편들이 있었고 언제나 사람들의 중심에 있던 나에게.
당신은.. 평판도 좋지 않았고, 행실도 능력도 실제 나를 만나기 전까지의 과거도 좋지 않았다.
처음부터 상관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이다.
나는 실패에 이미 두려웠고 단단하지 않았다.
당신이 다가오지 않길 바랬다.
당신은 자신있어 했다. 내 인생이 동굴일 때 아주 작은 빛으로 시작해 그곳이 동굴이 아니라 터널인걸 알
게 해줬다.
그거면 충분했다.
출구가 있다면 긴 터널인것쯤은 더이상 두렵지 않았으니까.
내 인생이 동굴이 아니라 터널인것을 알게 해준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
그리고...... 그 충분하다는 마음의 대가는 가혹했다.
결혼은 하지 않겠다던 나를 결국 어떻게든 돌려놓은 너는 내탓인양 나를 원망했다.
내앞에서만.
해서는 안될일들, 거짓말들이 이어지면서도 내탓이라고 했다.
내가 숨막히게 했기 때문이라고.
그럼에도 계속해서 싸울 힘이 있었던것 같다.
원망과 후회가 있었다.
기대도 있었다.
나와도 당신과도 친한. 그것도 개인적으로.
아니 나한테는 대외적으로도.
심지어 여자인.
그동안도 계속 문제가 되어왔던 그 동생에게.
그동안은 그 동생이 여자인건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
대외적이고 개인적으로는. 나를 적으로 돌렸고.
당신 잘못 덮자고.. 부부관계까지 보고하는건 도가 지나쳤다.
한 지 얼마 안됐다며 아 난 언니네 그거 까지 관리해 하는데 화가 나는게 아니라 수치심이 들었다.
나.. 당신이 아는것보다 더 주변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사람인데 당신은 전혀 나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곳 갔던날도 언니랑 했던 다음날이잖아 하면서 당신한테 들은 다음 얘기를 이어가려 할 때 더이상 들을 수 없어서 다른얘기로 돌려야했다.
성격대로 선넘는다 화내기엔 그선을 넘은건 당신이니까.
그리고 당신이 .. 이젠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억울함도 후회도 기대도 전처럼 눈물나게 강렬하지 않다.
이젠 이 감정은 뭐고 어떻게 하고 싶은지 생각해봐야 겠다.
죽이고 싶은것도 아니고.. 따지고 싶은것도 아니고..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