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저도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싶어요

shim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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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여학생입니다.
제가 제 자신에 대해 더 당당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했던데다 형제들로부터 비판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부모님들도 바쁘셨고, 공감에 익숙하신 분들이 아니었던지라 저는 항상 관심과 사람이 고팠어요.
그런 저에겐 당연히 친구가 필요했죠. 하지만 저는 오빠만 둘이라 집에서도 항상 소외감을 느꼈어요. 게다가 위에서 말한 상황들로 유추하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옛날부터 자존감이 굉장히 낮았어요. 스스로를 부정하고, 수용하지 못하다 보니 주변 상황을 인정하고 또 거기서 배우는 것도 쉽지 않았는지 인간관계에 많이 서툴렀고, 결과적으로 저는 학교에서도 소외와 은따를 거의 매년 겪게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스스로에 대해 나는 수용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까지 깊이 박혔고 현재까지도 이런 마음 때문에 너무 괴로워요.
사람을 대할 때 항상 위축돼있고, 이제는 아닌 걸 알면서도 사람들이 나를 싫어 할까봐 무서워요.. 모두가 날 좋아 한다는게 가능하다는 것도 아니고 정말 누군가 저를 싫어한다고 해도 그게 별 대수일까싶지만 마음이 너무 조급해지고 불안해요. 친구들이 뒤에서 저에대해 안좋은 이야기를 할 것 같고 저라는 사람은 친밀한 관게를 영영 쌓지 못하게 될까봐요.

항상 눈치보느라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억지로 높은 텐션을 유지하려는 제가 너무 비참해 보여요. 마음은 이러고 싶지 않은데 상대가 웃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날이 갈수록 조급해져 자꾸만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불편한 가면을 쓰고 사람을 대하게돼요.
그렇게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정말 누구의 눈에도 못들어가고 무시당하고, 미움 받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요.. 심지어는 가족들과 있을 때도 혼자일까봐 문득 불안해질 때도 있어요.


이번 해 초에 저와 성격이 정말 똑같다고 생각이 들게하는 한 동생을 알게됐었어요. 그 때 그 친구는 저와 달리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하고 있는 것 같았음에도 주변인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있다는 게 느껴졌었어요. 저는 그 친구를 보고 용기를 얻어 첫학기에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학원에서도,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때의 용기도, 제가 사람을 대할 때 그 태도가 어땠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고 자꾸만 위축돼요. 당연히 제 대인관계는 다시 퇴보하고 있고요..
그 동생을 만나 다시 한번 용기를 얻고 싶지만, 지금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어요.
하지만 저는 다시 그 때의 저로 돌아가고 싶어요.. 당시에 저는 사람을 대할 때 솔직하고 자신있게 대했고 마음가짐이 그렇다보니 자연적으로 많은 상황이 좋아졌고 무엇보다 마음이 너무 편했었어요. 혼자 있더라도 어두운 감정이 올라오진 않았거든요.
이렇게 자기 확신이 없으니 머릿속이 항상 시끄러워 뭘하든 잘 안풀리는 것만 같아요. 뭐든 생각하는 대로 된다고, 실제로 안좋은 생각들이 현실로 점점 이루어지고 있기도 해요.. 하지만 이 부정적인 생각들이(예를 들면 반 친구들 대다수가 저를 싫어하고 머지않아 조롱할 것이라는 생각 등..) 일어날 가능성이 아무리 낮더라도 아예 없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 더 조급해지고, 불안하고 우울해져요.

어떻게헤야 이런 생각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걸까요? 항상 이런 제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을 하는데도 제자리인 것 같아 더 두려워요. 미래에도 결국엔 지금과 같이 살아가게 될까봐요..


머릿 속이 복잡해 써지는 대로 쓰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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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한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읽으며 감수성이 풍부한 마음친구님이 지난시간 불편했던 관계들 안에서 얼마나 고생스러우셨을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세밀하게 적어주신 사연을 보며 마음친구님이 앞으로 맺어가게 될 인간관계에 대한 불안감과 현재 경험하고 있는 위축감에 대해서도 깊이 느낄 수 있었어요.

마음친구님.
무엇보다 우선하여 이 모든 심리적 역동안의 불편감, 위축감, 불안함은 마음친구님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마음친구님의 어린시절에 부모님이 바쁘셨고, 공감에 익숙한 분들이 아니셨다고 하셨지요?
그리고 가족 내 공감적이지 못한 상호작용과 비판을 경험하며 자라나신것 같아요.
물론 성격이나 원만한 대인관계는 가정내 환경으로만 형성되는것은 아니지만 마음친구님의 성장과정에서 경험했던 가정내 의사소통 및 친밀한 관계형성 경험의 미비함은 현재의 마음친구님의 대인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것 같습니다.
마음친구님이 누군가를 대할때에 위축되거나, 상대가 웃지 않을때에 느껴지는 불편감, 그리고 나를 싫어할까봐 무서워지는 마음들은 마음친구님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게 아닐거예요.
그러한 마음친구님의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을 짧은 답변을 통해나마 마음으로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친구님.
인간은 언제 외로움을 경험하게 될까요?
아마도 곁에 의미있는 대상이 없다고 느낄때에 깊은 외로움을 느끼는것 같아요.
고등학교 1학년의 청소년시기에는 친구관계, 또래관계가 참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기이기도 하니 마음친구님이 느낄 마음의 깊은 외로움과 친밀한 관계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진심어린 마음일지 잘 알고 있습니다.

가족이 많다면 의미있는 대상이 많은걸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겁니다.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전달할수 있거나, 함께 있을때에 평가에 대해 자유로울수 있고, 위축되거나 불안하지 않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 그러한 관계가 의미있는 관계, 대상이 되겠지요.

무엇보다 인간은 관계 내에서 충분히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인것 같습니다.
가족 내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내에서도 충분히 수용받고,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풍부할때에 마음의 여유또한 넓어지는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마음친구님은 아직 그러한 경험을 충분히 가져본적이 없다고 느끼는것 같습니다.
여기서, 느끼는것 같다는 표현은
가족들에게나, 친구관계내에서도 반복적으로 경험해온 인간관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의미합니다.
그것이 사실이든, 그렇지 않든 마음친구님의 주관적인 관계경험은 다소 부정적으로 내재화되어 자리잡은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마음친구님께서 올려주신 사연을 보며 친밀한 관계를 영영 쌓지 못할것 같은 마음친구님의 무력감, 불안한 마음내에 역설적이게도 반짝이며 빛나는 마음친구님의 힘을 볼수 있었습니다.

마음친구님!
올해 초에 마음친구님에게 적지 않은 용기를 주었던 동생을 만나게 되었다고 하셨지요?
그런데 마음친구님은 그 동생을 통해 얻은 내적동기화로 용기를 얻고,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학원에서도,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고 하셨어요.

여쭤보고 싶은 부분은,
“어떻게 짧은 시간내에 그러한 과시적인 성과를 얻을수 있으셨나요?”
“그때는 다른때와 무엇이 달랐을까요?“
“그때로 돌아가려면 무엇이 조금 달라지면 가능하리라 생각되나요?”
정말 궁금한 부분이고, 위의 세가지 질문에 깊이 고민하시고 스스로 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무엇보다 마음이 너무 편안했던 마음친구님의 삶을 다시한번 맞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마음친구님
대인관계는 평생을 두고 연습해야 하는 부분인것 같아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이지요.
마음친구님의 꼭 같은 경험과 삶을 살아온것은 아니지만, 저의 삶에서도 대인관계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했고, 극복했던 시간과 한켠으로 성공적이지 못했던 시간을 지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친구님에게 답변을 드리고 있는 지금도 저 또한 대인관계를 연습하는 시간을 지나가고 있지요.

마음친구님.
여러 이유들로 인해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기까지의 불편과 불안, 위축과 내적갈등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음친구님은 내면의 정서를 이렇게 누군가와 나눌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친구님 스스로를 믿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것은,
도무지 헤어나올수 없을것 같은 깊은 고통이 지속될 경우,
학교 내 상담선생님과의 상담이나 타 기관 전문가 선생님들로 부터의 도움을 받아보시기 부탁드립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도무지 견뎌내기 힘든 마음을 경험하고 두려움과 불안으로 뒤섞인 시간을 마주할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존중받고, 아주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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