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많이 길어서 부득이하게 음슴체를 쓰겠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본인 현재 26세. 25세까지 극심한 우울증으로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다 기적적으로 밖으로 나와 첫 알바 생활을 하게 됨.
첫 알바는 베이커리로 들어갔는데 너무나도 좋으신 사장님과 직원분들을 만나서 내 외모와 성격이 50%는 바뀌게 됨. 물론 긍정적인 쪽으로.
근데 나이를 먹다보니 내 친구들은 최소 200 이상은 받는데 나혼자 아직 120 정도이고 이걸론 성인 생활비로 부족해지자 점점 걱정이 들기 시작함.
물론 친구들은 내가 허송세월 낭비한 시간동안 배로 노력을 했기에 그 자리까지 간 거지만, 쨌든 나도 미래 준비는 해야 하지 않겠음.
그래서 정말 죄송하지만 나를 이만큼 키워준 베이커리를 나가기로 결심하고 다시 구직을 시작함.
하지만 학력, 경력 다 부족하고 겉보기에도 일머리 없어 보이는 나를 뽑아주는 곳은 없었음. 거짓말 안하고 100군데 정도 넣었는데 뽑아주는 곳이 없었음.
그래서 이판사판이다 싶어 정말 아무곳이나 집어넣었는데 휴대폰 대리점에서 나를 바로 합격시켜줌.
나도 어벙벙했는데 자기들이 2호점을 차리는데 인력이 급해서 그렇다 함.
근데 전산이라 영업은 전혀 없고 주5일에 빨간날 다 쉬고 수습180 정규되면 200이라 나로선 거부할 이유가 없어서 수락하고 바로 다음날 부터 출근함.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부터 시작.
일은 정말 반복된 전산일 뿐이라 아직 몰라서 그렇지 익숙해지면 눈감고도 할만한 작업들이었음.
근데 문제는 사람간의 문제였음.
일단 여기가 전부 남자들이고 여자는 나 가르쳐주는 전산 사수 한 명밖에 없음.
근데 난 너무나도 내성적이라 먼저 절대 말 못 검. 당연히 사람들도 나를 투명인간 취급해서 출근해 있는 10시간 동안 입에 단내날 정도로 말 안하고 멍때리고 있음.
그리고 여자 사수 포함 전부 흡연자들이라 우르르 나가고 우르르 들어옴. 그동안 사소한 수다도 떨고 할 텐데 난 그런 거에도 낄 수 없음.
여자 사수가 나보다 4살 어리지만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해서 그런지 나보다 훨씬 성숙하고 일머리도 엄청 좋음. 다른 직원들이 못 알아듣게 말해도 척척 다 알아듣는 게 존경스러울 정도.
여자 사수도 나 가르쳐줄 때 말곤 사소한 수다는 안 걸음. 지금 출근 3일차인데 내가 여기서 말 꺼낸 게 50문장도 안될듯.
거기다 이쪽 일이 처음이라 알아야 할 것도 너무 많고 눈치도 빨라야 하는데, 난 수습이 끝나면 바로 2호점에 가서 혼자 전산을 맡아야 함. 수습 몇개월 하는 지도 모르겠음.
제일 직급이 높아보이는 사람이랑 같이 일할 것 같은데 하루라도 빨리 전산 다 알아놓으라고 압박 오짐. 근데 그 눈치 주는 게 나한테는 공포스러울 정도로 무섭게 느껴짐.
또 남자들 말버릇이 욕 섞어가면서 말하니까 너무 무섭잖음. 난 욕이 말버릇이 아니라서 이런 분위기가 너무나도 무섭게 느껴짐.
또 내가 아직 초보라 말귀를 잘 못알아들으면 남자들 눈빛이 싸해지는데 그 눈빛을 보면 저절로 온몸이 벌벌 떨림.
그나마 여자가 한명뿐인데 그분도 나를 친절하게 챙겨주는 정도는 아님. 그냥 정말 일만 가르쳐줌.
그분이 일 안가르쳐주면 난 하루종일 멍때리다 가는 게 일임. 아니, 솔직히 일인지도 모르겠음. 그냥 벌 세우는 거 같음.
그리고 중요한 게 아직 근로계약서를 안 써줌. 근데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물어볼 수가 없음. 이러다 월급도 제대로 못 받을듯.
지금 3일차인데 일 조금 배우다 멍때리고, 일은 조금밖에 안배웠는데 완벽하게 잘하라고 압박주고, 아무도 나한테 말 안걸어주고 투명인간 취급하고, 계약서도 안써서 돈받을 수 있을지 불안함.
다시 빵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거기는 솔직히 생활비 벌기엔 너무 짠 편.
여길 나가도 날 뽑아주는 곳이 있을지 미지수.
아니 그전에 너무 무서워서 나간다는 말도 못 꺼내겠음.
지금 너무 불안하기도 하고 나를 여기 왜 데려다놨는지 의미가 안느껴져서 남몰래 속으로 울고 있음. 집에 가서도 눈물 한바탕 쏟을 예정.
에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어려운 고민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새로운 직장에서 적응하는데 여러 어려움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일도 익숙하지 않은데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호의적이지 않고 무섭게 느껴질 정도이니 직장에서의 시간이 얼마나 힘드실까요.
그렇지만 당장 생활비도 벌어야하고 구직도 어려운 상황이니 그만두는 것도 쉽지 않아 하루하루 막막하실 것 같습니다.
마음친구님이 베이커리에서 보냈던 지난 시간들이 너무 좋았기에 더 걱정되고 힘드실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힘들게 배우며 일하고 계신데 근로계약서도 제대로 작성되지 않아 급여를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하실 것 같아요.
따뜻하게 대해주던 사람들과 달리 험악하게 느껴지는 분위기와 말투, 눈빛이 마음친구님을 더욱 위축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직장 내 사람들과의 교류도 거의 없어 적응하기 어렵고 소외감도 느끼실 것 같아요.
조금은 더 친절하게 챙겨주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마음친구님에게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음친구님이 그 동안 우울증으로 힘들었다고 하셨는데, 어려움을 극복하고 밖으로 나오셨을 때 처음부터 쉽지 않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베이커리에서도 적응하기까지 처음부터 쉽지 않으셨겠지만 잘 적응하며 버텨오셨기에 좋은 시간들을 가질 수 있으셨을거에요.
많은 걱정과 두려움이 있으시겠지만 마음친구님에게 필요한 방향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실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들과, 또 다른 좋은 것들로 지친 마음을 충전하고 어려움을 마주해보면 어떨까요?
새로운 직장 동료분들이 익숙하지 않아 먼저 다가가기 어려우시겠지만 마음친구님도, 직장 동료분들도 서로에게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거에요.
모르는 것은 주변에 물어보기도 하며, 지금 직장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적응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보는 방법도 있을거구요,
현실적인 상황도 고려하여 우선 직장을 다니시며 새로운 직장도 알아보고, 또 마땅히 받아야할 근로계약서도 요청해보시길 바랍니다.
마음친구님이 그동안 겪어왔던 많은 어려움을 이겨냈던 경험처럼 또 잘 이겨내실거에요.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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