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서춘기인 여동생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데 자퇴를 하고 싶어 하고, 공고라 여자얘들도 적어 주변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같은 반 남자얘랑 사귀다가 헤어져서 학교도 안 가고 자기 가고 싶을 때만 가요. 엄마가 뭐라 하셔도 말을 무시하고 미안이라며 대충 사과하고, 자기가 기껏 하고 싶어 하던 미용학원을 돈을 많이 들여가며 보내줬습니다. 그런데 하기 싫다 하더니 이번엔 네일학원을 보내달라길래 또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보내줬습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하루종일 힘든일을 하시며 가정을 이끌어주십니다.집 형편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어머니는 항상 믿고 보내주셨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열심히 하는 태도도 안 보이고 가는 둥 마는 둥 제대로 다니지 않습니다.또 친구 집에서 외박하고 싶다 하면 어머니는 안 된다고 하셔도 가족들 연락 안 받고 차단까지 하면서 친구 집에서 자고 오고 버스 끊길 때까지 안 옵니다. 술 담배도 하는 거 같고요. 친구들한테 돈도 빌려 어머니가 대신 갚고 사과한 적도 있습니다. 또 전엔 연락을 하도 안 보고 집도 안 들어오길래 실종 신고를 한 적도 있습니다. 어머니가 매일매일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는 게 고통스럽고, 밤에 잠도 안 오고 울다 잡니다. 어머니가 너무 힘드실 때는 집도
나가시고 밤만 되면 우시며 잠을 못 주무십니다. 언니도 방황을 했어서 마음고생을 오래 하시고 계십니다. 그래서 동생을 잘 타일러보려 해도 말을 안 듣고 때리면 동생이 더 삐뚤어질까 봐 고민입니다. 또 아버지가 크게 뭐라 하시면 집을 나가버려 연락도 안 보고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저랑 동생이랑 1살 차이라 저를 언니로 보지도 않는 거 같고 저도 고등학생이라 하고자 하는 일에 열심히 해보려 해도 멘탈이 잘 잡아지지 않고, 공부도 잘 안됩니다. 사춘기 여동생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와 고민을 털어 놓는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보며 사춘기인 여동생에 대한 언니의 염려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음친구님도 1살 차이나는 언니라는 마지막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고민사연을 보내주신 마음친구님 또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대학입시는 어떻게 하지?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모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기 때문이지요.
마음친구님.
사춘기 동생 참 어렵지요?
말씀하신것처럼 부모님말씀도 안듣는 동생이 1살 차이나는 언니말을 고분고분 들을리 만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밖으로 꺼내어 함께 고민해볼수 있는 시간을 갖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마음친구님은 책임감이 참 큰 사람인것 같아요.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해결을 위해 어떻게든 끝까지 노력해내는 사람 말이지요.
언니도 방황을 했었고, 동생 또한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아 오랜시간 힘들어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게 너무 고통스럽다고 전해주신 이야기에서 가족들에 대한 마음친구님의 마음씀씀이도 마치 보이는듯 합니다.
마음친구님의 마음도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어머니를 돕기 위한 일환으로 이렇게 고민을 나누어주신것 같다는 마음도 듭니다.
우선 부탁드리고 싶은것은,
너무 힘들면 마음친구님도 힘들다는 얘기를 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 대상이 부모님이든, 언니와 동생이든, 또는 친구든, 이렇게 고민을 나눌수 있는 공간이든 말이지요.
사람의 고통되는 마음은 밖으로 꺼내어 덜어내야 조금은 비워질수 있습니다.
저는 먼저 마음을 나누어주신 고등학교 2학년의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편안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시겠지만,
사춘기의 동생은 아버지가 하신것처럼 크게 뭐라고 한다고 나아질 수 있는 방황은 아닙니다.
오죽 답답하고, 화가나는 마음에서 하셨겠냐만은 큰 소리로 호되게 하는 감정풀이 식의 화는 사춘기 동생에게 오히려 반항의 이유를 더하여 주는 것뿐이 되지 않지요.
제가 앞으로 몇가지의 내용을 전달드릴텐데요.
마음친구님의 부모님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마음친구님의 가정에 적지않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몇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사춘기의 문제행동을 접할때에는 가족들이 꼭 알아야 하는 사항들이 있습니다.
우선, 차분해야 해요.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안이 중대할수록 “너 일루와봐! 너 말이야!!” 하면서 큰소리로 부르면 안됩니다.
단호하고 차분하게 “여기 앉아서 얘기좀 하자. 너와 할 얘기가 있어” 라고 말을 꺼내셔야 해요.
가족들이 앉을때에는 특히 사춘기의 동생과 마주앉기보다 ㄱ 자로 앉는것이 좋습니다.
마주 앉으면 적대감이 생길수 있고, ㄱ 자로 앉아 이야기하면서 중간중간 어깨를 터치할수도 있습니다. 대화의 효과를 높일수 있을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울겁니다.
그리고,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너랑 얘기좀 하려고해. 혼내는것은 아니야. 왜 자꾸 이런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는지를 알아야 도울수 있어서 그래. 너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해주면 정말 고맙겠다” 라는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구구절절 옳고그름을 따지는것은 결코 도움되지 않아요.
협력자적인 태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소리를 지르지 않고 진지하게 얘기해야 그나마 듣습니다.
연락없이 친구집에서 자고 오고, 버스가 끊겨도 들어오지 않고, 고등학교 1학년의 동생이 술과 담배를 하는것 같다 하셨지요? 그리고 학교는 가고 싶은 날만 가고 심지어는 동생과 연락이 되지 않아 실종신고까지 하셨다고 하니 가족들의 염려가 오죽할까 싶고, 그 심각도가 깊어 보입니다.
문제가 심각할수록 가족들이 함께 의논해서 다루는것이 좋습니다.
한 사람만 신경 쓰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되지요. 두 사람, 세 사람, 가능한 가족들 모두가 나서야 사춘기의 동생이 '정말 중요한 문제구나‘ 라고 인식할수 있을거예요.
따라서, 제가 전달드리는 말씀이 되도록 가족들과 의논하는데에 도움 되기를 바래봅니다.
그리고, 가족들과의 의논을 통해 미리 합의된 내용으로 동생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것이 좋습니다.
어떤 걱정스럽고, 심각한 문제일지라도 가족들이 담대하셔야 하고, 특히 부모가 담대해야 자녀가 기댈수 있습니다.
가족들의 흥분하지 않는 모습과 차분하게 대하는 태도, 담대하게 대응하는 모습에서 자녀가 배울수 있고, 부모또한 자녀에게 마땅히 가르쳐야 할것을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동생과 이야기할때에 동생이 흥분할 수가 있습니다. 말을 거칠게 하고, 아주 예의 없게 할수도 있지요.
그럴때에는 참고 물러나 줘도 괜찮습니다. 한발 물러서 주는것이 지는것은 아니예요.
여기서 물러나라는것은 “이제 그만 얘기하자” 라며 철수 하는것이 아니라 “그래. 이렇게까지 하는 너 마음도 충분히 이해돼” 라며 스스로 진정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니가 뭘 잘했다고 큰소리야?” 라며 맞대응 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마음친구님.
저는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이 이 일에 너무 많은 마음을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눈앞에서 보이는 일들이고, 특히 엄마의 눈물과 고통이 마음친구님을 괴롭게 하기도 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하면 부모는 부모의 몫이 있고, 자녀또한 자녀의 몫이 있는것입니다.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엄마와 아빠의 인생이 있는 것이고, 마음친구님의 인생이 있는 것이지요.
쓰이는 마음을 아예 모른척 할 수는 없겠지만 마음친구님이 하실수 있는 최선은 하시되, 동생의 일에 너무 함몰되어 마음친구님의 인생이 그르쳐지게 놔두거나, 그 안에서 지속적인 희생을 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친구님의 일생에서는 마음친구님이 가장 중요합니다.
마음친구님
이렇게 마음친구님의 고민되는 삶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마음친구님께서 용기낸 이곳에서부터 이미 마음친구님 스스로를 돌보는 삶이 시작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친구님은 자신의 삶을 누군가와 나누고 털어놓고 함께 고민하며 찾아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친구님 내면의 힘을 마음다해 응원드립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가족으로 인해 지친 마음을 경험하고, 감당할 수 없을것 같은 삶의 버거움을 마주할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존중받고, 아주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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