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여자입니다. 24살, 학교를 졸업하고 방사선사로 취업한 병원에서 한달정도 근무하고 반복되는 업무와 일상이 싫어 더 공부해 회사로 가기로 마음먹고 대학원에 갔습니다.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학비와 용돈은 스스로 벌자는 생각으로 학과 조교도 1년 했습니다.
올해 여름 대학원을 수료하고 혼자 연고도 없는 타지에서 들어간 원자력 관련 회사에서 방사선학을 공부한 제가 노력해도 절대 원자력 전공자를 따라갈 수 없는 한계를 느꼈고 두 달만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도저히 해도 안돼는 제 한계를 느끼고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너무 우울하고 힘들었습니다. 나름 학부때 공부도 잘해서 졸업도 차석으로 했는데 이런 결과라서 제 자신이 무가치, 무쓸모한 인간으로 느껴졌습니다. 연고도 없는 타지에서 혼자 있어서 더 그렇게 우울감에 빠졌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저는 더이상 회사로는 가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또 이런 좌절감과 무력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만두고 저는 바로 취업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일자리를 바로 구했고 퇴사 후 2주만에 방사선사로 병원에 출근해서 지금 근무한지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졸업한지 2년이나 되었지만 방사선사로서는 신규인데 저는 생각보다 업무를 잘 수행한다는 말을 듣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럴땐 뿌듯하기도 해요.
그런데 환자가 없을때, 퇴근하고 집에있을 때, 우울하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러겠지만 일하기 싫기도 하고 그냥 죽으면 편할거같단 생각도 들어요.. 왜그런지는 모르겠어요 혼자 생각해봤는데 방사선사라는 사실 썩 하고싶지 않은 직업을 다시 하게되어 그런건지. 2년동안 노력한 결과 실패하고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다른 방사선사 친구들보다 늦어져서 그러는건지. 아님 혼자 타지에있어 외로운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어요. 가족들도, 친구들도, 애인도 다 고향에 있고 제가 정말 사랑하는 강아지도 그곳에 있으니까요. 하지만 임금문제, 현재 계약된 자취방 문제로 갈 수는 없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해야 좋아질까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반갑습니다.
님의 글을 읽고, 제 머릿속에 그려지는 님의 모습은 참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분이고 조금이라도 부족함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서 개선하고 채워가려는 분 같습니다.
대학 졸업 후 방사선사로 취업도 잘 하시고, 대학원 비용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조교도 하시고, 원자력 회사에도 취업하시고, 다시 방사선사로 취업해서 신규인데도 업무를 잘 한다고인정도 받으시는.... 유능한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왜 님의 글에서 잘 하고 계신 부분만 눈에 들어올까요? 마음친구님은 어떠신가요? 혹시 잘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못한 것에만 더 마음이 집중되어 있지는 않으신지요?
방사선사로 인정받을 때 잠깐 뿌듯하긴 하셨지만, 그런 긍정적인 기분은 잠시뿐이고, 무력감과 우울감, 좌절감에 사로잡히실 때가 도 많으신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부족하고, 못한다는 느낌이 들면 자책하고 좌절하고 계시는데요. 우리는 그 누구도 완벽하지 못합니다. 어쩌면 한계를 느끼고 부족하다 느껴지는 건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마음친구님이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고, 남에 비해 초라하게 느껴지는 등의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누구나 느끼는 감정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친구님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면은 외면하고, 부정적인 것들에 더 쉽게 휩싸이고 계시는 것 같아, 마음이 참 힘드실 것으로 여겨집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부정적인 면에 집중되어, 혼자인 것 같고, 다 그만 둬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그 외로움, 슬픔, 두려움, 불안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만나보시면 좋겠습니다. 글로 적어보고, 펑펑 울어도 보고 감정을 온전히 만나보세요.
그리고, 마음친구님이 이미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적어보시면서 그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일을 계속 하시던, 고향으로 가시던 어떤 결정을 하시든 나쁜 선택은 없습니다.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선택하고 결정하시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친구님의 내면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귀 기울이고 존중해 주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마음친구님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시고, 자신이 진정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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