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 때는 극도로 소심해서 다른 사람과 말을 아예 안 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표정(얼굴 근육)을 다른 사람이 보기에 혐오스럽게 짓는 걸 멈출 수 없는 문제가 생겼고, 친구가 아예 없었습니다.(그 때 제 행동에 대한 사람들 반응 : 무시함, 어색해함)
근데 1년 전 한 달 간 하숙을 했을 때 제 생각이 행동으로 망설임 없이 바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얼굴 표정 문제같은 것도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수업 중 제가 하고 싶은 질문을 공개적으로 할 정도였습니다.(그 때 제 행동에 대한 사람들 반응 : 무서워함, 호감 가짐)
하숙 도중 원래 집에 돌아왔더니 갑자기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사람들과 의사소통이 어색해짐, 의도전달이 이상하게 됨) 몇 개월 후 기숙학원에 들어갔는데 방을 안내받으면서 들어간 순간부터 갑자기 의사소통이 명확해졌습니다. 제가 목소리를 내면 제 의도를 사람들이 이해하는 반응이었고 제 자아를 뭔가 존중했습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과 친해지기까지 했습니다.
근데 집에 외박으로 다녀온 이후 의사소통이 다시 안 됐고 제 목소리가 아기처럼(?) 작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다음번 외박때는 집에 안 들어갔다가 왔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저를 거의 우러러보듯이 존중했고 어느 순간은 혐오와 존중의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때 공부를 하고 있으면 옆 자리 사람의 감정? 기운?에 엄청나게 영향을 받아서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신경이 쓰이고 글씨조차 제대로 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제 행동에 극도로 미세하게 신경을 쓰고 복도를 지나갈 때 저를 대놓고 쳐다봤습니다.
그래서 다른 기숙학원으로 옮겼는데 2인실이었고 룸메이트가 들어오는 순간 제 태도와 말투를 모방했습니다. 첫 날에는 모든 사람이 저를 무서워했고(인지는 못 하고 무의식적으로) 복도를 지나갈 때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길을 비켜줬습니다. 근데 점점 나날이 갈수록 복도를 지나가거나 공부를 할 때 어색해졌습니다. 룸메이트와 같은 강의실에서 처음으로 옆에 앉았는데 어색했고, 룸메이트는 신경을 안 썼습니다. 근데 갑자기 옆에 앉은 애들이 룸메이트와 저를 보고 다리를 떨기 시작했고 서로 쳐다보면서 '너도?'이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걔네들은 수업 내내 엎드리고서 계속 특정 시점에 다리를 떨었습니다. 조금 이따가는 강의실의 모든 애들이 그런 분위기에 휩쓸렸고 선생님은 이상한 반복적인 유머를 해댔습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애들은 같은 시점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희한한 일들이 있었고, 어느 날에는 룸메이트와 화장실 이용 시간을 가지고 얘기했는데(제 기준으로는 싸웠는데) 제가 화가 나서 복도로 나갔더니 복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저를 하나같이 엄청나게 경멸하는 눈으로 쳐다봐서 저는 그 사람들 중 한 명한테 가서 "혹시 뭐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하고 말했고 그 사람은 전혀 안 들리는 것처럼 그냥 쳐다보다가 들어갔습니다. 저는 벙쪄서 얼굴이 하얘지고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됐습니다.
결국 다시 집으로 가게 되었고 집에 들어간 순간 그런 이상한 현상들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지금 제 상태는 가족과는 잘 지내고 다른 사람들과는 의사소통을 거의 안 합니다. 왜 이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지 궁금하고 제가 1월달에 다시 환경을 바꿀 예정인데 그 때 뭔가가 바뀔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안녕하세요.
마음하나에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남겨주신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잘 읽어보았어요.
마음친구님의 혼란스러운 마음이 제게도 전해지는군요.
우선 남겨주신 글을 읽어보았을 때, 마음친구님이 타인을 보통의 사람들에 비해 보다 더 의식하는 것으로 보여져요.
이 부분은, 타고나기를 타인에 대한 민감성이 높게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고, 혹은 환경 속에서 어떠한 사건(일)으로 인해 타인을 의식하고, 신경쓰며, 눈치보게되는 경우도 있어요.
이 원인에 대해서는 마음친구님이 더 잘 아실거라 생각되는데, 어떤 이유에서 그러실까요?
(혹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으시다면, 이번에 한번 고민해보셨으면 해요.)
그리고 제가 남겨주신 글을 여러차례 신중히 잘 읽어보았는데요.
1) 혐오스럽게 얼굴 근육을 쓰는 것
2) 본가에 지내고 오면 달라지는 본인(마음친구님)의 태도나 습관
3) 룸메이트, 학교 친구, 길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표정이나 행동 등에 대한 인식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것으로 정리가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어요.
조금 더 말씀드려보자면,
모든 사람이 마음친구님을 무서워했다는데, 이 부분에 있어 '인지는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느껴진다고' 하셨어요.
또한 친구들이 수업 내내 엎드리고서 계속 특정 시점에 다리를 떨었고, 강의실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분위기에 휩쓸림, 선생님이 이상한 유머를 했던 점, 복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마음친구님을 하나같이 엄청나게 경멸하는 눈으로 쳐다봤다는 부분을 보면 타인과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 공유하면서 알게되었다기보다, 마음친구님이 느끼거나 생각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룸메이트와 저를 보고 다리를 떨기 시작했고 서로 쳐다보면서 '너도?'이런 느낌이었습니다. ' 이 부분에서 보았을 때에도, 이상한 상황에 대해 룸메이트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아닌, 마음친구님의 느낌을 말씀하고 계세요.
이렇게 고민 글의 전반적인 내용이 마음친구님의 생각과 느낌에 가깝다고 보여져요.
이 부분에 있어 저는 마음친구님이 조금 더 깊이 있게 살펴보셨으면 해요. 왜 타인과의 소통이 아닌, 내 생각 위주로 결론을 내리는지 곰곰이 살펴보실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 마음친구님이 혼자는 힘드실 것 같아 저는 조심스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려요.
물론 마음친구님이 결정하실 부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학업에 있어 교수님께 가르침을 받듯이, 이러한 사고와 느낌에 대한 분석도 상담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면 지금 마음친구님이 고민하고 계신 부분에 대해 조금 더 명확한 원인과 답을 찾으실 수 있을거예요. (저 역시 어려운 순간에는 저보다 더 높으신 전문가 분에게 도움을 받는답니다.)
하지만 마음친구님이 아직 그렇게까지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시면, 제가 가장 먼저 제안해드린 [타인을 인식하는 원인]에 대해 한번쯤 살펴봐주시기를 제안드려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당연히 타인을 의식하고, 관계를 한답니다. 하지만 어떠한 관계든 나를 지키는 것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해요. 그래야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어요. 지금 글로 느껴지는 마음친구님의 지친 마음을 저 역시 힘껏 위로해드리고 싶어요. 이렇게 용기내서 글을 남겨주신 부분도 지지해드리고 싶고요.
제 상담글을 읽으시고, 궁금하신 점이나 더 나누고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언제든 다시 찾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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