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마음 속 깊이 어린시절부터 수치심이 있어 나이가 든 지금까지도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자주 떠오르는 기억은 유치원에서 다른 친구가 같이 활동하기 싫다고 거부하는 모습이예요. (제가 뚱뚱하고 못생겼다구요)
대학생 때 자주 떠오르는 기억은, MT에 갔는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일찍 자러 들어갔어요. 근데 늦게 그 방에 들어온 남학생이 제가 잠든 줄 알고 자리가 좁다고 발로 밀쳐냈던 거예요. 그때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껴서 다음날 새벽같이 집으로 먼저 돌아갔었습니다.
수치심을 없애려는 일환으로 초등학교 내내 전교 1등을 하고, 임원도 많이 하고 줄곧 공부도 열심히해서 명문대에 들어갔습니다. 외모도 열심히 가꿔서 20살 이후로 지금까지 날씬하고 예쁜편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저는 수치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어요. 부모님 경제형편이 넉넉하지 않다는걸 감추고 싶어서 회사 동료들에게 거짓말도 하고, 저를 좋아한다는 사람이 있어도 예뻐진 외모때문이라 여기며 언젠간 떠날거라고 믿어요.
가까운 가족들이나 친구들조차 제가 회사생활을 못하게 되거나, 나이들고 못생겨지면 저를 등한시 할 거라는 두려움이 있어요.
지금까지 저는 언제나 제가 원하는건 스스로 묻지도 바라지도 않은채, 남들이 인정해주는 것들만 달성하려고 제 자신을 혹사시키고 살고 있는거 같아요.
남들이 인정해줄때만 기분이 좋아서 제 내면은 늘 불안하고 작은 오점에도 큰 수치심을 느끼고 솔직하지 못해요.
이 수치심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충만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지혜로운 말씀으로 도와주세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오랜 고민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남겨주신 내용을 미루어볼 때, 그 동안 복잡한 마음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시며 노력했지만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수치심' 이라는 미해결된 감정이 마음 깊이 남아있으신 것 같습니다.
마음친구님이 그 동안 혼자 고민해 오시며 스스로를 이해하고 극복하고자 많은 노력들을 해오신 것 같아요.
어린 시절 상처받은 경험에서 비롯된 감정이 현재의 나에게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고 계신 점이 마음 아프면서도 대견합니다. 그간 얼마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고민하고 애쓰셨을까요.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온 지난 세월의 마음친구님에게도 위로와 격려를 전해드립니다.
마음친구님이 말씀하셨듯이 부족한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어떠한 성과나 뛰어난 점이 없으면 나를 등한시할 거라는 두려움도 함께 따라온 것 같습니다.
더불어 다른 사람들이 세운 기준에 맞춰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많은 것을 이루어냈지만, 정작 나의 만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어느 순간 떠오르셨나봅니다.
이런 생각이 떠올랐을때, 마음친구님의 답은 어떠하셨을까요?
마음친구님은 어떠한 삶을 바라고 어떠한 것에서 만족을 느끼실까요?
오랜 시간 타인이 정한 기준에 맞추어 달려가다보면 그 기준이 곧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착각할 때가 많습니다.
마음친구님의 마음에 떠오른 생각들에 조금만 귀기울여 보면 어떠실까요?
내가 원하는건 스스로 묻지도 않았네, 하는 생각이 떠오를 때 잠시 멈추어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누군가가 인정해주는 나 보다 내가 스스로 아껴주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요?
마음친구님이 그 동안 열심히 이뤄온 성과도 예쁜 외모도 현재 마음친구님의 모습이고, 앞으로 변화해나갈 부분도, 어딘가에 부족한 부분도 마음친구님의 모습일거에요.
무언가를 이룬 결과만이 아닌 열심히 노력하는 나의 모습이 얼마나 예쁜가 돌아봐주세요.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예쁜 나를 돌봐주시길 바랍니다.
있는 그대로, 지나온 나의 모습도 앞으로 변화할 나의 모습도 있는 그대로 괜찮다고 스스로 토닥여주세요.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입니다. 부끄럽기에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요.
부끄러움을 갖고 있는 그 자체로 마음친구님 스스로를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라면 이렇게 얘기해줄 것 같네요.
ㅇㅇ아, 네가 그 동안 수치심을 감추기 위해 애썼지만,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애썼지만, 그렇게 열심히 스스로를 단련하며 여기까지 온 네가 안쓰럽기도 대견하기도 해.
너도 잘 알고 있듯이 결국 만족이라는 것은 내 안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네가 원하는 너는 어떤 모습이니?
그 동안 애써온 너를 안아주며 조금 못해도 괜찮다고,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토닥여주면 좋겠어.
완벽해지려고 애써온 너의 눈에는 부족하고 실망스럽겠지만 그 모습 그대로 충분해. 있는 그대로 사랑해!
어떠한 모습이든 그게 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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