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서 제가 어렸을 때부터 싸움이 많았습니다. 아빠는 화가 나면 폭력을 휘두르시고, 엄마는 다소 냉담한 성격이신데 아빠가 감정적이고 요구사항이 많다고 늘 화가 나 계십니다.
문제는 이렇게 부모님이 서로를 물어뜯고 비난하는 것을 자식인 저에게 한풀이하신다는 것입니다.
저는 부모님이 이렇게 서로를 흉볼 때, 도대체 부모님이 무엇을 바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고(저한테 공감해주길 바라시는거냐고 물으면 나는 너한테 바라는 건 하나도 없고 너를 위해서 알아두라고 말하는거라고 하십니다) 감정적으로 굉장히 괴롭습니다.
아빠 흉, 엄마 흉 듣는 것 힘들다고 아무리 말해도 도저히 멈추지 않습니다. 부모님 모두 가까운 친구가 없으셔서 저를 하소연할 친구 쯤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제가 죄인이 된 것 같고, 부모님 모두 제대로 된 인간이 아니라고 서로를 깔아뭉게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집 안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간이 아니라는 것에 슬프고, 저의 의사가 존중받지 못하는 것에 화나고, 저의 가족관계와 저 자신에 대해 수치스럽고(부모님이 서로 제가 상대편 배우자를 닮았다고 저에게 책임을 전가합니다) 온갖 괴로운 감정에 휩싸여서 저 자신의 감정과 정체성에 대해서도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부모님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괴로운 중일 때, 제 감정을 잘 다독이고 보다 적응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답변 미리 감사드립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이렇게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글을 읽고 보니, 그 동안 마음친구님이 정말 많이 힘드셨겠어요....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늘 화가 나 계신 어머님 사이에서 서로를 헐뜯는 얘기들을 다 듣고 계시면서 마음친구님이 어떤 심정이셨을지 생각해 보면,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네요..
때로는 부모님들이 본인들이 너무 힘들다는 이유로 자식들을 감정의 휴지통처럼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지요.. 그래도 마음친구님은 부모님께 힘들다고 말씀까지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하소연을 멈추지 않으신다니 정말 괴로우셨겠어요...
그런데 마음친구님의 질문이 ‘부모님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제 감정을 잘 다독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요?’이네요...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드린다면 그런 방법은 지금은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주변의 어떤 자극에도 흔들림 없이 평온함을 유지하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이 아니시라면 그건 누구에게도 어려운 일일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 질문에서 마음친구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마음친구님은 앞으로도 부모님의 하소연을 들어드릴 생각이 있으신 거 같아 보이십니다. 어떠신지요?
마음친구님은 이제 성인이시니까 부모님과 따로 생활하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학생이시라 그게 여의치 않으신다면 부모님과 최대한 거리두기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마음친구님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요... 부모님도 소중하지만, 일단 자기 자신부터 잘 챙겨야 됩니다. 부모님을 위해서도 마음친구님이 힘들지 않아야 하는 것이구요. 부모님 생각은 잠시 미뤄두시고, 너무 지치고 힘드신 마음친구님 지금은 본인 자신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거리를 두시면서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어떤 마음이 힘드신지 자신의 마음을 잘 보살피시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시길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웃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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