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저는 위로를 받지 못하는 사람인걸까요?

갈색머리삐삐

2023.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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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어느 평범한 대학교4학년 학생입니다. 요즘 여러가지로 많이 힘들어서 위로 한마디 받고싶은데 주변 친구들에게는 밝히고 싶지않은 고민이기도 하고 그래서 용기내어 올려보아요.
저는 현재 지방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본가랑 학교랑 거리가 멀아서 자취를 하고 있구요. 학비와 월세, 보증금같은 경우에는 부모님이 지원을 해주고 계세요.(이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딱 여기까지만 지원해주시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아예 도움을 주시지 않는다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경제적인 부분과 취업문제인데요.
용돈 및 경제적인 부분 : 부모님과 경제적 가치관이 많이 다르기도 하고 경제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보수적이셔서 자주 다투다가 결국 용돈을 받지않고 투잡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종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제 또래 친구들은 좋은 곳으로 여행도 가고 하고싶은거 다 하면서 방학을 즐기고 있는데 저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매일 매일이 알바의 삶이에요... 정말 하루하루가 힘들어서 눈물이 나와요 ㅠㅠ
음...사실 제가 내년에 졸업을 앞둔 상태라서 지금 알바보다는 커리어를 쌓거나 자격증을 따거나, 자기계발을 해야하는 중요한 시기라 큰맘먹고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 1,2,3학년 때 뭐하다가 지금에서야 그러냐부터 시작해서 이제서라도 지금 너의 상황에 대해 그렇게 중요한 시기라고 느꼈으면 알바 다 끊어라 대신 용돈이나 생활비는 너가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으로 줄것이니 되도록이면 밥도 집에서 다 해먹고 친구들이랑 놀지말고 최대한 공부만 해라.' 였습니다. 음 이 얘기가 사실 저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다른 친구들 열심히 놀 때 나는 열심히 투잡뛰면서 자격증 공부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 이후로는 부모님께 도움을 청하는게 너무너무 두려워졌구요 무엇보다도 부모님으로부터 따뜻한 말 한마디나 위로를 들어본 적이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없네요... 그리고 요즘 칼부림 사건 때문에 세상이 많이 위험하고 제가 자취하고 있는 지역에도 칼부림 예고글에 언급되어있었는데 부모님은 아무 말씀도 안하시더라구요... 저는 언제나 가족이 1순위이고 제 삶이 학교+과제+시험+투잡이라 힘든데도 시간만들어서 본가가서 가족들이랑 시간 보내거든요.. 근데 그걸 가족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속상하고 오히려 가족들이 미워요.
취업문제 : 저의 부모님뿐만 아니라 친척들이랑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나서서 도와주고 계신 상황인데 저는 이게 너무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심지어 오랜만에 전화하면 제 안부보다도 취업얘기만 하시고 무조건 뼈빠지게 공부해서 필수자격증 따라는 말씀만 하시고 전화를 끊습니다.. 아무도 제 건강과 안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요즘 너무 힘듭니다... 저는 그냥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조그마한 위로 한마디 받고 싶은건데 이게 너무나도 어렵네요 ㅠ 저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위로를 받기엔 부족한 사람인 걸까요?ㅜㅜ 정말 요즘 사는게 사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ㅜ

+ 어쩌다보니 글이 어마무시하게 길어졌는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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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마음하나’에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전문 상담사 자격을 취득하고 현재 기아대책 마음하나의 댓글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 상담사입니다. 마음친구님의 마음에 온전히 집중하며 답변을 드리고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먼저, 마음친구님의 글을 읽으면서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었어요. 학교 공부와 취업 준비를 하고 있으면서 생활비를 위해서 알바를 하고 계시네요. 마음친구님의 글처럼 매일매일을 알바로 보내고 그 사이에 공부나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정말 치열한 삶을 살고 계신 것 같아요. 방학이 되어서 여행을 가거나 여유로운 친구들을 보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면서도 일상을 버텨가고 있는 마음친구님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아마 마음친구님께서 용기를 내어서 부모님께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했을텐데.. 부모님의 냉담한 반응에 많이 속상했던 것 같네요.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일부분을 도와주시기를 바랐을 것 같고, 도와주지 못하더라도 마음친구님에게 적절한 설명을 해주고 응원을 해주시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저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마음친구님이 가족을 생각하는 것처럼 가족들도 마음친구님의 마음이나 상황을 물어봐주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있는 것 같아요. 또, 어쩌면은 걱정과 관심일 수도 있지만 마음친구님이 원하는 방식이 아닌 진로에 대한 조언으로만 친척들이 이야기하고 있어서 많이 외롭기도 하고 화가나기도 하는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내가 노력해서 나아가고 있지만 버겁고 힘들 때에는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그걸 원하는 마음친구님의 마음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그 말을 듣지 못한다고 해서 위로를 받기에 부족한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부모님의 성격적인 부분이든 혹은 마음친구님을 걱정하는 마음에 쓴 소리가 먼저 나오는 것이든 또 다른 이유든 우리는 정확하게는 알 수는 없지만 아마 저라면 이렇게 스스로 잘 해나가고 있는 마음친구님이 정말 자랑스러울 것 같아요.

내가 누군가에게 응원의 말을 듣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스스로라도 그러한 말들을 많이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아침마다, 혹은 하루를 마무리할 때 스스로에게 정말 고생했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했다는 말들을 많이 들려주시길 바라요. 또, 가족들이 아닌 다른 대상에게라도 (이렇게 게시판 상담의 방법처럼) 위로의 말들을 들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취업 준비라는 상황이 모호하고 계속해서 평가받는 상황인만큼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내가 이 생활들을 하루하루 견뎌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잘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마음친구님, 너무 고생하고 있어요.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고, 뭔가 뒤떨어지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이 경험들이 언젠가는 다 마음친구님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일 거예요. 내가 무언가를 한다는 자체가 멈춰있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있는 거랍니다!

마음친구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그 마음이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고 평화로울 수 있도록 응원할게요. 추가적인 고민이 생기면 언제든지 또 찾아와서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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