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교 재학하다가 21살에 군에 입대한 병사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부터 말이 없었습니다.
편한 엄마와는 말을 많이 했지만, 중3때 부터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특히 더 말을 안했습니다.
말을 안한 이유는
첫째, 친구들과 대화할 거리가 없습니다. 문찐이라는 말이 있는데, 또래 친구들이 본 만화, 드라마, 영화를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이런게 어른이 되어서도 영향을 끼치더군요. 저는 철도나 교통에 관심이 많아 제 10~20대 시간 대부분을 그것에 집착하는데 살았었습니다.
둘째, 소심한 성격입니다. 대인기피가 있는데, 남들을 과하게 신경을 씁니다. 말을 걸면 그 사람이 화를 내지 않을까, 미적지근하고 나를 싫어하는건 아닌가? 하는 망상이 있습니다. 사람이 화내는 모습을 보면 극히 무서워 합니다. 아버지께서 말을 하시다가 화낼 이유가 아닌 사소한 것에도 버럭 화를 자주 내시기 때문입니다.
셋째, 경험이 없습니다.
저의 청소년기 절반을 사실 친구들과 말을 정말 1도 안하고 살다가, 군대에 오니 사람들의 사회 얘기, 친구 얘기, 사람 얘기 이런거 할때도 저는 말 할 거리가 없고 사회 경험이 없고, 관찰력도 없어서 대부분 사람들이 대화를 할 때 가져다쓰는 주제들을 잘 캐치하지 못합니다.
캐치를 해도 관찰력이 없어서 짧은 대화로 끝나고 드라마 영화 볼 때도 남들이 관심 가지는 등장인물의 이름, 외양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일머리가 없어서 지적도 많이 당했습니다.
예를 들어, 누가 xxx간부 같이 당직서니 어때? 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병사는
xxx간부 번갈아가며 자게 해줘서 좋았고, 이런점이 좋았다. 이렇게 말하는데 저는 단답으로
좋았습니다. 편했습니다. (대화 금방 끊김. 웃음 또는 공감 포인트 1도없음)
이런 느낌입니다.
군대 와보니 제 결함에 대해 뼈저리게 느꼈는데요.
그런데, 하루아침에 남들과 다른 내 모습을 군대에서 고칠 수도 없고
그 사회성의 약 6년 이상의 차이(간극)을 어떻게 군대안에서 메울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정신과에 진료도 받았는데 별 다른 징후는 안보인다고 하며, 심리상담도 꼭 받고싶은데 일과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부서이고, 일과시간 후에는 상담이 안되기 때문에 받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마음친구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군대 내에서 업무 외에도 인간관계로 인한 고충을 경험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군이라는 조직문화와 체계에 적응하면서 생활하시려면, 마음친구님께서 감당하셔야 할 부분들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교류를 거의 하지 않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남들과 다른 모습을 고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도 하셨는데요.
우리는 저마다 다른 특성과 개성을 갖고 살아가기 때문에 타인과 다른 모습을 갖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 겁니다.
어느 정도 타인과 동화되어 살아가느냐에서 비롯되는 만족감의 차이는 있겠지요.
그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삶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타인과의 교류에서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준은 마음친구님께서 정하시면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기준을 세울 때, '내가 할 수 있을 만큼' 정도만으로 세웁니다.
그래야 당면한 상황들이 이해되고, 명확해지면서 살아갈 힘을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말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마음친구님은 여러 이유들로 말씀을 하지 못하셨던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정신과 진료도 받으셨고, 심리상담도 원하고 계시네요.
우선, 심리상담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려운 환경이라서 고민이신 것 같습니다.
사람의 성격을 점검해보는 다수의 검사들이 있습니다.
저는 마음친구님께 TCI(기질 및 성격검사)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검사는 현존하는 검사들 중, 개인의 특성을 가장 명확하게 알려주는 검사입니다.
보통, MMPI-2(다면적 인성 검사)와 많이 진행하며, 두 가지 검사의 정보에서 그동안 마음친구님이 고민하고, 어려움을 느끼셨던 부분에 대한 답을 얻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 상황이 외부의 도움을 받기 힘드신 것 같지만, 시간을 내실 수 있다면 위에 말씀드린 심리검사를 진행해 보시고, 결과에 따라 조언받으시는 방안을 추천드립니다.
TCI는 병원에서 진행하지 않는 검사이기 때문에 상담센터에 방문하셔서 진행하시면 됩니다.
마음친구님의 글에서는 사회성의 약 6년 이상의 차이를 극복하고 싶으신 마음도 드러납니다.
하지만, 6년 이상의 간극을 한 번에 해결하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마음친구님이 원하는 정도의 사회적인 교류를 맺고 계실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자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전제될 때,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 가능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깊이 있는 자기 이해가 전제되지 않으면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으니까요.
보통 대화는 경험이 반복되고, 패턴을 익히면서 기술이 향상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별로 없고, 가정 내에서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대화의 기술을 늘릴 수 있는 기회도 제한적이셨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심리검사 결과를 통해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되셨다면, 사회성 기술 훈련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대화 기술을 습득하실 수 있는 방안들도 있으니 이번 기회를 통해 마음친구님이 원하시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 보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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