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상담이 필요합니다

회오리바람

202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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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0대 초반 주부 입니다.
저는 패륜아 입니다.
결혼과 동시에 부모와의 인연을 끊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엄마'만 이죠... 다른 가족들과는 연락하고 지냅니다.

어린시절부터 저희 집은 어려웠고 사기당하고 빚으로 인해 압류를 당하며 엄마의 돈에 대한 한이 깊어졌습니다.
엄마는 사람 만나는걸 싫어했고, 종교에 빠지더군요. 없는 말을 지어냈고 가족에게 자기가 원하는 걸 들어달라며 소리지르고 화내고 그랬었습니다.
엄마의 소리지름과 화냄은 점점 손찌검으로 변했고
없는 말은 점점 살이 붙어 근거가 생겼고 자기가 말한게 맞다며 우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성인이 됐고 딸들이 직장을 다니게 됐습니다.
친척동생으로 부터 집이 잘 산다는 남자를 가족 있는 자리에서 소개 받게 되었고 그 남자분이랑 교재를 시작했죠.

정말 저와는 맞지 않는 분 이었습니다.
욕하고 소리지르고 본인이 화난다고 전화를 툭툭 끊고
티비에 나오는 금쪽이 성인판이 그 남자였던 것 같습니다
그 남자분이랑 몸싸움은 당연했고 팔이 긁혀오거나 피를 보거나 그랬죠..

그때마다 못만나겠다 헤어지겠다 하면..
저희 엄마는 몰래 그 남자에게 연락해 제 사진 보내고
전화하고 만나러 달려나가고....
갑자기 제게 이쁜 옷 사주고 사진찍자 하더니..
그 남자에게 보내고...
소리지르는 엄마도 감당이 안되는데..
남자까지 그러니까 더 죽겠더군요.
자꾸 내 부모가 그러니 저는 가뜩이나 기고만장한 그 남자에게 고개가 숙여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엔 그러다 헤어졌습니다.

문제는 제 엄마였죠 헤어지면 끝인걸.. 그 남자애한테 전화해서 소리지르고 문자하고.. 남자도 저희 엄마한테 소리지르고 귀신사진 보내고.. 회사 업무를 볼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온 가족이 말리고 타일르고 핸드폰도 뺐고 몰래 차단도 시켜놓고 달래고 화내고 다 해봤는데도 저희 엄마는 멈출줄 몰랐습니다.

1년 동안은 그 남자 집을 알려달라. 찾아가겠다. 말 안들어주면 손찌검을 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 남자가 올 것 같은 장소는 다 찾아가고 저보고 가고싶다 말하고..
또 부모가 가고 싶다는데.. 의도가 있다는걸 알면서도.. 허탕이라는게 뻔한데.. 나가지도 않았던 사람이라.. 기분 전환이라도 하라고 데려가게 되긴 하더라구요.

그러다 지금 남편을 만났습니다.
그때도 저희 엄마는 전 남친에 목을 매고 있었고
남편은 좋은 사람이라 모든 사정을 알고도 이해를 했구요.

문제는 저희 엄마는 저를 부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딸은 무조건 내 말 잘듣는 착한 딸 이었다.
지금 내 말을 안듣는 너는 누구냐. 를 시작으로..

또 이전처럼 이야기에 살이 붙기 시작하더군요.

길가다가 애가 바뀐거다.
길에 지나가는데 어떤애가 엄마 엄마 해서
나는 니 엄마가 아닌데 누구니? 너 내딸 친구니? 하면서 제 번호를 줬답니다. 그 애가 자기 딸 이고 너는 바뀐 남의 딸이다.
내 딸 내놔라. 내 딸 번호 내놔라..

남편과의 결혼까지도 니 결혼식을 가네 마네 하다가..
또 자기 자신이 서운해지면 내딸 내놔라를 반복했습니다.

결국 제가 사과해. 사과하면 내가 자식으로써 최대한의 노력이라도 하겠다 했지만... 사과조차 받지 못했고 또 너 누구냐를 반복했습니다.

남편에게 문자해서 저와 연락이 안된다며 자기가 알려달라는 번호 있으니 빨리 보내달라고 전달해달라 하더라구요.
남편까지 가는건 더는 안되겠다 싶어 엄마를 차단 했습니다.
연락이 안되자 집주소를 찾아내 등기로 내 딸 내놓으라는 편지를 보냈고, 집 앞에 찾아와 문앞에 쪽지를 붙여놓기까지 했습니다.
쪽지 내용은 너 키웠으니 자식도리 하고 내딸 내놔라였구요.

저는 한동안 너무 무서워 집 밖을 나가지 않았습니다.
정말 내가 두명인가.. 라는 착각마저 들더군요.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아직도 꿈에 종종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런 모든 일들을 다 겪고도..

저는 엄마가 그리워지기도 하고
피는 어쩔 수 없다고 시댁에서 좀만 행복한걸 겪으면..
왜 우리 가족은 그렇게 될 수 없었을까.. 싶고
제가 남편을 이뻐하거나 하면..
내가 사랑하는 방법도 다 내 부모한테서 배운걸텐데 싶고
나를 키우느라 돈이 많이 들었을텐데.. 싶어집니다.
내가 이러는게 맞나.. 내 부모인데..
자식 다 키워서 연락도 안되고 얼마나 배신감이 들까.. 얼마나 인생이 허무할까.. 싶다가도..
엄마를 다시 만나기엔.. 제가 굽히고 들어가 내딸 내놔라를 겪을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 제 자아가 없고 그냥 엄마가 하라는대로 살 것 같습니다.

물론 엄마의 이런 문제 행동에 대해..
전문가 진료를 받아보자 이야기 안한게 아니었습니다. 몇십년동안 이야기 했지만 아빠의 지나친 반대로 인해 포기했구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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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안녕하세요.
마음하나에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남겨주신 마음친구님 고민 글을 잘 읽어보았습니다.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오신 것 같아서 글로나마 위로를 해드리고 싶고, 안아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야기를 나눠보자면, 사람은 누구나 '가족'의 연이 있어요. 그 연이 행복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고요.
이는 우리가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운명이라 생각하면서 내게 주어진 삶으로 살아가고 있지요.
마음친구님 역시 힘든 시간 속에 가족이라는 연을 맺고, 엄마와의 관계 안에서 힘드시면서도 마음친구님은 최선을 다하신 것으로 보여져요.
지금은 연을 끊고 살고 계시지만, 문득 문득 자신에게 '잘 하고 있는 것인가?' 묻고계신 것 같아요.
처음 글을 남기실 때에도 패륜아라는 말을 쓰실 정도로 지금 이 상황에 대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정답이 없어요. 그래서 저 역시 명확한 답을 드리지 못하고, 마음친구님 역시 그 고민 안에 계신 것으로 보여지고요.
그런데 무엇보다 마음친구님을 먼저 살펴보셨으면 해요. 물론 엄마가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을테고, 시댁과의 일, 남편을 사랑하면서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도 생각나실 수 있어요. 그런데 또한 엄마로부터 받은 상처와 힘든 시간 역시 지워지지 못할 만큼 있지요.
지금 남겨주신 글로 보았을 때에는 죄책감은 있지만, 다시 엄마와의 관계를 받아들일 자신은 없어 보여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엄마와 마주했을 때 받게 되는 상처는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깊게 생각해 보셨으면 해요. 부모를 외면할 수 없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마음친구님은 지금 가정을 이루셨기에 마음친구님의 배우자가 지금의 가족이라는 것도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현재의 삶에 더 집중하시면서, 그리고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가셨으면 해요. 충분히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풍요롭게 살아가시면서 조금씩 엄마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끝까지 외면하라는 것이 아닌, 엄마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마음친구님도, 엄마도 노력하셔야 하기 때문에 아빠를 통해 말씀하신 상담 및 치료도 계속 권해보시고, 마음친구님도 마음 치유를 하시면서 그렇게 한걸음씩 다가가 보셨으면 합니다.
제 글을 읽고 조금 더 깊게 생각을 해보셨으면 해요. 이 세상에서는 마음친구님이 가장 소중하답니다.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조금 더 살핀 후에 결정하시길 권해드려요.
고민하시다가 마음이 힘들어지시면 언제든 다시 찾아와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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