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마음친구의 참담한 심경이 그대로 느껴져 어떤 말로 상담을 시작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은 절대로 삶을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늘 상담에서는 왜 마음친구가 삶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마음친구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은 내내 마음친구가 5살이라는 어린나이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보육원에 적응하느라 힘들었을지, 퇴소하고 난 뒤 바뀐 환경들에 적응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모든 것을 직접 겪은 마음친구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마음친구가 갑작스레 우울증과 불면증 증상들이 심해졌다고 했지만 오래전부터 마음친구의 몸과 마음은 많이 지쳐있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친구는 스스로를 괜찮다고 다독일 줄 알았고, 참을 수 있는 인내력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고, 이렇게 어른으로 잘 자란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마음친구는 정말 강하고 단단하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꼭 아셔야 합니다.

이렇게 마음친구는 가족들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훌륭한 사람으로 자랐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가족들에게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기를 바랄 겁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부모님이라는 사람들은 자식들의 기대만큼 버팀목이 되지 못합니다. 특히나 마음친구는 14년간 혼자 버텨왔기에 연락이 닿은 후 마음친구에게 미안해서라도 더 그래주기를 바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부모님도 결국 인간인지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우선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을 이해하고 용서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님들이 결국 그런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그들의 행동과 말 때문에 마음친구가 상처받고 아프기에는 마음친구는 너무나 훌륭하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또한 그렇기에 마음친구가 삶을 포기한다하더라도 절대로 부모님들은 마음친구가 고통 받았던 만큼 절대로 알지 못하며, 알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절대로 부모님들에 대한 원망 때문에 삶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마음친구가 앞으로 겪을 시련들이 지금은 벅차 보일 수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도 불면증으로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부정적이며 우울하게 됩니다. 게다가 마음친구는 지금 우울증으로 약도 처방받고 있으니 지금 자살을 생각하며, 모든 것이 파국적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이는 마음친구가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생긴 생각들과 감정들이기 때문에 결국 치료하면 없어질 증상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금 마음친구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함께 하고 있나요?

우울증은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심리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특히나 자살생각이 들 정도면 우울증이 심해져 있는 상태라서 반드시 심리 상담을 받을 것을 권해드립니다. 요새는 청년정신건강증진사업으로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가까운 정신건강보건센터나 지역의 상담센터에서 바우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심리 상담을 받으면 반드시 증상이 완화되어 지금 겪는 마음의 고통이 훨씬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불면증 증상도 좋아질 겁니다. 특히 마음친구가 오랜 시간 동안 억눌려 있던 힘든 마음들과 최근에 겪는 일들, 생활에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조언도 얻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주변을 잘 둘러보면 가족들을 제외하고서도 마음친구에게 도움을 줄 사람들이 꽤 존재합니다. 마음친구가 모든 것을 내려놓기에는 너무도 이릅니다. 또한 이제는 힘든 일이 있을 때나 스트레스 받을 때 적절히 마음을 터놓거나 다른 것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음친구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좋아하는 것들을 얻기 위해 노력해보세요. 그 안에서 분명히 새로운 좋은 여러 가지들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제가 보장할게요.

비록 마음친구를 잘 알지 못하지만 저 역시 마음친구를 늘 응원할거에요.
마음친구는 마음친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이만 오늘 상담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