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때부터 고 3때까지 심리상담가가 꿈이였는데 고3 수시때 심리학과가면 취업 제대로 안된다고 하면서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었고, 취업 잘 되는 간호학과나 물리치료학과 쪽으로 가라고 하셨어요.. 담임선생님이랑도 상담을 했지만 취업이 잘 되는 쪽으로 가는게 더 좋을것 같다고 하셔서 거의 반 강제로 물리치료쪽으로 가게 됐어요..
대학교 1학년부터도 계속 심리학과 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였고, 물리치료 공부는 눈에도 안 들어오고 재미도 없었어요.. 그래서 성적도 점점 떨어지고, 우울증이 심하게 왔어요.. 대학교 2학년때 휴학하고 다른 일을 알아보고 싶다고 했는데 아빠가 휴학할꺼면 자퇴하고 지원 다 끊을테니까 알아서 하라고 했었는데 너무 무서웠어요.. 물리치료까지 하면 지원해주고 아니면 지원 다 끊을테니까 그렇게 알라고 하시면서 심리학을 하고 싶다는 애가 대학 들어가서 심리학 책을 본 적이 없는데 뭘 하겠다는 거냐고 그러셨을때,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였어요..
그런 말을 듣고 나니 제 자신에게도 회의감이 들고, 심리학에 손도 못 대겠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물리치료쪽으로 다니면서 졸업을 했어요.. 물리치료사 자격증을 따고나서 하고 싶은걸 찾아보는데도 마음에는 응어리 같은게 있고, 엄청 하고 싶은것도 는에 안 보였어요.. 계속 쉬고만 있으니 아빠가 3개월 내로 취업 안하면 집에서 내쫒는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취업성공패키지 신청해서 일자리를 알아보다가 결국엔 할 수 있는게 물리치료 밖에 없어 그쪽으로 지원하여 서울에 있는 병원에 서류 합격하고 면접을 보러 갔고, 합격해서 1년 7개월 동안 다니면서 기숙사에서 셍활을 했어요.. 다니면서 본가 내려올 때마다 퇴사하고 싶다고 엄청 얘기했었는데 부모님이 계속 듣다가 화가 나셔서 퇴사하고 나서 그런 얘기를 하라고 하셨어요.. 1년 7개월 다니면서 자취방도 혼자서 구하고 퇴사했어요
그러고 1년 4개월동안 하고 싶은게 뭘까 하면서 인터넷으로만 찾아보고 사람들 만나고 술 마시고 이렇게 지냈어요
돈이 다 떨어져가서 자격증을 하나라도 따야겠다 싶었고 피부에 관심이 있어, 무턱대고 피부미용직업학교에 등록하고 3개월 동안 다니고 자격증 시험까지 보고 지금은 시험결과 기다리고 있는 상태예요 피부미용은 반복되는 업무라 재미도 없고 즐겁지가 않아서 다른 진로를 찾아보던 중
어쩌다 아는 분이 두피관리사 쪽을 소개 시켜주셔서 그쪽으로 교육도 받게 됐는데 해보니 피부미용보다 더 힘들고 오래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ㅠㅠ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하고 오래 앉아서 할 수 있는데 마음이 막 하고 싶다 이런느낌이 안 들어요.. 그래도 하다보면 실력도 늘고 돈도 벌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들어요
번역쪽에도 요즘 관심이 조금 가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ㅠㅠ
저는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싶은데 일단 직장 다니면서 실력 쌓고 프리랜서로 일하고 싶다라고 생각중이긴 해요..
저의 고민은
1. 정말 하고 싶었던 심리학을 못하고, 마음의 응어리가 심하게 생겨 뭘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뭘해도 흥미를 빨리 가졌다가 빨리 식어버리는데, 트라우마 같은걸까요?ㅠㅠ
2. 심리학에도 마음이 안 가게되고 가슴이 답답해 미치겠어요ㅠㅠ 제가 왜 사는 지를 잃은 느낌이예요..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치료를 해야 하는 걸까요?
3. 어떤 진로를 가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할 일만 딱하고 쉬고 싶고 독립적인 공간에서 일하고 싶고, 누가 간섭하고, 터치하지 않는 일을 하고 싶어요 (물론 피드백이 필요한 일이면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고쳐가는 건 괜찮아요) 한가지 일에 몰두하고 싶어요 말하는걸 잘하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말해주었고 저도 인지하고 있는 강점이예요) 좋아해요 직장을 다니다가도 프리랜서로 전향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4. 제가 어떤 상태인지를 모르겠어요.. 우울증 약도 최근까지 먹었었고 ADHD약도 복용했었어요 지금은 사정이 있어 복용 안하는 중이지만요..
이런 일중엔 뭐가 있을까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한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고민사연을 읽으며 마음친구님의 답답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것 같았습니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고3때까지 이어져온 심리상담사의 꿈을 부모님의 심한 반대와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으로 진로를 바꾸었을때 그 좌절감과 상심이 얼마나 크셨을까요?
어쩔수 없이 반 강제적으로 물리치료학과에 진학했고 학업을 하는 중에도 한켠으로 치워두었던 심리상담사 라는 꿈에 대해 얼마나 마음의 응어리가 지어졌을까요?
저는 고민사연을 보며 마음친구님이 ‘건강한 좌절’을 경험하지 못했구나 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건강한 좌절‘ 이라 함은, 내가 마음먹은대로만 충족되지 않을수도 있다는것을 건강한 형태로 경험하는 거예요.
사람은 원하는 것, 갖고 싶은것,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다 할 수는 없지요?
그런데, ‘아 내가 해보고 싶다고 다 할 수는 없는거구나, 모두 다 잘 할수 있는건 아니구나’ 라는건 어떻게 알수 있나요?
해봐야 알수 있지요.
직접적이지 않아도 간적접으로나마 경험하고, 노력하고, 최선을 해보았을때 비로소 ‘할수 있는것’과 ‘할수 없는것’의 분명한 경계를 알수 있게 되지요.
마음친구님은 심리상담사라는 학문 분야에 대해 건강한 좌절을 이뤄본 경험이 없으신것 같습니다. 단순이 부모님이 “심리학을 하고 싶다는 애가 대학 들어가서 심리학 책을 본 적이 없다”라고 비난조로 말씀하시는것과는 아주 다릅니다.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로 나의 꿈을 접게 된거예요.
‘내가 스스로 노력 해 보았고, 열심히도 해봤는데 이건 아니더라‘ 라는 마음으로 꿈을 놓은게 아닌것이지요.
대학에 가서도 물리치료 공부가 눈에 안 들어오고, 재미도 없고 그래서 성적도 떨어지고 심지어 우울증까지 왔는데 아빠는 “휴학할거면 자퇴하고 지원도 다 끊을거다”라고 하셨다지요?
그런 답변을 들으셨을때에 마음친구님은 얼마나 무력해지고, 힘이 빠졌을까요?
하고 싶은게 눈에 보이지 않고, 답답한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됩니다.
고민사연을 보면 마음친구님의 아버님은 대화와 소통에 대해 많은 경험이 없으신것 같아요.
좀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배우지 못한 것이겠지요.
사람과 사람간에는 서로에 대한 애정을 비롯하여 인생 중 경험하는 기쁨과 어려움에 대한 마음나눔이 필요합니다. 하물며 가족간의 관계에는 타인보다도 더욱 깊은 대화와 감정나눔이 있어야 하겠지요. 그것이 인생의 대화입니다.
그런데 마음친구님의 아버님은 그런 인생의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시는것 같아요. 특히 친밀하고 중요한 대상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어떻게 피드백을 주어야 할지 배우거나 경험해보지 못하신것 같습니다.
아버님이 이야기 하는대로 하지 않으면 지원을 끊거나, 집에서 내쫓는다는 일방적이고 극단적 방식으로 대화를 하셨지요.
아마도 아버님 또한 도움이 될만한 피드백의 경험과 인생 대화를 경험해 본적이 없으실겁니다. 따라서 마음친구님 또한 건강한 좌절의 경험을 갖기가 매우 어려우셨을 거예요.
마음친구님 미래와 꿈에 대한 사안 뿐 아니라 일상의 대화에서도 아버님의 대화방식이 매우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것은 부모님의 역량이고 부모님의 것입니다.
마음친구님은 마음친구님의 인생의 사셔야 해요.
고민사연을 읽어보며 저는 마음친구님 내면의 힘을 느꼈습니다.
어쩔수 없이 물리치료 학과에 진학했고 별 관심도 없었지만 하다보니 물리치료사 자격증도 취득하셨지요?
아빠가 3개월 내로 취업안하면 집에서 내쫓는다 할때 취업성공패키지를 신청해서 일자리를 알아보셨고, 취업해서 1년 7개월동안이나 회사 생활도 하였습니다.
돈이 다 떨어져가서 자격증을 따야겠다 싶었고 지금 피부미용 자격증 결과를 기다리고 계시구요.
마음먹은것을 해내는 힘이 마음친구님 안에 충분히 담아 계신것 같아요. 물론 어렵게 하셨지요. 하기 싫을때도 너무 많으셨구요. 마음친구님이 인식을 하든, 안하든, 인정을 하든, 안하든, ‘하면 할수 있는 효능감’이 마음친구님 내면에 자리하고 계신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셨지만 질문 3번을 보며 저는 마음의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구체적인 직업군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진로 고민과 방향성도 스스로 알고 계신것 같아서요.
마음친구님
우리 모두에게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고민은 늘 어려운것 같습니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어떤 결정이 현명한 선택일까?‘ 늘 고민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으려 노력하지요.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더 많은 나이가 들어도 지속될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지요.
마음친구님도 그 과정가운데 계신것 같아요.
누구도 인생에서 동시에 두 길을 갈 수는 없습니다.
마음친구님의 가치 기준이 아주 이상하고 부적절하지만 않다면 어떤 결정이든 괜찮다고 저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마음친구님은 중학교 2학년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청소년기의 모든 꿈이 심리상담사가 되는 방향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 꿈이 실현되거나, 아니면 건강한 좌절을 경험하게 될지라도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모아 응어리졌던 마음을 풀어봐주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우선 그 전에 질문주신것과 같이 상담을 경험해 보시는것도 도움될만한 좋은 방법이 되겠지요.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읽으며 매 때마다 부단히 고군분투해온 마음친구님 삶을 보는것 같았습니다. 저는 마음친구님의 삶을 고귀히 여기며 또한 앞으로 펼쳐질 마음친구님 삶의 여정을 응원 드리고 싶습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마음먹은대로 살아지지 않고, 무엇을 해야 하고 어느 곳으로 가야하는지 알수 없는 길 앞에 놓일때도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즐거운 추억이 되고,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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