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24살 임고생 고민입니다... 스스로가 너무 쓰레기 같아요

밍밍한감자

202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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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임용 준비하는 임고생입니다.
4년제 대학 졸업하고 임용 준비를 하고 있어요.
작년(대학교 4학년때)에 임용 준비를 하다가 처음하는 생소한 내용의 공부가 너무 버겁고 우울감이 심하게 몰려와서 결국 그만두고 쉬다가 올해 2월에 졸업을 했습니다(참고로 임용은 매년 11월이 시험이에요).

작년에 준비할 때도 솔직히 학업을 크게 병행하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미리 학점을 거의 채워둬서 거의 최소한으로 들었어요 1학기는 3과목+교생실습, 2학기는 1과목+졸업논문 말곤 특별히 학업으로 할 거는 없었어요
그래서 솔직히 작년에도 거의 반쯤 노는 백수였죠
하지만 결국 작년에 공부를 포기하고 3월부터 11월까지 중간중간 알바 조금하고 거의 쉬다가 졸업하고 지금 다시 공부 시작해서 준비 중인데

어제 동생이 그러더라구요
언제 돈 벌거냐, 알바라도 해야하는거 아니냐, 언제까지 집에서 공부만할거냐 라고 하더군요
동생은 저보다 1살 어리고 대학 안가고 취직하서 지금 돈 벌고있어요.
이 말을 듣고 어제는 정말 화가났어요. 얘는 뭘 알고 말하나싶고 말 하는게 너무 싸가지없고 화나서 친구랑 평소에 잘 쓰지도 않는 욕까지 하면서 이야기를 했어요

근데 이 말이 마냥 틀린 말은 아니라는걸 저도 알아요
동생이 이 말을 하기 전부터 이 생각은 이미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부분이었고 종종 이런 생각이 떠오를 수 있으니 최대한 억누르고 생각 안하려 노력하며 지금까지 지내왔어요
같이 임용 준비하는 대학동기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을 만날 때면 항상 서로 우리는 아직 어리다 괜찮다, 나이 생각말고 당장 공부 열심히 해서 시험장에 가기만 하자 이런 이야기를 해요
대학졸업과 동시에 취직을 못했으니 자존감은 떨어지는데 이런 생각은 시험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거의 독이니까. 다들 그걸 아니까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다독여요
그렇게 열심히 억눌러왔어요 생각이 떠오를 것 같으면 일단 최대한 생각안하려 노력했어요

근데 동생이 한 말이 트리거가 된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동생이 이렇게 말하는데 옆에서 별말 없이 그냥 웃고 넘기시는 부모님한테도 화가나고 결국 엄마한테 냉냉하게 굴었어요 물론 가장 화나는건 동생이죠
사실 저 스스로인 것 같아요
동생은 돈 버는데 왜 나는 첫째가 돼서 돈도 못 벌고 이러고 있는지, 이번에 합격 못하면 어쩌지, 집에서 돈이나 축내고 나는 왜 사나, 그냥 죽는게 좋으려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못나서 그런걸 엄마한테 화풀이 한 것 같아서 죄송하고 스스로가 한심해요.
주위에 대부분 임고생이라 동생의 적나라한 말 때문에 상처 받았다는걸 편히 이야기도 못해요 친구들한테도 트리거가 될 거를 너무 잘 아니까요.

결국 새벽에 혼자 1시간동안 울었는데 우는 순간에도 벌써 새벽 3시인데 안 자고 뭐하는거지... 이렇게 또 잠자는 패턴이 어긋나면 오전공부 못하는데. 그럼 또 강의가 밀리고 공부도 못하는데
라는 생각 때문에 우는 순간에도 마냥 마음이 편하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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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마음친구님이 올려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우선, 마음친구님이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요
우리 삶에 시험과 같은 여러 평가받는 일이나 성취를 나타내야 하는 크고 작은 일들이 있는데 임용고시라는 시험의 무게는 꽤나 큰 것 같아.. 그 시간을 열심히 버티며 보내고 있는 마음친구님의 힘듦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하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누구나 시험을 앞두고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 있을 것 같은데.. 마음친구님이 열심히 억눌러온 그 마음이 동생분의 말에 터져 나왔나 봐요. 동생한테 또 엄마한테 화가 나서 화를 내기도 했지만 결국 그 화가 나에게 향한 것이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한 것 같구요..그 긴장과 불안, 불편한 마음들이 얼마나 크면 눈물이 나는 그 순간까지도 공부에 방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할까..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그 불안과 긴장, 불편함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마음친구님이 동생 이야기를 주변 임고생들에게 할 수 조차 없었던 것 또한 마음친구님이 경험하고 있는 긴장과 불안, 염려를 그들도 동일하게 느끼고 버티며 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거겠죠. 전 마음친구님이 느끼는 모든 어려움들이 그 상황에서는 당연한 것들이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또 한편으로 마음친구님의 글을 읽으며 마음친구님이 작년 임용을 준비하기 위해 그 이전부터 미리부터 학점을 채워두었고 또, 임용 공부를 하고 그런데 생소한 내용들이 버거워 잠시 휴식을 취하고 와중에 아르바이트하며 용돈을 벌고, 지금은 다시 임용준비를 위해 공부하는 이 모든 과정과 시간이.. 참 수고했고 애 많이 썼다라는 마음이 들어요.. 참 열심히 사셨네 라는 마음이요. 마음친구님이 지금 자신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게 아닐까? 라는 마음과 여기서 무엇을 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라는 마음도 드는 것 같아요. 마음친구님은 어떠세요?

이 글을 쓰면서 많은 생각을 하셨겠지만 내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지금의 나를 바라볼지는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기도 해요. 동생분이 바라보는 관점도 맞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것이 마음친구님이 보낸 모든 시간을 말해주지 않고 마음친구님 전체를 말하는 것을 아닐 수 있을 것 같아요.

시험 앞에 모두가 긴장하고 불안한 이 시간, 마음친구님 자신이 잘 했던 거 열심히 했던 거, 최선을 다했던 것도 바라봐주고 열심히 수고하는 나를 좀 토닥여주면서 이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요? 그렇게 나를 토닥이며 가는 것이 조금 더 편안한 상태에서 공부와 생활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도 같아요^^

마음친구님~ 정말로 고생이 많고 열심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그 모습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 시간 마음친구님 힘든 마음도 잘 달래주고 토닥여주면서 때론 주변의 같은 길을 달려가는 친구들에게 마음도 나누시고 위로도 받고 위로도 해주시면서 원하는 목적지에 잘 도착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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