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삶의 아무 의욕이 없어요 삶의 무게가 너무 버거워요

하늘바라기

202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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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과 치매에 걸리신 엄마가 있습니다.
동생이 이웃분에게 성추행 당하고 경찰에 신고했는데도또 그 가해자가 두번째로 침입할려고 한 사건이 있습니다.
이 사건이후로 원래 환청때문에 힘들어 했던 동생이
불안증이 매우 심해져 엄마 옆에만 있어야하고
소리 지르고 울고 하는 상황이라 엄마는 일도 제대로 못다니시고 그러다보니 경제적으로 매우 힘들어
정말 죽지못해 살고 계십니다.
동생이 입원치료를 받아야하지만 동생이 입원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고 병원비가 한달에 80~100만원 정도 나오니 감당 할 수 없어 입원 할 수가 없습니다.
동생은 39살이지만 정신연령은 6살 수준이고
정신과 약 때문인지 살이 많이 쪄서 90kg 가까이 되요
씻는걸 시켜봤지만 혼자 머리 감기 불가능하고
자기 몸 하나 닦는것도 잘 못합니다.
이렇다보니 씻는거 먹는거 입는거 전부 아이 키우듯
다 해줘야 합니다.
오전에 활동보조 선생님이 오셔서 동생과 같이 1시간 걷기운동 후 씻겨주시고 청소하고,점심 차려주시고 가세요
선생님 가시고나면 동생의 유일한 취미가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 보기,고양이 보기
거의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어요
무슨 일을 시켜봐도 환청이 계속 들려서
괴로워해서 일을 할 수가 없어요
환청이 심한 날은 하루종일 소리 지르고 화내고 울고하니
가족들은 너무 힘듭니다.
저는 결혼했고 타지에 있다보니 한달에 한번정도 가요
아프신 엄마 혼자서 감당하시는게 제가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오죽하면 엄마가 엄마 죽을때 너도(동생도) 같이 죽자,
큰딸한테 부담주기 싫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저는 남편과 딸이 있어요
결혼전에 엄마가 반대가 심하셔서 남편이 일년 가까이
조르고졸라 결혼했어요
제 동생이 아픈것도 다 알고 있었구요
남편이 잘하겠다고하고 결혼했는데 제가 아이 낳고나니
변했어요
제가 아이낳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밥도 못먹고하니
엄마가 집에 오셔서 살림 해주시고 도와주셨어요
근데 좁은 집이어서 같이 살기 불편했어요
남편은 그걸로 불만이 많았어요
시댁과의 갈등도 커져 결국 엄마와 시부모님이
정말 크게 싸우셨어요
이혼 직전까지 갔지만 아이때문에 참고
그렇게 억지로 살고 있어요
엄마가 저희집에 며칠 계셨다가 저는 일하러가고
엄마가 가시기전에 김치찌개 끓여주신다고
고기 사러 가시다가 횡단보도에서 차에 두번 치여서
엄청 많이 다치셔서 병원 생활만 거의 2년 가까이 했어요
남편은 그 기간동안 병원에 온게 손꼽을 정도예요
그것도 제가 가자고해서 마지못해 갔어요
사고나서 사고 뒤 일처리,병원에 찾아오지도 않는 못된 가해자 만나는 일,소송등 모든 문제를 저 혼자 다했어요
남편한테 이야기해도 자기는 일해서 바쁘다며
정말 남 보는듯이 신경 하나도 안썼어요
남편이 엄마에게 불만이 많은것은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큰 사고에도 신경 하나도 안쓰고
오로지 자기 자식 밖에 몰라요
엄마 교통사고는 10년전의 일이예요
이번 동생 성추행사건 때도 역시 남편은 말한마디 하지
않아요
저는 남과 살고 있는 기분이예요
결혼하고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러다보니
저는 우울증에 걸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었어요
정말 마음 의지 할 곳 하나 없이 섬에 갇혀 혼자 있는것같아요
딸은 사춘기라 많이 예민하고 저와 남편의 말을 듣지 않아요 계속 밖으로 돌아요
저는 정말 살기 싫은데 죽고싶은데
아프신 엄마와 저만 바라보는 아픈 동생과 제 딸때문에
진짜 억지로 겨우 살고 있어요
이혼이 답인데 사춘기 아이에게 충격을 주기 싫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집 또한 어려운 형편이예요 주택대출도 있구요
남편이 저몰래 1500만원을 빌려서 말을 안하고있다가
제가 나중에 알게되서 따지니 오리발 내밀더라구요
예전에 엄마랑 같이 살려고 저희 돈 조금이랑
나머진 엄마가 부담해서 아파트를 샀는데
몇달 살아보니 정말 같이 사는게 힘들었어요
결국 분가하려고 돈 돌려받으려고 했을때
서로 돈 계산이 달라서 엄마랑 크게 싸우니
남편이 그냥 그 돈 없는 셈 치자해서
엄마가 주신 돈 받아서 대출 받아 이사했거든요
그걸 빌미로 이번에 저 속이고 돈 빌린걸 따지자
장모님께 다시 돈 받아오라고 큰소리 치는거예요
자기가 잘못해놓고 그런 소리를 하니
저는 정말 빡돌아가서 남편 때리고 소리지르고 난리가 아니었는데 그걸 딸이 보고 엄마 아빠 때리지말라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남편한테 이혼하자고하니 죽어도 못한다는거예요
결국 출근시간 다가오니 마지못해 미안하다고했어요
그러면서도 엄마한테 돈받아오라는 말한거
잘못하지않았냐고 얘기하니 아무말을 안해요
끝끝내 미안하다고 안하더라구요
제 생각에는 엄마에게 재산이 있어서 그것때문에
이혼을 안하려고 하는것같아요
(엄마가 힘들게 사시는 이유가 동네에서 성추행 사건
때문에 이사를 가야해서 얼렁 돈모아서 대전으로 이사와야되는 상황이라 생활비 거의 없이 진짜 힘들게 사세요
가해자측과 의견이 안맞아 합의는 못봤어요)
예전에 같이 살다 분가하기전에 남편이랑 크게
다퉜을때 아파트가 자기꺼라고 말한적이 있어요
남편이 정말 싸가지가 없고 저한테 매일 잔소리해요
물론 제가 아무 의욕이 없어 집안일을 안하니
잔소리 하는건 이해해요
삶의 의욕이 없다보니 아무것도 안하는 저한테도 문제가 있죠
아이앞에서 엄마 험담하고 모든 대화가 저를 비난해요
저는 같이 살기 싫어요
억지로 이렇게 살고 있으니 계속 불행하고 죽고만 싶은 생각이 들어요
딸때문에 억지로 살고 있는게 정답일까요?

저는 삶의 무게가 너무 버거워서 다 내려놓고싶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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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한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읽으며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과 치매에 걸리신 엄마에 대한 걱정, 염려, 앞날에 대한 두려움, 어찌할바를 모르겠는 삶의 버거움들이 마치 고스란히 느껴지는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민되는 마음을 나누기까지 마음친구님이 얼마나 고된 시간을 지나왔을까 싶은 무거운 마음으로 고민사연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가족과 옆에 있는다 할지라도 동생과 어머님의 삶이 너무 무겁게 다가올진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타지에 떠나와 있는 마음친구님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아픈마음으로 친정가족들을 바라보게 되실까요? 그리고 병원생활을 2년여간 하셨어야 할만큼 큰 사고를 경험하셨던 어머님께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을 홀로 돌보게 하는 그 마음은 얼마나 아프실까요?
사연을 통해 보는 마음친구님의 삶이 정말이지 버겁게 느껴지고, 아프게 다가옵니다.

마음친구님.
우선, 이 모든 과정의 삶이 마음친구님의 잘못으로 인한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동생이 앓는 장애도, 어머님의 치매도 마음친구님의 잘못으로 인한것은 아니지요.

마음친구님
가족으로 인해 느끼는 깊은 감정들은 쉽게 해소되거나 아물지는 않습니다.
그 감정이 무거움으로 짓누르는 듯한 버거움이거나, 가슴을 치는듯한 아픔이라면 더욱 그러하지요.
덧붙여 남편분에 대한 서운함도 가볍게 해소될 수 있을정도의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지금 마음친구님은 누구하나 내편이 없고, 내 옆에 아무도 없는것 같은 외로움과 서운함, 이 무거운 삶의 짐을 혼자 감당할 수 있을까? 싶은 막연함 가운데에 가까스로 버티고 서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삶의 의욕을 잃고 무력감을 온몸으로 지탱하며 사는것 같아요.
‘내 인생은 뭔가? 왜 나만 이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하나?‘ 이런 마음도 들수 있겠지요. 살면서 너무 힘들고, 너무 어려우면 당연히 그런 생각도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자주 무력함이 찾아온다면 ‘나는 무엇하나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없어‘ 라는 부정적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 완벽한 결과를 얻지 못한다 할지라도 최선을 다했던 경험, 특히나 가족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원만하지 않았을지라도‘ 나의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마음을 쏟았던 경험들을 생각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인정해주는 연습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려요.
아주 많이 하셔야 합니다. ‘내가 했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언가를 참아내고, 잊지 않고 챙기거나, 세심한 마음을 기울여 해냈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인정받을만 하지요.

마음친구님은 사연으로만 보아도 너무 힘겨운 삶의 과정을 겪고 있으면서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마음을 털어놓을수 있는 용기있는 한 사람으로 성장했습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힘겨운 삶 앞에 무너지지만 않고, 무력함과 버거움을 표현할 수 있고, 도움을 청할수 있는 한 사람으로 버티고 서 있어 주셔서 정말이지 감사합니다.

지난 삶에 틀어진 남편과의 관계에서 또한 미워하는 표현도 해보시고, 서운했던 일도 토로해 보시고, 아팠던 경험도 이야기 나눠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도저히 못할것 같고, 지긋지긋해서 더는 상대조차 하기 싫은 마음이 혹여 있다 할지라도 이렇게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올려주신 지금. 남편과의 관계를 다시 만들어갈수 있는 기회의 시간으로 삼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쉬운 이야기는 결코 아니예요.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 과정은 마음친구님에게 고스란히 힘으로, 용기로 남을것입니다.

저는 마음친구님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마음을 털어놓을수 있고, 경험하는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용기있는 한 사람으로 성장한것에 대해 너무 고맙습니다.
저는 그러한 마음친구님 자신을 꼭! 끝까지 믿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음친구님 자신의 인생을 두려워하지 마시고 불쑥불쑥 들어오는 마음들을 때때마다 나누고 다독이며 그렇게 마음 건강하게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어디 지역에 거주하고 계신지는 알수 없지만 지역사회에서 운영되는 상담센터가 있습니다.
(ex) 건강가정지원센터 등
삶의 버거움, 무력감이 만성화에 이르기 전에, 혹은 만성화가 되었다면 삶의 정상화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고 원망과 애증이 뒤섞인 시간을 마주할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존중받고, 아주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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