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부터 집안 불화와 소외, 학교에서도 왕따, 은따, 친구를 만들어도 금방 버림받는 반복의 인생을 지금까지 어찌저찌 버티며 살다보니
언제나 불안감과 우울감이 붙어
떨어지질 않습니다.
덕분에 제 자신에 대한 불신과 외롭고 힘들어도 그게 당연하다는 생각과 부모님께 들어온
' 네가 문제가 있으니 그렇겠지, '
라는 말 때문이 머릿속에 박혀
자책과 자신을 해하는 쪽으로 가버립니다.
이젠 우울감도 당연해 크게 동요하지도 않고
재미있는 일이 있어도 웃음이 나오지 않아 다른이에 농담이나 상황에 맞춰 그냥 하하 웃어주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웃음만 짓는 것 같습니다.
재미, 행복 외 감정에도 둔감해져
남은거라곤
공허한 느낌과 불안, 우울감 뿐입니다. 여러 일 때문에 다른이와 있고 싶어도 인간관계가 두렵고 힘이듭니다. 완전히 고립된 느낌에
해야하는 일이 코앞에 왔어도 침대에 누워 멍때리는행동을 계속 합니다. 침대에 몸이 붙어있는듯 일어나려면 마음먹고 큰 다짐을 해야하더군요,
수면도 기절하듯 잠드는 거 외에는 잠도 못 자겠고
눈만 감으면 자책과 후회, 트라우마가 멈추질 않아서 잠드는걸 싫어합니다.
이젠 이 감정들에 익숙해져 그러려니 하고 살아가지만, 가끔 몰려오는 큰 우울감, 무기력감, 공허함, 불안감 등은 예전에나 펑펑 울든 단 걸 먹든, 음악을 듣든 해서 조절하려 노력했지만,
지금은 크게 우울해도 슬퍼도 눈물이 안 나와서 잘 울지 못 하고, 음식을 섭취하는 행동도 소화를 못 하는것도 있지만 먹고있는 제 자신, 살찔 것 같은 불안 등 여러 이유로 토해버리기도 합니다.
덕분에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쪽으로 많이 흘러가지만, 잠깐 잡생각을 멈춰줄 뿐 통증이 조금 가시면 또 했다는 자책과 자괴감만 남아버립니다.
흉터를 보면 더 우울해지고요,
저 보다 심한 분들도 많겠고 저 정도 힘든 축에도 못 끼겠지만 이렇게 글 남겨봅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여름 초입이 완연한 날씨에 하루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
어릴 적 부터 집안에서의 불화 및 소외,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겪으시며 불안감과 우울감을 오랜기간 가져오셨군요.
마음친구님 스스로 이런 어려움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네가 문제가 있겠지'라는 말까지 들었다면 얼마나 좌절스러웠을지 감히 가늠해볼 수 없어서 마음이 쓰이네요.
현재 마음친구님은 그 우울감과 불안, 고립감에 익숙해져 있어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러운 감정을 느끼거나 해야할 일에 집중하는 기본적인 것을 하는게 어려워진 상태라고 보고하고 계시네요. 자기 자신을 상처줘야만 잡생각이 '잠깐'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마음친구님이 그동안 얼마나 자신의 마음을 집중시키고 일상을 잘 보내려고 애써왔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저는 마음친구님께서 자신이 진짜 느껴온 감정과 생각을 인정받고 수용받은 경험의 양이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것은 마음친구님의 '문제'가 전혀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현재 주변에서 이 수용의 경험을 충분히 채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오늘부터는 마음친구님이 스스로 자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인정'해주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1) 내 인생에 불안, 우울 등 어떤 감정을 경험하게 하는 모든 대인관계 리스트를 써보세요.
그리고 그 관계 옆에 "그/그녀/그들에 대한 나의 진짜 감정은 ________이다. 나는 내 감정을 느낄 권리가 있다."
예) 친구A:에 관한 나의 진짜 감정은 '불편감'이다. 나는 내 감정을 느낄 권리가 있다.
2) 나에게 불안, 우울의 느낌을 주는 모든 것들을 리스트로 써보세요. (신체 컨디션, 학업/업무 부담, 경제부담 등등)
그리고 그 느낌을 덜어줄 수 있는 5분 행동을 5가지 써보세요.
예) 매일 피로를 느끼는 내 몸: 자기 전에 내일 아침은 상쾌할 것이라고 스스로 말해주기, 잠 자는 시간 5분 앞당기기, 등등
3) 자기 자신에게 해주는 말을 아래처럼 쓰고 매일 볼 수 있는 곳에 두세요.
"내가 느끼는 불안감, 우울감은 타당하다. 이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불안/우울해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이해하거나 내가 지금 당장 바꿀 수는 없겠지만, 내가 이상한 게 아님은 확신할 수 있다."
마음친구님, 우리가 어떤 감정을 경험하고 생각을 하고 그에 따른 행동을 할 때, 우리는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별해 볼 수는 있습니다. 화가 나는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모두가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 것 처럼, 행동은 의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어떤 사람이 화를 드러나게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느낀 화라는 감정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즉, 마음친구님의 감정과 생각은 언제나 마음친구님 입장에서는 타당합니다. 그 감정은 옳고,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만 사회적 상황에 맞게 그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지요.
저는 마음친구님이 '문제'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렇게 느낄 만 하고, 그렇게 생각할 만 했을 사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해를 멈추는 것에 대해서는 주변 상담소에서 대면 상담을 통해 마음친구님이 있는 그대로 자기 자신을 만나고, 그 감정과 생각을 스스로에게 이해받는 시간을 경험한다면 자기 자신을 상처주는 것을 자연스럽게 멈추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동안 많이 애써오셨어요. 분명히 힘든 시간이 많을 수 있지만 여기에서 도움을 구하시고 자기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마음친구님은 충분히 강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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