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안녕하십니까.  저는   의료혜택을 보기 위해서  이혼을 고민하고 있는 중증장애인 30대 청년입니다..

라이언

20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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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의료혜택을 보기 위해서  이혼을 고민하고 있는 중증장애인 30대 청년 입니다..

저는 오랜기간  희귀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10년이 넘게 암투병을 하였습니다. 치료받는 동안 14번의 항암치료와  40번이 넘는 수술을 받았고 ..그로 인해 CRPS라는 후유증 까지 생겼습니다..제게 남은건 망가진 몸과 장애뿐이었지만..살아있다는 감사함 하나로 ..버텼습니다..

제 인생의 많은 시간을 병원에 누워있었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어떤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재활과 자기개발에  몰두 했습니다.

미친듯이 자기개발을 하다보니 자격증도 많이 취득했고 작년에는 전국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기능올림픽 국가대표자격도 받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하다보니 좋은 직장에 취업도 했지만.. 아픈몸으로 일을 하다보니..정말 힘들었습니다. CRPS 때문에 돌발통이 올때면..  화장실 변기에 기대어 버둥버둥 거리면서 ..  통증이 가라앉기 만을 기다리는 날도 많았습니다...나는 왜이렇게 살아야하나..눈물도 많이 흘리고 자해도 많이 했습니다. 괴롭지만.. 아무도 저의 아픔을 대신해 줄 수 없고 ..이대로 죽자니 지금까지 버틴 시간들이 억울해서 더 이 악물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10년을 버티다보니 CRPS 통증유형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픔에도 요령도 생겨서~이제는  남들보기에 어느정도 사람같아 보일 정도로 됬습니다^^

그렇게 사람구실 하다보니 ..저를 사랑해 주는 여자를 만났고.. 결혼까지 바라보는 사이가 됬습니다. 하지만..제가 장애가있고 몸도 아프다보니..와이프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장인장모님의 오랜 반대에도 22년 9월에  저희끼리 혼인신고를 올리고 타지역에와서  살고있습니다.

사랑의 도피 같은 느낌이지만~ 둘만의 신혼 생활은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
정말 이날을 위해 살아 있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날 정도로 행복했습니다.

그런데..혼인신고 후 몇달도 안된 지금 저는 반자의적인 이혼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둘 사이의 믿음이 깨진것도 아니고, 마음이 변한것도 아닙니다.. 안타깝게도..우리나라 의료급여 기준 때문입니다..

저는 암투병과 crps ,신경손상 등으로 마약성진통제, 항생제,의족,보조기기등  약과 보조기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몸입니다. 또한 몇년 사이에  어머님 암투병, 아버님 뇌동맥협착증으로 부모님까지 금전적으로 지원해야하는 입장입니다.
저와 부모님의 의료비만 매달 150만원 가량 발생합니다..
그럼에도 살아갈수 있었던 것은  의료급여 대상 가구로 선정되어  병원비의 일부만 납부하면 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런데..혼인으로 인해 처가의 재산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처가가 부자도 아니고 평범한 가정입니다.  장인어른 혼자 일 하시고 최근 퇴직금을 받으셨고  자가 아파트도 가지고 계시다보니 재산이 어느정도 책정되어 의료급여에서 탈락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아무리 장인장모님도 부모님이라고는 하지만..
세상어느 장인장모님이  결혼 반대하는  입장에서 장애인 사위 와 사돈의 병원비를  내어주겠습니까..  말씀 드리자마자  힘들게 한 결혼도 이혼하라고 난리 치실겁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친자식도 아닌 사위와  사돈의 뒷바라지를 하는게 가당키나 한가요? 한두푼도 아니고 매달  150만원을요.. 아마 몇년도 안되서 두집 다 풍비박산 날겁니다..

차라리 저희 친부모님 재산 때문에 그렇다면 이해라도 할텐데.. 장인장모님 재산으로 혜택을 못 받는다니.. 눈물만 흐릅니다..저는 지금까지 그분들께 단돈 십원도 받은적이 없습니다..

와이프와  혼인을 유지하면 의료급여 혜택이 안되서  월급의  대부부분을 의료비로 써야하고..그렇게되면 우리 부부 밥도 못먹고 삽니다..약값때문에 구걸하고 노숙을 해야합니다.

와이프와 이혼을 하면..의료급여 혜택은  받을수 있겠지만 신혼부부 혜택을 못받으니 집도 구하기 힘들고 여러 혜택도 못받습니다..  혜택을 떠나서 .. 몸 아픈 저를 사랑해준 와이프한테 이혼하자는 말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어떻게  얼굴을 바라볼수 있겠습니까..저는 눈물만 날뿐입니다..

제 인생은 왜이런걸까요?
몸아픈 사람은 평생 부모님 모시고 혼자 살아야 할까요?

전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정녕 우리나라 복지제도가 이렇게 허술하단 말인가요? 의료급여 혜택을 못받으면  의식주도 유지 못하는  뻔한 상황임에도..매뉴얼만 읽어주는 복지담당자들..

뉴스와 TV에 복지사각지대 찾는 광고는 하면서..
의료급여 해제되면  하루한끼 밥먹을 돈도.. 잠잘곳도 없어지는 저희는 왜 안보인단 말입니까..

현재 기초생활수급제도에서 가족의무부양제도가 맞지않다 판단하여 사라졌지만.. 의료급여에서만 의무부양제도가 남아있어 저같은 사각지대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국민청원도 해보고..
쟁애인신문에 글도 적어보고..
신문고에도 물어보고 해도
방법이 없습니다..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암으로..CRPS로 아프고 힘들때도 버텼는데..

어제 와이프가 .."오빠 우리 이혼해야해?" 하고 글썽거리는 눈을보니..제 마음이 ..그동안 버텨왔던 모든것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것 같습니다..
죽고싶은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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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한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읽어가며 제가 감히 어떤 말씀을 드릴수 있을까....아픈마음과 미어지는 마음에 눈물이 났습니다.
그동안 마음친구님이 얼마나 가슴처절한 시간을 보내고 살아왔을까...얼마나 애통하고 답답한 심정으로 이 글을 쓰셨을까....
납득할수 없고 애가 타는 이 상황을 얼마나 곳곳에 호소하며 그 아픈 마음을 부여잡으셨을까...
결코 받아들일수 없는 큰 벽을 만난 작금의 현실앞에 얼마나 외딴섬처럼 서 계실까...

어제 늦은 저녁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읽고는 밤새 잠을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것과 같이 기초생활수급제도, 특히 의료급여제도에 대해 알아보고는 저 또한 울고 싶은 심정으로 꼬박 밤을 보냈습니다.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암투병을 하고 14번의 항암치료과 40번이 넘는 수술을 받으셨다는 마음친구님의 삶...그리고 그 후유증으로 CRPS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까지...
마음친구님이 겪어내며 지내온 삶의 과정이 너무 무겁고도 아파서 하늘에 대고 마음친구님을 대신하여 원망이라도 해보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활과 자기개발을 하여 전국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자격까지 받은 마음친구님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제 마음에 더욱 깊은 울림이 되었습니다.

마음친구님
저는 마음친구님이 지내온 삶을 감히 조금이라도 알고 이해하고 있다고 차마 말씀 드리지 못할것 같습니다.
그렇게 버티고 버티며 살아온 삶에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어려움 끝에 결혼을 하고 너무나 행복한 둘만의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었는데 의료급여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이혼을 염두해 두어야 하는 지금의 현실에 제가 어떤 말씀을 드릴수 있을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의료급여 부양의무 규정으로 인해 의료급여 탈락자의 소득이 생계급여 탈락자보다 훨씬 낮을수 있는 왜곡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취지가 원망스럽고, 의료급여 부양제도 폐지가 아닌 개선으로 정하여 이러한 의료급여 혜택의 사각지대를 만든 보건복지부의 결정사항에 저또한 너무 화가 납니다.

마음친구님
사각지대 없는 의료급여 보장을 위해 애쓰고 있는 ‘기초법 바로세우기 공동행동’과 ‘국회의원 강은미 의원‘이 의료혜택에 대한 많은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사실 부적절한 사회보장제도에 관해 목소리를 내며 살아오지는 못했어요. 오늘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접하며 아픈마음으로 의료급여혜택에 대해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해보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와 같은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이 모여 의료급여 혜택을 마땅히 받아야 하는 분들이 받을수 있는 믿을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음친구님
마음친구님은 정말이지 이제까지의 모든 삶에 최선을 다하신것 같아요
너무 힘드셨지요? 죽을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해온 마음친구님의 삶이 존경스럽다는 제 마음을 전달드리고 싶습니다.

각 시와 자치구마다 책정되어 있는 복지예산에서 마음친구님과 같은 상황에 놓였을때 받을수 있는 특별 혜택이 있는지 알아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의료급여 혜택의 부적절성에 대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봇물터지듯 나오기를 바랍니다.

“오빠 우리 이혼해야해?” 라고 물으며 글썽거리던 아내분과 부디 무탈한 결혼생활이 이어지고, 마음친구님께서 재정염려 없이 살아갈수 있는 삶이 되시기를 마음다해 바라고 또 바랍니다.

마음친구님
마음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친구님께서는 어려움을 마주했을때에 스스로를 이겨내고 뛰어넘어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자격까지 갖추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국민청원, 장애인 신문, 신문고 등 현 의료급여제도의 부적절에 대한 이슈도 나눌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아내도 계시지요.
저는 마음친구님께서 힘있는 자신을 꼭! 끝까지 믿어주시면 좋겠다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음친구님의 긍정적 내적자원이 끝내 좋은 결과로 보답받을수 있기를 정말이지 바랍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고 원망과 억울함이 뒤섞인 시간을 마주할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존중받고, 아주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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