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마음친구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불안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경험하시는 현재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네요.
4학년 때부터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한 불안이 현재까지 지속되어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 같구요.
상담을 했는데도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자 버티셨다고 하니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말씀하신 불안은 '특성 불안'과 '상태 불안'으로 나뉩니다.
전자인 '특성 불안'은 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나는 기질적인 측면을 말합니다.
즉,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안한 것 같고, 특별하게 불안할 만한 이유들이 없는데도 불안하다고 느껴지신다면 '아, 내가 쉽게 불안해 하는 기질을 갖고 태어났구나.'라고 생각하시는 편이 삶을 살아가는데 더 수월하실 수 있습니다.
후자인 '상태 불안'은 불안할 만한 요소가 존재할 때 느껴지는 불안을 말합니다.
학생들의 경우에는 시험이나 친구 간의 갈등에서 유발되는 문제들로 쉽게 불안을 느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시험이 끝나고, 친구와의 갈등 상황이 지나간다면 사라지는 불안이 상태 불안입니다.

자, 이제 마음친구님께서 느끼시는 불안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두 가지 불안이 혼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불안을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요.
마음친구님의 경우,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고 하시는 막연함은 '특성 불안'에 가까운데, 이러한 불안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 채 일상 생활에서 받는 여러 자극들이 '상태 불안'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덧붙여, 예전에 교통사고를 경험하셨다고 했습니다.
교통사고는 분명한 생활 상의 스트레스 경험이기 때문에 그로 인하여 여러 부정적인 감정들이 유발될 수 있으며,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PTSD는 과거의 사건 때문에 고통스러운 기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그러한 생각이나 감정을 지속적으로 피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도 해결되지 못하는 기간이 1개월 이상이 되었을 때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혹시 몰라서 불안증 테스트를 하셨다고 했습니다.
정확히 어떤 검사를 하셨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검증이 된 검사 도구를 공인된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게 받으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현재 마음친구님께 도움이 될 만한 검사는 MMPI-A와 TCI 청소년용 검사입니다.
상담이 도움이 되지 않으셨다고 하셨으나, 앞서 말씀드린 검사를 실시해서 상담으로 연계가 가능한 기관을 다시 찾아보시는 방안을 추천드립니다.
위의 검사들은 마음친구님께서 말씀하신 불안과 트라우마 등을 변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검사입니다.
일차적으로 증상의 변별이 되어야 정확한 상담 진행도 가능해집니다.

막연한 불안감이 오래 지속될수록 이전에 경험했던 좋지 못했던 경험들이 섞이게 되면서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는 것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그 연결 고리를 빨리 차단할 수 있는 것은 각자의 몫이겠죠.
마음친구님이 다시 한번 용기를 내셔서 일상의 안정감을 되찾으실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