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마음이 답답해요

MH471064

202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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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하고 불안합니다.
얼마전 둘째를 출산했는데 출산 후 호르몬 변화로 불안이 더 크게 느껴지는건지 아니면 지금 상황들 때문에 당연히 불안한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살면서 늘 불안을 견디며 살아왔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나이를 먹으면 안정감을 느끼겠지 막연한 생각에 빨리 나이를 먹기를 바라면서 살았습니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도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정서적으로든 조건이든 안정적인 사람인가였습니다. 결혼을 하면 이제는 비로소 불안하지 않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릴때 그토록 되기를 원하던 나이가 훌쩍 지났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사람과 결혼해서 얼마전 둘째까지 출산을 했는데
살아보니 갈수록 더 미래를 알 수 없어 답답하고 어릴때 느꼈던 불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막연한 불안에 하루하루를 견디는게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첫째를 낳고 남편과 잠시 떨어져 지내면서 혼자 직장생활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지냈습니다. 당시 홀로 아이를 양육하며 직장을 다니는 것 자체만으로 스트레스가 너무 컸는데 제 직장 인사발령 문제까지 겹치면서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더욱 커지게 된 것 같습니다. 당시 남편 또한 직장문제로 스트레스가 컸던 터라 불안과 스트레스가 너무 극심했고 당시에는 절대 둘째를 낳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인사발령문제가 어느정도 해결이 되었고 남편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안정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둘째를 낳아도 되겠다 싶어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또다새 남편의 직장문제가 생기게 되었고 저 역시 직장의 인사이동 문제가 복직 후 생기게 될 상황이다보니 뭐 하나 안정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니 하루하루가 너무나 괴롭네요.

당장 올해는 어떻게 될지, 내년에 복직하게 되면 직장을 계속 다니지 못하면 어떻게 될지, 남편은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 벌써부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전전긍긍
불안해서 마음이 너무 답답합니다.

아이들은 너무 사랑스러운데 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너무 막막하니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암담하게 느껴져 무엇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제대로 케어하지도 못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뭘 하나 잘 하는것도 없는 것 같으니 자괴감이 듭니다.

내년에 복직하면 어떻게 될까 벌써부터 심란한데, 다른 사람들의 sns를 보면 다들 너무나 안정적으로 잘 사는 것 같아 나만 이렇게 발등에 불 떨어진 양 전전긍긍하는 것 같고 이 직장에 나만 목을 매고 있는 것 같아 내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살겠지?, 아이들을 이렇게 잘 키우겠지? 저 사람들은 이렇게 즐기면서 살겠지?
이런 생각이 수시로 떠오르면서 다른 사람과 현실의 내 모습, 우리 가족 상황을 나도 모르게 비교하게 됩니다. 내 삶과 현재가 너무나 하찮고 초라하고 불행하게만 느껴집니다.

그 마음이 아이를 양육하는데도 계속 영향을 주게 되니 아이의 자존감을 깎아먹는 부모인 것 같아 매일 자책과 후회를 반복하게 됩니다.

남편도 매일 안쓰러울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뭔가 계속 불만이 쌓이게 되고 그런 마음이 표현되니 관계도 점점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어떡하지, 당장 내일, 다음달, 내년에 이렇게 되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려 외출이 어렵다보니 매일 집에서 같은 일상을 보내서인지 제 생각이 좁아져 있는건지,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맞는건지 판단이 되질 않네요.
대체 이 마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언제쯤 이 불안감과 불행한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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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한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읽으며 마음친구님의 꽉찬 답답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것 같았습니다.

마음친구님의 삶의 이야기가 어땠을지 올려주신 사연만으로 모두 알수 없지만 ‘늘 불안을 견디며 살아왔던 것‘ 같다는 마음친구님의 이야기에 잠시 눈을 감고 마음친구님의 삶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불안한 삶을 끌어안고 살아왔던 지난시간과 두 아이를 낳고 알수 없는 미래를 마주하는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얼마나 불안할까 생각하니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부모가 되면 불안이 찾아옵니다.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도 아이를 낳고 양육을 시작하며 불안이라는 감정이 불연듯 찾아옵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하지?’, ‘혹시 내가 뭘 부족하게 해줘서 아이가 아픈가?’, 아이가 길을가다 넘어질까봐도 불안해지고, 손을 잡고 걸어가다가도 아이를 잃어버릴까 불안해 하는것이 부모입니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난 왜 부모가 되어서까지 이렇게 부족한것 투성이지? 남들은 다들 척척 어렵지 않게 해내는것 같아 보이는데 난 늘 뭐가 이렇게 어려운거지?
혹여나 나의 부족함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이 드는것.
그것이 바로 부모가 되어봐야 알수 있다는 ‘부모마음‘ 이라는것이겠지요.
그럼 왜 우리는 아이를 키우며 더욱 불안해 할까요?
아마도 ‘잘 키우고 싶어서‘ 일겁니다.

마음친구님의 사연 곳곳에서 이러한 부모마음이 깊이 느껴집니다.
말씀하신것과 같이 출산 후 호르몬의 영향으로 불안이 더 크게 느껴지는것일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중요한것은 마음친구님의 마음안에 가득히 차있는 불안이라는 마음은 아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고 싶은 부모마음이 만들어준 감정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이미 알고 있는것, 이미 경험되어진 것만으로는 살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계속해서 살아가는 삶이기에 수많은 자극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자극은 우리를 좌절하게 하기도 하고, 어떤 자극은 그로인해 성장하게 합니다. 또는 기쁨을 경험하게 하기도 하고, 외로움과 슬픔을 느끼게도 하지요.
우리는 변화와 자극을 직면하고 생각하며 해결해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지금 마음친구님은 한명의 아이를 키우던 삶에서 두아이의 엄마가 되었다는것이 큰 변화이겠지요.
아마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빗댈수 있을만큼 강력하고도 큰 변화일것입니다.

하루하루를 견디기 힘든 마음친구님에게 어려운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SNS와 멀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SNS에 올라오는 수많은 모습들을 보며 건강하고, 좋은 삶의 요소를 얻는것이 아니라 나의 초라함이 가중되고, 나의 볼품없음이 먼저 보여진다면 SNS와 멀어지는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눈으로 보여지는 다른이들의 삶과 비교하지 않을만큼 내면의 힘이 길러졌을때 다시 SNS라는 세상에 발을 내딛으셔도 괜찮습니다.
마음친구님의 불안이 낮아지고 많은 부분 해소되기 위해서는 나를 부정적 자아상에 놓이게 하는것들로부터 멀어지십시오.
그리고 마음친구님이 마주한 큰 변화의 삶.
두 아이를 양육하는 매일의 시간에 최선이라는 열심을 공급할때에 아마 높아져있던 불안이 다소 많은 부분 해소될 것입니다

마음친구님.
마음친구님은 첫 아이를 양육할때에 부득이 남편의 직장문제로 인해 떨어져있었고 그로인해 홀로 아이를 양육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불안했고, 상당한 자극에 압도되는 순간들도 많았겠지만 결국 해내었고 안정감을 찾은 후 둘째 아이를 계획하여 임신과 출산을 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족함과 자책감이 드는 날도 있었겠지만은 늘 불안을 견디며 살아왔던 마음친구님의 삶에서 놀라운 성공경험이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음친구님의 남편분 또한 안쓰러울만큼 매일에 최선을 다하고 계시다 하셨지요?
바깥생활이 어려울만큼 둘째가 어린 상황에서는 심신이 지쳐 부부사이가 멀어지기도 합니다. 서로의 고생보다는 당장 나의 고생이 먼저 마음에 들어오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올려주신 사연에서 저는 두 부부의 역량과 꾸준함, 성실함들이 마치 눈앞에 보이는것 같습니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마음친구님 자신과 부부의 내적 역량을 믿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남편과 마음친구님 스스로에게 “고생 많아” 라고 이야기 해주세요.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깊은 불안을 경험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알수 없는 순간도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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