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엄마랑 아빠랑 이혼하셨는데 아빠랑 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 부터요. 진짜 엄마 없이 살아간다는게 진짜 죽을만큼 힘들어요. 아빠는 무관심 하셔서 학교일은 신경도 안써요. 진짜 뭐만하면 내가 너희만 없었어도.. 이렇겐 안살았다. 나도 태어나라고 한 적 없다. 이 외 자식한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말만 하시고요. 성격자체가 이상하셔서 툭하면 화내고 말투에 짜증이 섞여 있으세요. 진짜 저도 아빠한테 나도 낳아달라고 한적 없다고 밖에 애들이 엄마손잡고 다니는거 보면 부러워서 눈물나올 것 같다고 소풍갈때 엄마가 싸준 도시락도 먹고 싶고 아빠는 어릴때 아빠도 공무원이고 엄마도 있어서 유년시절 다 누려서 알지도 못하는거 라고 매일밤 엄마보고 싶어서 소리 없이 울었던 날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냐고 또 술먹고 엄마 욕 할때 마다 얼마나 내 입장이 어땠을 거 같은지 생각은 안해봤냐고 말해주고 싶어요. 아빠는 밥도 안챙겨주세요. 할머니가 챙겨주시거든요.할머니집 가서 먹어야해서 조금 힘들긴 해도 항상 고마워요.. 저는... 저는 그냥 다른 애들처럼 아침에 엄마가 밥먹으라고 깨우면 밥먹고.. 저녁밥 다 됐다면서 수저 놓으라면 놓고.. 그런 평범한 일상을 살고싶어요. 방금도 아빠가 짜증내면서 제 욕이란 욕은 다했는데.. 진짜 죽고싶어요. 이제 버틸만큼 버틴거겠죠?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안녕하세요.
말 못할 고통 속에서 버틸 만큼 버티시다가 이렇게 용기 내어 마음의 이야기를 꺼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마음친구님이 초등학교 1학년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아버지랑 사시게 되면서 매일 밤 어머니 보고 싶어서 소리 없이 우셨다는 내용을 읽으니 그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지면서 가슴이 묵직하게 아파옵니다. 얼마나 어머니가 그리우셨을까요.
마음친구님에게는 누릴 수 없었던 일상, 엄마랑 손잡고 다니는 모습, 엄마가 싸준 소풍 도시락 먹고 엄마가 깨워서 밥 다됐다, 밥먹어라 하는 다른 친구들은 그저 평범하게 누리는 일상들이 얼마나 부럽고 눈물이 났을까요. 그런 아픔을 조그만 초등학생 아이가 혼자서 견디고 버텼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고 슬프네요.
이렇듯 부모 이혼 후 자녀가 겪는 상실에 대한 아픔을 충분히 양육하는 아버지께서 이해하시고 달래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질 못하셨네요. 오히려 해서는 안 될 말씀까지 자녀들에게 하셨네요. 너희만 없었어도.. 이렇겐 안살았다. 툭하면 화내고 짜증 섞인 말투, 술 드시면 엄마 욕하시고 마음친구님이 죽을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 것도 모르시고 마음친구님께 욕이란 욕을 다하시는 상황이라니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까우면서 화도 엄청 납니다.
아버지의 무관심, 욕하고 짜증내고 화를 내는 부분은 마음친구님께서 마음 열고 다 받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마음속에 커다란 통이 하나 있다고 생각하시고 그 뚜껑을 닫으시는 상상을 한번 해보시면 좋겠어요. 아버지께서 던지시는 상처의 말들, 못된 말들을 잘 방어하셔서 자신을 보호하시길 부탁드려요. 하나하나 내 소중한 자아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자신을 보호하고 따뜻하게 위로해주시길요.
마음친구님의 쌓인 서럽고 속상한 심정을 담은 이야기, 글이지만 너무나 생생하게 잘 전달되어요. 마음친구님 안에는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차리고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 생생한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느껴져요.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한 잃어버린 평범한 일상에 대한 아픔을 내 마음의 일기장에 글로 표현하시면서 내면의 상처받고 울고 있는 나에게 가장 듣고 싶었던 따뜻한 말로 많이 많이 위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것을 자기 대화라고 해요.
그런 부분에서 상담도 도움이 되실 거예요. 꾹꾹 눌러두었던 감정들은 언젠가 나도 모르게 내가 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흘러가기도 하고 억압되어 더 이상 참기 힘들 때 폭발하기도 해서요, 어디서도 내가 말할 수 없었던 마음을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 타자 앞에서 이야기해보는 과정은 정말 도움이 된답니다. 잃어버린 것에 대해 마음친구님처럼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이야기를 상담사와 함께 하게 될 때 애도가 되구요. 충분히 애도 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실 거예요. 지금도 마음친구님은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표현하는 힘과 용기가 있는 분이세요.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정말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고 더욱 행복해지시길 간절히 기원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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