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긴 글이겠지만 꼭 읽어주세요..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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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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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여자입니다..
저는 우선 3살 무렵에 돌도 지나지 않은 제 동생을 떠나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부모님의 관계가 심하게 악화되고
제가 5~6살, 한창 애착 관계를 형성해야 될 시기에
부모님은 길면 몇 달씩 집을 비우시며 저를 방치하셨습니다
그 당시 아빠는 술만 먹으면 저를 화풀이 대상으로 여기시며 때리셨고, 엄마는 제게 늘상 기분이 안 좋거나 아빠랑 싸웠을 때면 저한테 그 화풀이를 하듯 폭언을 일삼으셨습니다
뭐, 강간이나 당해서 뒤져버리라고 같은 말 말이죠
아, 물론 지금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엄마는 제가 보는 앞아서 자살기도를 많이 하셨습니다
너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엄마 확 농약 먹고 죽어버릴 거야,
오늘 저녁 밥에 독 탈 거니까 다같이 죽자 제발
이런 말들을 끊임 없이 하셨어요
그 덕에 저는 남들과 똑같이 평범하고 완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배우지 못했고 제 친구 중 누구 하나가 다른 애랑 얘기만 나누고 있어도 분노와 울화가 치밀어 매번 사람과의 관계를 망치기만 하고 있습니다
초3 때는 친구들 선생님 부모님께 관심을 받고자
매번 제 머리를 때리는 자해 행위를 일삼았고
그러다 수위가 세져 딱딱한 기둥에 스스로 머리를 박아
피를 흘리며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었습니다
관심을 받는 방법이 정말 잘못됐다는 걸 알지만
어쩌겠어요, 이렇게라도 안하면 누구 하나 관심도 안 줄 텐데
지금은 커터칼로 팔 손등 배 허벅지 등등 남들에게 인 보이는 부위부터 보여지는 부위까지 다 긋고 있네요
실제 주방칼로 배를 찔러보려 하기도 했지만 무서워서 아직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어요
..엄마는 지금 다른 남자와 외도를 하고 있고
저는 애들의 인신공격과 폭행으로 인해 자존감도 바닥을 치고 있어 우울증, 공황, 대인기피증, 불안장애까지 생겼습니다
정신적으로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저는 매일 약 없이는 생활을 못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성 위궤양을 가지고 있고 매일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아 약 두세번 정도 실신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저한테 관심도 없었기에 제대로 병원에 가 진료를 받아본 적이 손에 꼽습니다
정신과에 가고 싶어도 미성년자이기에 쉽사리 가기도 어렵고..
이제는 정말 너무 힘드네요...
혼자 참고 억누르고 그런 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눈물은 안 나오지만 너무.. 지칩니다....
저는 왜 태어난 걸까요
전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던 걸까요..
그냥 사랑받고 싶었을 뿐인데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사는 게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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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마음친구님의 글을 읽어내려가니 마음친구님의 애절한 마음이 느껴져 너무나 속상합니다.
어린아이가 생존하기 위해 좀 더 안정된 애착대상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마음친구님의 상황 속에서는 그 당연한 것을 받고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부정적인 관심이라도 끌기위해 자해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마음친구님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지...
제가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이 마음친구님의 마음 속에 사무쳐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린 시기에 동생을 잃은 것이 아마도 부모님께서도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이었을 것 같고 감당하기 힘드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남아있는 마음친구님을 안정적으로 지켜주셨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중학교 3학년이 되었으니 마음친구님께서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자아를 좀 더 키우셔야 할 것 같습니다.
태어난 상황은 조금 편치 않았고 그것들이 마음친구님을 너무 힘들게 했고 바라는 것을 주지 않았지만
현재 그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면 마음친구님이 좀 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마음을 키어나가는 것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물론 이런 부분들을 혼자 해 나가기에는 사춘기인 지금 복잡하고 알 수 없는 감정들때문에 더 힘드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이 모든 상황은 마음친구님이 잘못이 아니니 자책하지 마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마음친구님은 세상에서 귀하고 소중한 분이기에 꼭 마음친구님을 스스로 다치지 않게 스스로를 돌보시는 방법도
찾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시 정신건강복지 센터 02-3444-9934
24시간 정신 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좀 더 마음을 직접 나누고 싶으시면 두 곳 중 어느곳이라도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곳에 글 써주신 용기로 좀 더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조금만 더 용기를 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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