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까요..?

비니0321

202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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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중2가 된 여자입니다.
전 위에 언니1명, 오빠1명 이 있습니다. 전 막내지만.. 아빠는 언니를 사랑했고, 엄마는 오빠를 사랑했습니다. 나머지 친척들은 전부 언니를 가장 예뻐했습니다. 그나마 엄마와 큰 아빠가 절 챙겨주셨지만.. 큰 아빠는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게 외롭고 공허한 마음을 항상 엄마로 채웠습니다. 엄마옆에 붙어서 떯어지지 않고 엄마만 따라다녔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돌아가신게 제 잘 못 같아요.. 엄마는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엄마가 술을 왜 그렇게 계속 마시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엄마가 술을 사러가실 때.. 항상 제가 따라다녔습니다. 엄마가 술을 마시시면 안 된다는걸 모르지도 않았는데.. 제대로 말리지도 않았습니다. 엄마마저 저를 미워할까봐요.. 그리고 엄마는 늘 저한테 과자를 사 주시면서 비밀이라고 하셨던거에 넘어갔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서 엄마 생신 1월5일이 지나고.. 2~3일 후..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엄마가 가장 좋아하셨던 노래가 '백세인생' 이신데.. 그렇게 떠나시고.. 왜 그 노래를 들으시던건지 알 수 있었어요.. 엄마가 실려나가시던걸 똑똑히 기억해요.. 학원에 간다고 하면서, 아픈 엄마를 두고 집을 나갔어요.. 옆에 언니가 있었지만.. 엄마가 그렇게 아파하셨는데.. 살아생전 병원 가겠다는 말 한번 안 하시던 엄마가 조금만 더 참아보고 병원 가겠다고 말 했을 때 부터.. 알 수 있었는데.. 왜 뒤 늦게 알아버렸을까요..?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학원이 끝나고 집에가는데 아파트 앞에 구급차가 와 있었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엘레베이터가 1층으로 오길 기다리고 문이 열리자.. 엄마가 실려나오시는걸.. 그리고 집 안에는 피가 바닥에 있던걸.. 아직도 기억해요.. 그렇게 엄마는.. 허무하게 가버리셨어요.. 효도한번 못 받고.. 그렇게 가셨어요.. 근데 아빠는 장례식장에서 저희에게 연애는 해도 결혼은 죽어도 안 할거라고 다짐하던 그 아빠가.. 엄마가 돌아가신지 1년도 안 돼서.. 엄마 제사도 못 지냈는데.. 다른 여자를 데려오셨어요.. 그 분은 저희에게 너무 잘해주셨어요.. 엄마 제사도 정성껏 지내주셨죠.. 하지만.. 어느 누가 딴 여자에게 고맙다고 해요? 새엄마는 저한테 시간이 좀 지나서 물어보더라고요. 고맙지 않냐고요.. 전 고맙다고 했어요.. 정말 후회되요..새엄마는 많이 힘드신 분이세요. 알아요. 아는데.. 그럼 저는요..? 새엄마가 오고 많은게 바뀌었어요. 언니랑 오빠는 새엄마에게 반항했어요. 하지만.. 전 그럴 수 없어요. 나이도 아직 어리고.. 전 항상 참고 살아서 제 주장을 말 못 하거든요. 그렇게 저는 새엄마가 오신뒤로 항상 억울했어요. 새엄마는 계속 제가 새엄마랑 아빠사이를 질투해서 이간질했고 가식 가증을 부린다고 우기셨어요. 저는 처음에는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 지쳐서 맞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그 후에도 새엄마는 게속 저를 나쁜년으로 만들고 욕했어요. 그러시면서 자신에 배로는 안 낳았지만 자신 딸이라고 하시면서 챙기세요. 그러면 전 항상 기대해요.. 평범해질 수 있을 거라는.. 헛된 기대를 품어요.. 새엄마는 저를 때리기 시작했고 아빠는 방관해요. 꿀밤을 때린다 정도니깐요. 근데 새엄마는 말로 절 계속 위협해요. 그리고 항상 저를 감정쓰레기통 취급하며 복종하길 원해요. 자신의 말은 전부 맞는것이여만하며 제 눈빛 부터 걸음걸이 하나하나까지 전부 자기 멋대로 바꿀려고 해요. 지쳐요.. 살기싫어요.. 그러면서 제 감정을 알고싶데요. 말 하면 또 전부 제 탓이라고 할 거면서.. 모르겠어요.. 너무 공허하고.. 시간을 돌리고싶어요.. 웹툰같은 곳에 들어가서 행복해지고 싶어요..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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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와 고민을 털어 놓는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사연속에서 마음친구님의 그리움과 슬픔, 외로움, 공허함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사연을 읽고 중학교 2학년의 마음친구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면 좋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나를 챙겨주던 어른이 두 번이나 세상을 떠나는 과정을 겪어내야 했던 마음친구님이 이렇게 고민을 나누었을때에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 마음을 생각해보니 지금 마음친구님 곁에는 부모의 마음을 지닌 진정한 어른이 없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고민사연을 올려주시는 그 순간에도 마음친구님의 마음은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까요? 마음친구님에게 저의 짧은 상담이 위로가 되고 따뜻함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마음친구님
세상에 좋은 부모, 나쁜 부모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성숙한 부모와 미성숙한 부모가 있을 뿐이지요. 안타깝지만 마음친구님의 아버님은 미성숙한 부모 이신것 같습니다. 사연을 읽으며 제 눈을 의심했어요. 엄마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에서 연애는 해도 결혼은 안할거라고 이야기하는 아버님의 이야기가 상황과 이치에 너무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마음친구님은 이제 중학교 2학년된 학생입니다. 위로 언니와 오빠가 있지만 많지 않은 나이일거라고 생각되요.
세 아이들을 두고 엄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이들이 눈에 밟혀 엄마가 제대로 눈이나 감으셨을까요? 엄마를 떠나 보낸 세 아이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뭐라 형언할수 없는 슬픔이었겠습니까?
부부간의 정이 있었든, 남은 정조차 없었든 결혼해서 세 아이들을 낳고 살아간 아내가 세상을 떠났는데 장례식장에서 아버지로써, 그리고 남편으로써 할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엄마의 첫 기일도 지나지 않아 새 엄마를 집에 데리고 왔습니다.
성숙한 부모라면 결코 엄마가 떠난 후 1년도 지나지 않은 때에 새 엄마를 데려오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예의도 아니지요.

엄마를 그리워할 아이들의 슬픔, 그리움, 원망, 아픔들을 아버지로써 보듬어주어야 하는데 너무 안타깝게도 마음친구님의 아버님은 그럴만한 여력과 성숙함이 부족해 보입니다.
그리고 새엄마가 마음친구님을 때릴때에 아버님은 방관하고 계셨다 하셨지요?
마음친구님의 아버님은 인생의 위기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때에 자녀를 고려하거나 제때 돌봄의 역할을 하기 어려운 부모인것 같습니다.
우선 새엄마의 폭력이 있을때 언니, 오빠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필요에 따라서 경찰, 위기센터 등에 도움요청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어느 부모도 자녀에게 신체적, 정서적 폭력을 가할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장기간이 될수도 있는 어려운 부탁이지만 중학교 2학년, 3학년, 그리고 고등학생 시절이 있지요. 한 5년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네요
독립을 이야기하기는 이른 나이지만 대학진학으로 독립을 하거나 스무살이 되는 해를 준비해 보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어렵더라도 지금부터 마음친구님의 생각과 주장을 요청하고, 이야기 해보는 연습을 하는겁니다. 스무살이 되는 해의 공간적, 물리적 분리와 독립을 준비하시되 지금은 마음의 준비를 해보는 거예요.
내 이야기를 하는 것, 내 생각을 전달해 보는 것,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보는 것들에 대해 하나씩 연습 해보는 겁니다.
그렇게 내면의 정서를 힘있게 키워 나가보는 거예요.
그리고 고등학생 이후로 기숙사 생활도 좋고, 생활비를 받으며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하면서 부모님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떨어져 지내는 것도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아빠와 새 엄마에게 무례하거나, 멀어지라는것이 아니라 가족과 어느정도 정서적 거리를 두라는 뜻입니다.

마음친구님은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있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떠나간 엄마가 눈을 감으며 가장 가슴 아파했을 딸입니다.
다행인것은 마음친구님의 엄마가 주었던 사랑이 마음친구님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 힘으로 마음친구님은 깊은 슬픔과 아픔을 꾸역꾸역 담아내며 살아갈수 있는것 같습니다. 엄마가 그리울때, 엄마에게 안겨 울고 싶을때, 삶이 고단하고 어렵다 생각될때, 엄마에게 다녀와주시기 바랍니다. 언니랑도 좋고, 오빠랑도 좋아요. 친구와 같이 가도 괜찮겠지요.
가서 한참 울기도 하고, 툭 터놓고 삶이 이야기를 하고 오세요.
그렇게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밖으로 꺼내어 덜어내 주시기 바랍니다.
마음은 때때로 덜어내야 비워집니다.

마음친구님은 자신의 삶을 누군가와 나누고 함께 고민하며 삶의 방향을 찾아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친구님 내면의 힘을 마음다해 응원드립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너무 깊은 슬픔을 경험하고, 억울함과 그리움이 뒤엉켜 도무지 풀어내지 못할것 같은 마음이 들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존중받고, 아주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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