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긴데 끝까지 읽어주세요 ㅠㅠ 진지합니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어요.
마땅히 하소연할 데도 없고 조언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특성화고 나온 21살이에요
고3때, 취업해서 올해 상반기까지 일을 했었습니다.
처음에 일할 땐 근심걱정 크게 없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인생에 현타가 크게 왔습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내가 하고싶은 게 뭐지? 비전도 없이 매일 똑같은 하루에 같은 일만 반복하며 사는게 맞는 건가?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 일이 나한테 안 맞는 것 같은데 억지로 버티며 하고 있고 앞으로도 몇 십년동안 이 일을 계속 한다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했어요 별로 하고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오랜 고민 끝에 과감히 퇴사했습니다.
못버티겠더라고요 출근할 때마다 차라리 뛰어내리고 싶다 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퇴사 후엔 쉬다가 알바도 간간이 했는데요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요 다들 꿈을 어떻게 찾는 건지 대단하고 부럽습니다. 알바를 하면서 내 적성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네요 인생이 더 암울해졌어요.
어떻게 살아야하지? 난 뭘 하면서 살아야하지? 알바만 할 순 없는데 삶에 대한 고민만 늘고 미래가 너무 두려워졌어요. 그 이후론 계속 우울하고 저도 모르게 자꾸 눈물이 나더라고요 의욕도 안나고 자기비하만 계속하고 난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죽고싶다는 생각만 시도때도 없이 했어요
주변 친구들은 대학을 갔고 대학생활하는 거 보니까 좋아보이고 꿈 이루겠다고 노력하는 거보니까 그게 또 부럽고 전 친구들에 비해 많이 뒤처진 것 같고 실패한 사람 같고..
제가 사회 생활을 해보니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서 일단 대학은 나와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하고 싶은게 없으니까 무슨 학과로 가야할지 모르겠는거예요 단순히 취업만 바라보고 전망이 좋은 학과에 진학하기엔 나중에 다시 일하게 될 때, 일이 나한테 안 맞아서 내가 못하겠으면 어떡하나 전공을 살리지 못할까봐 걱정돼서 섣불리 선택을 못하겠더라고요 대학을 진학하는 순간 그 전공을 살려서 일하기 위해 간건데 만약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됐을 땐 그때는 어떡하나 막막하더라고요
전공 살려서 일하는 사람은 몇 없다고 들었지만.. 대학나온 분들껜 심기불편한 말일 수 있는데요.. 전공을 살리지 못한다면 대학을 왜 가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확하게 진로를 정하지 않고 진학하게 되면 가서 후회할 수도 있고 학비만 날리게 되잖아요 그래서 무서워졌어요
근데 대학을 안가자니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알바만 하는 것도 막막하고 다시 취직하자니 이것도 직종을 정해서 나아가야하는데 진로를 정한게 없으니까 어느 직종으로 재취업해야하나 고민이고 하는 일이 경력이 될텐데 길을 잘 정해야한다는 부담도 크고 나이는 20대 중반을 향해 가는데 난 아직도 나를 모르겠고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는데 인생이 망한 거 같아서 우울하기만 하고 의욕이 안나요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고 제 자신을 증오하게 되네요
학창시절에 진로를 정했어야 하는데 이제 와서 진로 고민하는 제가 우습고 한심해요 솔직히 말해 학교 다닐 땐 그냥 공부만 잘하면 될 줄 알았어요 중학교땐 자사고 갈 성적이었는데요 형편이 어려워서 실업계를 선택했어요 인문계가서 사교육에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형편상 어렵기도 했고 차라리 일하면서 집안 보태는게 나은 길이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여기와서 내가 열심히만 하면 길이 열릴거고 인생이 필 거라고 생각했어요 성적만 좋으면 꿈이 없어도 어떻게든 잘 되겠지했는데 어리석은 생각이었어요.
성적이 좋으면 뭐하나요? 운 좋게 공채 합격해서 나름 알아주는 기업에 들어가서 일하면 뭐하나요? 고졸이라는 신분으로 하대받아 속상했습니다. 남들한테는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는데요.. 전 다니면서 일도 그렇고 대인관계도 그렇고 정말 죽고싶단 생각 많이 했어요. 여기서 계속 일할 바에야 차라리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매일 했었어요. 그런데 관두고 나선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겨우 참았는요 결국엔 못참았어요. 제가 한강공원에 가서 투신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을 때, 그냥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일단 그냥 나가자 했어요.
퇴사하고 나서는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불안감이 엄습했어요. 앞으로 뭘해야하지? 혹시나 내가 선택한 길이 회사에서 있었던 일처럼 도저히 못견디겠고 죽고싶단 생각이 들면 어떡하지? 무서워요.
어느 날은 너무 자살충동이 들어서 한강공원에 또 가서 걷기도 하고 옥상에 들락날락 거렸는데요 인터넷에 자살 검색까지 했었어요 근데 사람들이 20대 초반은 아직 기회가 많다고 젊으니 크게 걱정말라는 글이 많더라고요 글쎄요 전 와닿지 않아요 그냥 희망고문 같아요 취업할 때도 나이 마지노선이 있는데 과연 정말 늦지 않은걸까 의심이 들어요
이런 생각해봤자 제 정신건강에만 해롭고 나아지는 건 없다는거 아는데 현실도피하고 싶어요 진짜 뭘하고 싶은지 모르겠는데 그냥 아무 일이나 하고 싶진 않아요.. 참 모순적이죠
진짜 어떡해야 할까요. 살고 싶은데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고 사는게 두렵고 무섭고 그렇다고 죽기엔 죽는 것도 무섭고 모르겠어요 답답해요 이러다 진짜 자살로 인생 끝낼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워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한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고민사연을 읽다가 너무 가슴이 아파서 여러번을 되뇌이며 읽어보았습니다. 고민되는 마음을 이렇게 나누기까지 마음친구님이 얼마나 고된 시간을 지나왔을까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친구님,
올려주신 사연만으로 모두 다 알수는 없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을 들어보니 마음친구님은 참 주도적이고, 독립적이고, 또 집안과 가족들의 형편을 살피며 인생의 진로를 결정할 만큼 따뜻한 마음도 있으신것 같습니다.
제가 앞으로 말씀드릴 조언의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게 마음친구님 스스로 인생을 보살피며 살아온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고민을 나누고, 때로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인생이 망한것 같고, 실패한것 같은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마음일까요?
그 부분이 지금 현재 마음친구님이 경험하고 계신 가장 큰 어려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음친구님은 고3때 취업해서 올해 상반기까지 일하셨다고 하셨지요? 그런데 매일 출근하면서 내가 왜 이일을 하고 있나? 내가 하고 싶은게 뭔가? 매일 똑같은 하루와 일상의 반복에 오랜고민 후 퇴사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고 3시절에는 자사고를 갈수도 있었을만큼 공부도 잘하고 학업 성적도 우수했는데 가정형편을 생각해서 고등학교를 선택했고 일을 해서 집안에 보탬되는것이 낫겠다 판단하셨다고 하셨지요.
마음친구님은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주도적이고, 독립적이고, 때때마다 상황판단도 다각적으로 생각해보시는 힘이 있으신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과도한것 같아요. 과도하게 스스로 무엇이든 다 해내려 하고, 책임지려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읽으며 마음친구님 자신에게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넉넉함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 되었습니다.
학창시절에 꿈을 정하지 못할수도 있고, 가까스로 정한 대학입시와 학과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살아갈수도 있지요.
사실 그렇게 살아가는 인생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들 모두가 실패한 인생은 아니예요.
진로를 결정하고 앞날에 대한 명확한 그림과 계획을 세워 살아가면 우회해서 살아가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그렇지 않을수도 있는겁니다.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읽으며 ‘마음친구님 실패에 대한 불안과 과도한 독립성, 주도성은 어디서 발현된 것인가?‘ 생각해 보았어요.
올려주신 사연만으로 다 알수 없고 조심스럽지만 추측컨대 어린시절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어린시절에 부모로부터 아무조건 없는 충분한 사랑과 수용 받은 경험이 부족했을때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 독립적이 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으로 자라기 때문입니다.
이는 부모님이 마음친구님을 사랑으로 대해주기를 원하는 본능적 욕구가 마음친구님 내면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녹록치 않았던 집안형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되어있지 않아 제가 모두 알수는 없지만 부모님도 부모님의 사정이 있으셨을테지요.
그래서 수용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렬해서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지고 가는것에 익숙하신 분들은 “어떻게 살아야하지?”,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끊임없이 나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고, 실패와 불안함에 대한 수용 정도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것이예요.
그 뫼비우스의 띠같은 소용돌이가 지금도 마음친구님을 괴롭게 하는것 같아요.
독립적이고, 주도적이고, 과도한 책임감으로 집안 형편까지 돌아보며 내 길을 정하였어도 막상 그 삶을 마주했을때에 만족감이 크지 않고 또 다시 어떻게 살아야하지? 난 뭘 하면서 살아야 하지? 삶에 대한 고민만 늘고 미래가 너무 두려운 것입니다.
마음친구님!
살아남아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죽고 싶은 마음을 뛰어 넘을 만큼의 강렬한 의지로 살아 남아 주시기를 말입니다.
지금 이십대 초반의 마음친구님의 마음에 이러한 불안감, 막막함이 깃들여 있다는것이 저는 너무나 애처롭고 가엾습니다.
눈앞에 있다면 마음가득히 마음친구님을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마음친구님!
마음친구님은 이렇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삶의 굽이굽이를 지나 용기있는 한 사람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런 자신을 꼭 믿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음친구님 자신의 인생을 두려워하지 마시고 불쑥불쑥 들어오는 마음들을 때때마다 나누고 다독이며 그렇게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또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혹여 해소되지 않는 불안과 두려움 막막함이 지속적으로 경험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두려움이 찾아오고, 죽고 싶다고 여길만한 순간도 마주할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즐거운 추억이 되고,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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