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자살 밖에 답이 없는 것 같아요

탈퇴한 회원

202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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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제 인생은 자살이 답인가 싶어요
저한테 그동안 투자해준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고
못난 자식이라 죄송해요

살아갈 용기도 안 나고 앞으로의 미래가 깜깜합니다.
잘 살아갈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고
그냥 편히 눈 감고 싶어요 어떡해요...
죽긴 무서운데 사는 건 더 무섭고...
눈 감으면 숨이 멎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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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음친구는 자살에 대한 생각이 자꾸 들어 찾아오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음친구가 죽음이 더 편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재 얼마나 힘든 마음인지 느껴져 저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하나를 방문해주신것은 그래도 다시 잘 살아보고 싶다는 조그마한 희망이 마음친구 안에 아직 남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오늘 상담을 통해 다시 살아갈 용기와 희망이 더 커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선 마음친구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 이르기까지 아마 마음친구를 지치고 힘들게 만드는 일들이 쌓이고 쌓여 왔을 겁니다. 그래서 마음친구는 지금 매우 지쳐있고 우울하며, 그렇기에 죽으면 혹시 편안해지지않을까 하는 생각과 다시 또 무언가를 열심히 하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너무나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음친구는 몸이 힘들 때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자지 않나요? 마음 역시 휴식이 필요합니다. 무언가 자꾸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고, 너무나 감당하기 벅찬 감정이 느껴질 때는 마음도 쉬어야 합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긍정적인 감정이 들기 위해서 억지로 애쓰다보면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아이러니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떠오르는 대로 그냥 있어보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그것이 이상하고 나쁜 것이라고, 마음친구의 인생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추가적인 해석이나 생각을 더하다보면 더더욱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빠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마음친구가 괴로워 하는 시간을 그냥 아깝고, 인생을 낭비하며 부모님에게 죄책감을 가지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앞으로 더 잘살기 위한 '휴식'이라고 생각하고 푹 쉬어 보세요.

억지로 하고 있는 것이나 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면 과감히 그만 둬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친구들을 만나고, 가족들과 여행을 가거나 좋아하는 취미생활에 푹 빠져 보시기 바랍니다. 그저 노는 것이 아니라 마음친구의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충전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겁니다. 이런 시간을 몇 년을 보낸다 한들 당장 다른 사람보다 엄청나게 뒤 떨어진 인생이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절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러기엔 인생은 너무나도 길고 미래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조급하게 마음친구의 인생을 단정짓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당장에 마음친구가 긍정적인 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쉬면서 시간을 두고 길게 인생을 바라봐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드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아무것도 아닌 그자체일 뿐이라는 것, 지금 아무것도 못할 것 같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인생도 그저 살아가는 것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행복한 날도 슬픈 날도 있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맛있는 것을 먹는 일상 자체가 그저 인생이라는 것, 대단하게 살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있고 소중하다는 것을 천천히 알아가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마음친구가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현재 마음친구가 부모님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이 들며, 자신에게 무가치함을 느끼며, 무기력감, 좌절감,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사고를 느낀다는 점에서 주요우울장애, 소위 우울증을 겪고 있는 상태라는 추측이 듭니다. 특히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은 주요우울장애가 심할 때 생기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입니다.

마음친구가 지금 우울하고 절망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쩌면 본인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에 대해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마음친구가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과 비관적인 생각들이 주요우울장애라는 정신장애를 겪고 있기 때문에 드는 생각과 감정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친구가 이러한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고 싶어도 조절이 안되고, 점점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올라와 마음친구를 괴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몸이 아파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어 병원에 가듯이, 우울증이 단지 흔한 정신장애이고 눈에 보이는 불편감이 없다 하더라도 마음친구가 우울증이라는 정신장애로 인해 현재 자살생각이 드는 것도 매우 심각한 증상 중 하나기 때문에 반드시 심리치료와 약물치료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현재보다는 훨씬 더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가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일상을 살아가며 다가올 미래를 희망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가까운 상담센터나 병원, 자살예방센터 등에 들러 현재의 상태에 대해 전문가와 상의하고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권장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잠시 인생의 성과를 생각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현재 즐거울 수 있을지, 지금 할 수 있는 한에서 할 수있는 아주 작은 것들부터 실천해보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마음친구가 겁내는 것보다 사실 인생은 별게 아니라는 것을 꼭 길게길게 두고 느끼고 바라보기를 바랍니다.
모쪼록 오늘 상담이 마음친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상담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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