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힘들어요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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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엄마, 오빠랑 살고 있는 고등학생이에요. 1년 된 강아지와도 살고 있어요. 제가 이렇게 상담 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
엄마 때문입니다. 저희 엄마는 현재 남자친구가 있어요. 엄마와 나이차이도 얼마 안나고 사귄 지도 꽤 된 거 같아요.
최근 제 고민은요, 저는 엄마가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에 문제를 갖지 않아요. 다만, 엄마의 남자친구에서 선을 넘는 것이 싫다는 것이에요. 엄마의 남자친구 분은 저를 정말 잘 챙겨주세요. 나쁘신 분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고 착한 것도 눈에 보일 정도예요. 저한테 밥도 사주시기도 하고 간식도 주기도 하고 하시는데, 진짜 감사해요. 감사한데...
사실 엄마의 남자친구 분도 이혼하신 분이라서 딸이 한명 있어요. 저보다 어려요. 제가 보니까 엄마가 그 애랑 톡도 하는것 같더라고요.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해요.
그런데 전 여기까지가 제 선인 것 같아요. 엄마랑 남자친구분, 그 딸이랑 넷이서 밥을 먹은 적이 있어요. 솔직히 불편했어요. 내향적인 성격인지라. 그 딸이랑은 딱히 대화 한 적은 없어요.
근데 엄마가 자꾸 저에게 눈치를 줘요. 제가 언니니까 챙겨주래요.
언젠가 우리랑 그애가 여행을 같이 갈 수 있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대요. 듣고 있자니 기분이 너무 나빴어요. 엄마가 남자친구
사귀는 건 아무렇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제 생활을 침범하는 느낌이어서 불편하고 짜증나요. 또, 저희 집에 있는 1년된 강아지요. 엄마 남자친구분의 추천으로 데려온거예요.
진심으로 고마운 일은 맞아요. 이렇게 우리 강아지랑 만나게 됐으니까요. 그런데 자꾸 엄마가 우리 집개로 사랑의 다리를 만드는 것 같아요. 무슨 뜻이냐면 엄마가 저희 집 개한테 남자친구를 보고 아빠라고 해봐. 라고 하기도 하고 ㅋㅋ..
제 품에 있던 개를 데리고 그 남자친구 품에 안겨주기도 해요.
제가 이 모든 상황을 표현을 잘 못하겠는데요..이럴때마다 너무 역겹고 짜증나고 화나요. 오늘도 같이 있었는데 제가 아까 산책할때 얘(개) 아무것도 안쌌다고 하니까 갑자기 엄마가 산책 갔다오라면서 그 남자친구분이랑 우리집 개랑 나갔다오게 하는거예요. 더 짜증나는건 엄마도 어렴풋이 제가 그러는거 싫어하는거 알아요 ㅋㅋ 역겨워요. 토할정도로.. 점점 그 남자친구분을 싫어하게 되는거 같아요. 살면서 제가 이렇게 타인을 싫어할줄도 아는구나 생각했어요. 애착은 엄마한테가 아니라 저희집 개한테 생기는것같네요
이제 몇개월 뒤에 대학 갈텐데 제가 없다는 핑계로 저희집 개를 남자친구분 집에 맡기는거 아닐지 걱정돼요. 저희 집 개가 좀 어릴때 데려가서 하룻밤 재우고 싶다 했거든요. 전 싫어했고요.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힘들어요.. 제 집이 무너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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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와 고민을 털어놓는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보며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로 인한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에서 마음친구님의 고민이 너무 깊이 느껴졌습니다.

마음친구님은 엄마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이 있으신것 같아요.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엄마의 사생활에 대한 존중이겠지요. 자녀에게 엄마는 인생에서 너무 중요한 인물인데 엄마에게 오래된 남자친구가 있고 그런 엄마의 생활을 고등학생 자녀가 존중한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마음친구님은 부모-자녀간에도 지켜야 할 선이라는게 있다는것을 이미 알고 계신것 같아요. 같은 맥락에서 보자면, 반대로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분께서 마음친구님이 정한 그 선을 넘어올때에 불편함을 경험하시는것 같습니다.
마음친구님에게 수용될만한 선은 추측건데 아마 이정도이지 않을까 싶어요.
엄마와 엄마 남자친구가 각 자녀들이 있지만 이혼 이후에 만나 서로 교제하는것 정도는 괜찮은데 마치 원래의 한 가족이었던것처럼 집을 공유하거나, 자녀간의 만남을 갖게하거나, 심지어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강아지를 엄마의 남자친구까지 가족처럼 여기게 하는건 안되는것이지요.

이런 마음은 무엇일까요?
마음친구님의 마음안에 엄마의 남자친구는 가족이 아닌겁니다.
가족이 뭘까요?
집의 공간을 나누고, 시간을 나누고, 마음도 나누고, 고통과 고민도 나누고, 서로의 인생을 나누는 관계 이지요.
마음친구님에게 엄마의 남자친구는 그런 대상이 아닌거예요.
좋은사람 인것도 알겠고, 착한것도 눈에 보일 정도 이지만 그 모습으로 우리엄마는 만나되 마음친구님에게 마치 가족처럼 대하거나 넌지시 가족처럼 대해주기를 기대하는 모습이 싫은겁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부모-자녀간에도 존중하고, 존중받아야 할 선이 있어요.
마음친구님의 사연에 맞추어 해석해 보자면,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가 서로 사귐을 갖고 마음을 나누는것은 존중해야 할 부분인것입니다. 거기에 마음친구님이 만나라, 만나지 마라 할 수는 없는것이지요. 왜냐하면 그것은 엄마의 인생이기 때문이예요.
부모가 자녀에게 지나친 개입을 하는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것처럼 자녀 또한 부모의 인생에 지나치게 간섭할수는 없는겁니다.
따라서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들여다보신 후, 엄마에게 나누시되 나의 느낌, 감정, 내 입장에대한 이야기는 하실 수 있을것 같아요.
예를들면, 엄마의 남자친구가 마음친구님의 생활공간에 들어오는것이 불편하다던가, 마음친구님의 소중한 강아지가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아빠라고 불러보라는것이 싫다. 또는 남자친구분 자녀와의 만남을 갖고 언니처럼 챙겨주라는 등의 요구는 기분이 나쁘다. 이러한 일들이 있을때에 마치 집이 무너지는것과 같은 경험을 한다 등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엄마에게 전달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남자친구분과 마음친구님 그리고 마음친구님의 오빠가 마치 한가족처럼 살뜰하게 지내면 더없이 좋으시겠지만 마음친구님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모를 일입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지금정도의 선이 가장 적합하다고 여기실수도 있지요.
그 마음 그대로를 엄마에게 펼쳐 보여주실 수 있으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에게 받아들여지든 그렇지 않든 나의 마음을 표현해보는건 내 스스로에게 아주 도움이 됩니다. 저는 마음친구님께서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로 인해 마음친구님 마음이 요동치지 않게 나를 지켜내며 마음을 적절히 잘 표현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있는 삶을 사시면 좋겠습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마음이 무너지는것과 같은 경험을 하는 순간도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즐거운 추억이 되고,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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