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공허함에 대하여

방황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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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 되는 일이 없고 집에서만 생활하는데요.
가끔 오는 친구들의 연락도 하기 싫어서
연락을 피하곤 합니다.
그런데 연락을 해야만 될 것 같아서 몇 마디 보내면
싸늘한 친구의 반응에 갑자기 불안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답장 안 해도 제가 괜찮을 것 같았는데 말이죠..
그리고 그 뒤엔 공허함이 밀려옵니다.
무언가로 채우고 싶은데 채울 수 없어서
가끔은 과자같은 걸 갑자기 먹을 때도 있어요.
공허해서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일어설 수 있을까요?
이런 공허함과 불안함을 떨쳐내고 싶어요.
더 어릴 때 나는 활기차고 밝기만 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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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밀려드는 공험함때문에 허기지는 마음들, 그리고 그런 자신을 바라보다가 올라오는 불안감들때문에 힘든 우리 마음친구님...오늘은 또 어떤 하루를 보내고 계시는지요. 벌써 한낮이 지나가고 있는데 홀로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다면 더욱 막막한 오후일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허함...공허...텅 비어있다는 뜻이지요. 지금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텅 비어있다면 이전에는 무엇으로 채워져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셨는지요. 언제부터 <나>는 텅텅 비어버린 마음을 바라보고 있는 건지, 그때 어떤 상황들이, 또는 생각들이, 또는 좌절과 기대들이 있었을까요.

공허함이란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그래서 채우고자하는 심리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열심히 땀흘려 운동도 해보고, 말씀처럼 이것저것 허겁지겁 마구 먹어보기도 하고 여기저기 전화돌리면서 누군가를 찾기도 하는 행동을 유발시킵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들 뒤에는 더 큰 공험함이, 절망감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서 세상 혼자인 것 같은 생각들때문에 더 심하게 외롭고 우울해 집니다. 그래서 공험함은 허무함, 외로움, 우울과 맥이 닿지요. 지금 마음친구님이 그런 상태라고 이해해 봅니다.

① 무언가 해야한다는 생각과 행동을 멈춰야겠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우린 비어있는 마음을 채우기위해 무언가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열심히 할수록 더 큰 수렁에 빠진 기분이 들지요. 그러니 멈추어보지요.

② <나>의 공험함을 마주해 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자신이 느끼는 문제들을 직시합니다. 자신의 문제를 마주할 수 없다면, 무언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과도한 행동들을 하게 됩니다. 활동을 피하거나 일상에서 과도한 긴장감, 떨림 속에 있게 되거나 의욕이 상실되거나 하는 것들을 수반하면서 말이지요.

③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인지, <나>의 필요가 무엇인지 마음친구님 자신에 대해 천천히, 객관적으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감정적인 접근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탐구해 본다는 마음으로 생각해 보신다면 좋겠습니다. 공허함은 무언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언가 채워지지 않을때, 그것이 반복되어질 때 블랙홀처럼 공험함이라는 감정속에 빨려들어서 허우적대는 것이라고 한다면, 먼저 <무엇이 필요했었기에>를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여기에는 <내가 좌절한 것이 무엇이었는가>의 내용이 포함되기도 할 것입니다.

④ 그리고 잘 모르겠다면 그대로 두시고 바라보시면 좋겠습니다. 꼭 채워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나의 공허함>을 바라본다면 조금은 덜 조급해지고, 조금은 덜 불안해 질 것입니다.

⑤ 햇빛속에 나가서 걸어봅니다. 그저 천천히 햇빛에, 잔잔한 바람이나 쌀랑한 찬바람을 느끼면서 걸어보는 것입니다. <그저 그대로인 나를 내가 받아주면서>, <모자란, 허무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이라고 생각되는 꼬리표를 떼고 걷는 것입니다.

위의 순서대로 우선은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반복이 필요합니다. 한번에 금방 해결되지는 않으니까요. 혼자 어렵다면, 필요하다면 상담 등의 도움도 좋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사는 것이 재미있을 때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허해서 삶의 재미와 의미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재미와 의미를 찾기때문에 공험함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누군가는 말합니다. 그러니 <현재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하면 일어설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도 버리고 조금은 <나>를 기다려주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는 말씀도 드려봅니다.

읽었던 글에 있는 "자기 자신을 사랑과 긍정의 눈으로 보는 사람만이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욕망을 자신의 일부로 수용하고, 조화롭게 역동적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해갈 준비가 된 것"이라는 말씀을 전하면서 마무리합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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