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원래는 화나고 슬플 때 욱하는 감정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을 종종 했었는데
우울이 생활에 천천히 스며드니까
걍 의욕이 없고 다 부정적으로 보이고
이젠.. 확 죽고 싶다? 이런 욱하는 감정보단
걍 행복하지 않을 때.. 이렇게 지루하고 우울하게 살 거면 그만 살아도 되지 않을까? 어차피 앞 날이 캄캄한데 아득바득 버티며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이 생각이 들어요.
나쁜 계획까지 세워두고 실천하려는 찰나에
부모님이 떠오르는데.. 솔직히 이제 죽는 건 별로 두렵지 않아요
근데 내가 세상을 떠나고 찢어질 부모님 마음 생각하니까
도저히 스스로 죽을 용기가 안 나요
집에 왔더니 목매달아 죽어있는 나를 보면
정말로 부모님에게 큰 불효니까..
어떻게 해야할ㄹ지 정말 모르겠어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좀 더 춥네요. 마음친구님께서는 지난밤 잠 좀 주무셨을까요. 마음한구석 바람이 휑하니 불면 눈물이 나지요. 어쩐지 마음친구님의 글을 보면서 스산한 바람이 생각났습니다.
앞날이 캄캄하고 아득하다는 생각이 마음친구님을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 걸까요. 바득바득 굳이 살필요가 있을까하는 말씀속에서 마음친구님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내셨던 시간들을 헤아려봅니다. 옆에 있다면 손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기도 하고, 마음친구님의 손을 잡고 서로 온기를 나누면서 산책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옆에 혹 그러실 수 있는 분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딸의 죽음을 마주할 부모님생각에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붙들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맞아요. 어찌보면 남겨진 사람들이 짊어져야 할 고통의 몫이 너무 큽니다. 그러니 가족들 생각으로라도 우선 마음을 단단히 붙들어매야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힘들거나 지칠 때, 포기하고 싶을 때, 막막할 때 죽음을 한 번쯤 생각합니다. 세상제일 편한 방법처럼 <나>를 유혹하지요. 그러다 둘러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사람들이, 생각들이 <나>를 붙들고, 다시 그 순간의 고비를 넘기면 어찌어찌 다시 살아내지는 것 같습니다.
마음친구님께서는 무엇을 이루고 싶어서 그렇게 아득하고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요. 가끔 세상에 동떨어진 기분은 또한 누구나 살면서 경험하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옆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더욱 외롭지요. 그시간들이 한쪽에 조금씩 켜켜히 쌓이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우울과 외로움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막막하고 앞이 보이지 않아도 반대편 한쪽 끝자락에는 늘 아주 작은 불빛이 있기마련입니다. 단지 마음친구님이 아직 그 작은 불빛을 보지 못하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때로 혼자 찾기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 누군가와 함께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지금 마음친구님께서 <마음하나 상담신청>을 하신 것도 그중의 하나이지요. 잘하셨어요. 그렇게 마음을 꺼내고 바라보고 나누면서 부정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진 <나의 시야>의 방향을 조금이나마 바꿔보는 거예요. 저는 생각습관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그래서 마음친구님께도 생각습관과 연습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현재 마음친구님의 생각습관은 돋보기로 부정적인 면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씀드릴게요. 그러니 <나의 아득함>에 대한 돋보기를 들어서 주변에, 내가 살아온 시간들 속에서 잊고 있었던 좋은 기억들, 좋은 사람들, 좋았던 일들을 떠올려 돋보기로 바라보신다면 어떨지요. 하루를 가만히 둘러보면 감사함을 말할 수 있는 순간들이 참 많습니다. 따뜻한 오후, 한적한 곳에 수줍게 핀 작은 꽃송이, 고요한 산책길, 재미있는 tv드라마, 지나가는 꼬맹이들의 재잘거림....
감사의 마음은 연습을 통해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5분간만 하루를 돌아보면서 감사한 순간을 떠올리며 '감사해' '고마워' '좋았어' 등을 말로 해 봅니다. 어색하고 쑥스럽기도 하지만 그러고 있는 자신이 웃겨서 빙그레 읏음이 나올 수도 있고, 떠올린 순간들이 나를 편안하게 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감사의 마음을 비롯한 긍정적인 감정에는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고 합니다. 긍정적인 감정들은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심혈관계를 보호하여 신체 건강을 지켜주고, 부정적인 정서와 우울, 스트레스도 줄여준다고 하니 가성비가 높지요. 더불어 햇빛아래에서 하루 30분 걸어보세요. 몸과 마음에 도움이 되는 도파민, 세라토닌, 멜라닌 등과 비타민D도 합성되니 이또한 가성비가 높네요.
긍정표현습관이 마음친구님을 살리고 부모님을 살리고, 암담하게 느껴졌던 시간들을 살리고 무의미하다는 생각들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보세요. 금방은 어려운 거 아시지요? 계속 해나가다보면 어느새 살아지고 있고, 살아내고 있고 그래서 마음친구님이 가고싶은 길을 가게 해 줄 것입니다. 인생이란 것이, 삶이란 것이 그렇습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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