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형편이 좋지 않아요. 이혼하시고 모자가정에 제가 그나마 취직을 잘해서 동생이랑 어머니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결혼해서도 어머니 생활비를 계속 부담해야해요.
연인은 같은 직업을 가지고 중산층 가정에서 유복하게 자랐어요.
미래를 생각하며 연인을 만나고 있습니다. 연인도 그렇게 생각하구요. 얘기를 하다보니 제게 확신이 없다는 말을 하더군요.
연인이 연애로 너무 좋은데 결혼은 현실이라 자신이 그걸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럴 수 있다고 충분히 이해한다며 나는 여태 잘해왔다 앞으로도 잘할 수 있다. (돈은 나름 또래 이상 모았습니다.)
날 믿고 앞으로도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던 존중하겠다.하며 만남을 계속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대답을 기다렸죠.
그랬더니 그게 최선이야?라며 말해서 나도 더 좋게 이야기하고 싶은데 나도 마음이 좋지 않아 이 이상은 말은 못하겠다라며 상대방에게 선택하라는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되었어요.
다행히 저 없으면 안된다며 제게 사랑한다 해주어서 헤어지진 않았어요. 연인도 헤어지고 싶어서 이런말 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담담한척 했지만 뭔가 우리가 갈등이 생기면 연인이 떠날까 두려운 마음이 들어요. 최근 자주 갈등을 겪기도 했어요.
연인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좋을까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한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고민사연을 읽으며 마음친구님의 두려운 마음이 헤아려져 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저는 우선 결혼이라는 현실앞에서 마음친구님과 연인간에 이런 솔직한 대화를 할수 있는 관계인것이 다행이라 여겨집니다.
숨기거나 보기좋게 포장하거나 사실과 다른 마음을 이야기 하는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솔직할수 있는 관계를 두분이 잘 맺어오신것 같기 때문입니다.
만약 만나고 계신 분이 “결혼이후에도 계속해서 생활비 부담은 당연히 우리가 해야지“ 라고 말씀하셨다면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편안하셨을까요?
모든 관계는 솔직함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는 두분이 마음을 드러내보이며 대화 할수 있다는게 긍정적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만나는 연인이 결혼이후에 마음친구님의 녹록치 않은 가정형편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을때 마음친구님의 마음은 얼마나 쿵 하고 내려 앉으셨을까요?
당황하셨을겁니다. 표정관리가 잘 안되었을수도 있지요.
무슨 얘기를 해야 하나? 마음에서 여러말들이 생각나다가도 입밖으로 꺼내어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조심스럽기 때문이지요.
저는 그러한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참 안쓰럽고, 가엽습니다.
왜냐하면 어느것 하나도 마음친구님의 잘못으로 인한것이 없기 때문이예요.
마음친구님은 참 열심히 살아오신것 같습니다. 취직을 잘 했다고 표현하실 만큼 좋은 직장에 취업하셔서 가족부양을 해오셨고, 바른 가치관과 성실함으로 또래 다른 친구들에 비해 적지 않은 돈도 모으신것 같아요. 이러한 삶의 결실들은 결코 거저 주어지지 않습니다.
마음친구님께서 잘 준비되셨기에 좋은 직장에 취직할수 있었던 것이고, 그냥 흥청망청 쓸수도 있었던 급여를 차곡차곡 잘 모아가며 건실하게 살아오신거지요.
저는 그런 마음친구님 스스로를 믿어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연인에게 “날 믿고 앞으로도 같이 할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마음을 건넨 스스로에게 아주 많이 칭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음친구님은 충분히 그런 칭송과 칭찬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결혼을 왜 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사랑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불타오르듯 사랑해서 결혼을 하더라도 살다보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일도 있고, 때로는 후회할 일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게 인생이기 때문이예요.
결혼은 두 사람이 사랑해서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함께 산다는것은 두 사람이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하고 힘들 땐 서로에게 의지하고, 희노애락의 삶을 함께 나누는 것이지요.
그런데 마음친구님과 연인되시는 분은 이미 마음으로 ‘함께‘ 라는 집을 잘 지어가고 계신것 같습니다. 솔직한 내 마음을 전하고, 그에 솔직한 내 마음으로 화답하는것이 ‘함께‘ 하는 삶의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연인분께서 마음친구님 없이는 안될것 같다고 말씀하신것 같아요.
그리고 마음친구님께서는 갈등을 마주했을때 연인이 떠나갈까 두려운 마음이 드신다고 하셨지요? 올려주신 사연에서만 보아도 두 사람의 마음이 한곳에 담아져 있는것이 저에게까지 느껴집니다.
다시한번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것은, 마음 친구님 스스로를 더욱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두분이 지어가는 ‘함께‘ 라는 집을 앞으로 어떻게 가꾸어가면 좋을지 솔직한 마음의 대화를 계속해서 이어가시면 좋겠습니다.
당장의 뚜렷한 해결방법은 보이지 않을지 몰라요. 인생에서는 종종 그런 해답없는 길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두분이 ‘함께‘ 라는 집에서 마음을 모을때에 생각지도 않은 좋은 해결 방법들이 찾아오기도 할것입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나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큰 부담감과 무거운 무게감을 마주하는 순간들도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즐거운 추억이 되고,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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