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아버지가 저한테 술주정 부린게 가시지가 않습니다
정확히는 금요일 오후11시때 아버지가 술을 마시며
TV를 보고있었습니다
근데 졸고 계셨어 밥상 치워도 되냐고 묻더니
아직 다 안먹었다며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방으로 가려 했는데
갑자기 저 보고 옆에 앉으라고 하더니 그때 술주정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대학 장학금 관련해서 제가 전화 했다고 소리지르며 화내다가
제 소심한 성격과 군인말투 갖고 뭐라하며 화내고
첫 직장에서 실수한거 갖다 욕하고
제가 용접자격증 관련해서 설명한걸 자기가 잘못기억한거 갖다가 저한테 때리고 소리지르며 욕했습니다
이렇게 2시간 정도 지났는데
여기서 군대 관련해서 화를내길래 제가 폭발해서
저번에 얘기했고 나 지금 지쳤다고 했더니
온갖 욕이란 욕은 저한테 다 박으며
너 꺼지라며 화를 더 냈습니다
그리고는 자고 있는 형 한테 술을 사오라고 하고는
저한테 저를 죽인다고 했습니다
형이 술 사오고 저를 불러서 형과 저를 자기 앞에 앉힌후
3시간동안 같은 말하며 화를 내면서 술주정 부렸습니다
결국 방에 이걸 들은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화를 내며
말려서 술주정이 새벽4시에 끝났습니다
근데 아버지는 일요일에 사과 한 마디도 안했습니다
2달전에도 온갖 폭언을 퍼부어서 술주정을 부렸었습니다 제가 그때 너무 화가나서 3주동안 방에만 있었는데도 사과 한마디도 안했습니다
이렇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버지한테 화를 못내는 이유는 내가 경제능력이 없어서라고 이 사람한테 화를 내고 덤비려면 경제적인거 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전 작년에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올해 복학해서
기술교육원에서 용접을 배우고 있습니다
근데 이 일이 생기니까 대학 자퇴하고 경제독립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근데 대학을 자퇴하려니 제가 너무 섣부른 판단을 하는거 같아서 두렵습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와 고민을 털어놓는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읽으며 제 마음이 참 많이도 아리고 아팠습니다. 마음친구님이 이 사연을 올리시며 얼마나 마음과 몸이 고되고, 답답하셨을까?
해소되지 않은 이 응어리진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싶은 마음이 제게 다가왔기 때문이겠지요. 한 집에 같이 사는 아버지를 마주할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르고, 말로 할수 없는 답답함을 느낀다면 그 삶이 얼마나 괴로울까요.
마음친구님의 아버지께서는 술을 마시면 서슴치 않고 술주정을 하시는것 같습니다.
심지어 말로만 하는 술주정도 듣기 힘든데 때리기도 하고, 욕설도 하시는것 같구요.
그것도 새벽 4시까지 말이지요.
지난 금요일의 일이니 지금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얼마나 갑갑하고, 분하고, 화가나실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마음친구님은 배려심도 있고, 순응적이면서 화가 났을때 주로 화를 속으로 삭히는 타입이 아니실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아버지가 밤 11시에 TV를 보시며 술을 드시는데 졸고 계신것 같아 “상을 치워도 될까요?”라고 묻기도 하고, 아버지의 술주정이 시작되신 후 술을 더 드시며 3시간이 넘도록 화를 내고 온갖 듣기 힘든 말을 쏟아부으시는데도 꿋꿋히 앉아계시니 말입니다.
지난번 아버지의 술주정에도 너무 화가나서 3주동안 방에만 있으셨다고 하셨지요?
화가 나면 화를 밖으로 표출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화를 속으로 삭히는 분들도 많으시지요.
마음속에 있는 화가 어떻게 표현되시는지 올려주신 사연만으로는 다 알수 없지만 중요한건 마음친구님의 마음안에는 아버지로 인한 분노와 화가 마음에 가득하실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마음이 요동치고, 흔들리며, 3주동안 방안에만 머무르는 등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는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오늘 마음친구님에게 아버지와의 정서적 거리두기를 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정서적 거리를 두라는 말은 결코 원수지간처럼 지내거나 관계를 끊으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아버지와의 정서적 거리를 두며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갖어보라는 겁니다.
우리는 가족들로 인해 나의 마음이 과도하게 요동치고, 흔들릴때는 얼른 나로 돌아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지금 할수 있는 가장 나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것이 인생이기 때문이지요.
마음친구님이 지금 할수 있는 가장 나은 선택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서 아버지로 인해 휘둘러졌던 내 인생을 돌보아주고 지금부터라도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살아봐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야 후회도 덜하고, 억울함도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친구님의 고민에서 보여지는 ‘자퇴를 하고 경제적 독립을 하고 싶습니다’ 라는 말은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하고 싶은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경제적 독립으로 귀결된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의 일이었으니 지금 그런 마음이 불같이 올라오는것도 그럴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하는것이 장기적으로 나을지에 대해서는 사실 마음친구님이 더 잘 알고, 경험하고 계실것입니다.
저는 우선 아버지로부터의 독립을 원하는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잘 들여다봐주시고, 그 이전에 아버지와의 정서적 거리를 둠으로써 마음친구님에게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알아봐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아버지께서 계속해서 술주정을 부리시고, 마음에 상처주는 말들을 쏟아내셔서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어지럽힌다면 조용히 방이나, 집밖으로 잠시 나와 계시고 아버지와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마음친구님의 억울하고 분노한 마음들이 더욱 억울하고, 분노하게 하는 것을 멈추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적 독립은 꼭 학교를 그만둬야만 할수 있는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지금 배우시는 용접일을 잘 배워 훗날 더욱 멋진 경제적 독립을 이루실지도 모를일이지요. 그리고 마음친구님께서도 이미 섣부른 판단이 될까 두렵다고 하셨으니 지금의 상황에서 할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먼저 해보신 이후에 학교 자퇴 및 앞날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시는것도 도움될것 같습니다.
마음친구님의 고민과 삶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마음친구님께서 용기낸 이곳에서부터 이미 마음친구님 스스로를 돌보는 삶이 시작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친구님은 자신의 삶을 누군가와 나누고 털어놓고 함께 고민하며 찾아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있습니다. 그런 자신을 꼭! 믿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또한, 저는 마음친구님의 삶이 고귀하고 존중받아야 마땅한 삶이라는것을 진심을 다해 응원드립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무너진 마음을 경험하고, 가족으로 인한 아픔의 삶을 마주할 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존중받고, 아주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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