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아빠가 원망스럽네요

아롱

202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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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하고 20대중반부터 공무원준비했는데 두번떨어지고 자꾸 안되길래 저는 안맞으니까 못하겠다 했습니다 그러니까 하는말이 니가 이거 아니면 뭘하냐 잘하는것도 없는데 그러면서 반강제로 공부를 하게했습니다 저는 진짜 할생각도없는데 시간만 버리게햇어요 그러다가 27살에 겨우 접었는데 그뒤로 취직은했지만 연애는 시기를 놓쳤고 경험도없다보니 이성들이 저를 우습게보고 못들을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냥 전역했으면 원하는대로 살게 할것이지 왜 멋대로 공무원준비를 시켜서 인생 날리게 만들고
군대 2년도 억울한데 추가로 3년을 쳐날려버리니 짜증 안나는게 병신 아닌가요

저러면서 주변 어른들이 애인있냐 하면 공부만 하던애가 뭘 있어요 하면서 푼수마냥 동네방네 떠들고다니질않나 또 공무원시험 여태까지 4번이나 떨어졌다고 푼수떼기마냥 지껄이질않나 짜증나 죽겟어요
진짜 저럴때마다 죽통 날릴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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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와 고민을 털어놓는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보니 아버지로 인한 상처와 분노의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전역하고 20대 중반부터 공무원 준비를 하셨군요. 얼마나 고된 시간이셨을까요?
심지어 두 번의 시험 끝에 도저히 못하겠다고 했는데도 마음친구님의 아버님께서는 얼마나 어렵게 꺼낸 말인지, 얼마나 고난한 시간이었는지를 잘 모르셨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행이 취업은 했지만 마음친구님의 생각에 연애의 때도 놓친것 같고, 경험도 없다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신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모로 지금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몹시나 억울하고 아버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상처로 다가오시는것 같습니다.

지금 아버님과 마음친구님의 관계가 “부모의 사랑이 부족해서일까?“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아니오 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인생에는 다양한 영역과 그로인한 고민의 길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아버님께서는 마음친구님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만큼은 관심을 갖어주셨던것 같아요.
그러나 부모의 사랑이 부족하지는 않다 할지라도 사랑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을수 있습니다. 지금 마음친구님의 분노와 상처와 억울함은 아버님의 자식사랑의 방식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우선, 공무원 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경위에 대해 올려주신 사연만으로는 모두 알수 없지만 아마도 안정적이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으로 아버님께서 요구하신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마음친구님께서는 원치않는 공무원 공부를 하게 되셨겠지요.
매일매일 오고가는 시간과 책상에 앉아 책을 펴고 공부를 할때마다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런데 마음친구님께서 도저히 이 길은 아닌것 같다 여기셔서 아버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니가 이거 아니면 뭘하냐 잘하는것도 없는데” 라는 피드백을 들었을때 얼마나 좌절스럽고, 절망스러우셨을까요?
그래서 다시 공부를 반강제로 하게됐고, 결국 27세라는 나이에 접을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유추해보건데 아버님께서도 마음친구님의 어려운 마음에 공감하시기 보다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들으며 공부를 그만두실수 있으셨겠지요.

저는 마음친구님에게 부모님과의 정서적 거리를 유지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서적 거리를 두라는 말은 결코 원수지간처럼 지내거나 관계를 끊으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부모님과의 정서적 거리를 두며 내가 내 인생의 주체가 되어 나의 인생을 사는거예요.
가족들로 인해 나의 마음이 과도하게 요동치고, 흔들릴때는 얼른 나로 돌아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해요. 지금 할수 있는 가장 나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것이 인생이기 때문이지요.
마음친구님이 지금 할수 있는 가장 나은 선택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며 아버지에게 휘둘렸던 내 인생을 돌보아주고 지금부터라도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살아봐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야 후회도 덜하고, 억울함도 남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실 수 있는 만큼 아버님께 마음친구님의 마음도 표현해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버님이 알아들으셔도, 못 알아들으셔도 괜찮습니다.
내 마음을 적절히 표현해 보는 연습을 하는것이니까요.
내 마음의 생각을 언어화로 내뱉었을때에 의미가 있고, 또 그 말에 힘이 생깁니다.
그러나 아버님과의 대화중에 화가 솟구쳐 오르고, 분노가 차올라고 화내는것을 멈추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도 상황은 하나도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음친구님의 마음도 편안하지 않지요. 내 마음을 표현은 하되 분노하지 않고 이야기 하는 경험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마음친구님의 억울하고 분노한 마음들이 더욱 억울하고, 분노하게 하는 것을 멈추게 할 것입니다.

마음친구님은 원치 않던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을 보내왔지만 스물 일곱 살의 나이에 스스로의 의지로 멈출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나의 힘든 마음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나누며 도움을 요청할수 있는 힘도 있지요. 저는 그것이 마음친구님의 강력한 내적 힘으로 느껴졌습니다.
마음친구님께서 용기낸 이곳에서부터 이미 마음친구님 스스로를 돌보는 삶이 시작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친구님 내면의 힘을 마음다해 응원드립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가족으로 인해 지친 마음을 경험하고, 감당할 수 없을것 같은 삶의 버거움을 마주할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존중받고, 아주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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