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짜증나서 자해하고 싶어요

이언숙

202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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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구들이랑 카페 갔는데 사람이 북적이고 혼잡스러워서 계산도 겨우 했는데 직원이 현금결제죠? 하시면서 뭐 주문하실 껀가요?하셔서 제가 주스랑 마카롱 3개 주문하고 계산하고 분명 주문번호를 안 불러주셨어요. 옆에 같이 있던 친구도 못 들었다고 했고. 10분정도 지났나 72번?이라고 번호를 부르셨는데 번호를 못 들어서 제껀지도 모르고 친구들이 한 번 가보라고 해서 갔는데 직원이 72번이세요 하시길래 번호를 모른다고 했는데 안 들린다고 하셔서 크게 말했더니 직원이 제가 아까 불러드렸잖아요. 하시고 뭐시키셨는데요 하고 제가 말하니까 여기 앞에 있다고 가져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잘못한거겠죠? 제가 계산할 때 번호 몇 번인지 물어봤더라면.. 속상해요.. 살아가기가 무서워져요. 이 말은 해야되는건지 이 말은 하면 안되는지 내가 한말을 듣고 상대방이 기분이 안 나쁠지.. 말 할 때마다 조심스러워요.. 저녁때 외식했는데 할머니랑 오빠는 먼저 가있고 언니랑 제가 같이 왔는데 언니가 할머니를 싫어해서 제가 일부러 할머니 앞에 앉았는데 언니가 지나갈 자리가 충분했는데도 제 의자치면서 땡기라고 하는 거예요. 짜쯩났지만 참고 땡겼어요. 오는데 오늘따라 차가 많이 와서 옆으로 지나갈 길이 있었는데도 언니는 멀뚱히 지나가는 차들을 무서워하고 못 지나가서 제가 언니 손잡고 왔어요. 감자탕 먹었는데 자꾸 우동 우동 하길래 추가 하려고 했는데 사람도 꽉 차고 시끌벅적하고 말해보려고 했는데 직원분이 쌩 지나가셔서 말을 못했어요. 언니가 약간 뾰루퉁한 표정을 지어서 마음이 안 좋아졌지만요. 손님이 많다보니 할머니가 밥을 볶으셨는데 이런 말 적어도 될지 모르겠지만.. 언니가 할머니 밥 볶는데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고 ㅅㅂㄹ아 하는거예요.. 할머니가 들을까봐 조마조마했어요. 언니가 하지말라고 하지마 귀막으면서 소리를 질렀는데 옆에 테이블에 계신 분들도 힐끔 쳐다보시고 할머니도 표정이 구겨져서 한껏 언니를 째려보셨어요. 제가 할머니 치아도 가져오고 딱히 실수한 게 없었는데 할머니는 제 눈을 피하시고 안 마주치시더라고요. 할머니 계산할 때 같이 가려고 할머니 옆으로 왔는데 할머니가 먹고 오라고 해서 다시 앉아서 먹었어요. 언니는 뭐가 짜쯩이 났는지 혼자 가버리더라고요. 오빠랑 같이 먹고있었는데 시끄러운 분위기가 싫었는지 혼자 쌩 가버리더라고요. 그렇게 저 혼자 가고 문을 잠궜는데 할머니가 다이소 갔다오셨는지 뭘 사오셨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같이 가지' 했는데 짜쯩을 내더라고요.. 어떻게 같이 가냐고 가시내들이 지랄한다고. 안 놀랄 수가 없더라고요. 내가 뭘 잘못한 게 있었나 싶었고. 할머니가 거실에 들어서고 도서관에 전화했는데 안 왔다하던데 하시고 가시나가 늦게 들어오는 게 아니다 하시면서 맨날 어딜 싸돌아다니냐고 하시더라고요. 오늘 친구들이랑 만나기로 해서 할머니는 목욕탕 가시고 12시에 도서관 가다가 거의 1시에 다읽고 집으로 왔는데 할머니가 친구들이랑 고스톱 치시는 것 같아서 방해할까봐 얘기 못 하고 나온건데.. 어제는 7시에 산책 나갔다가 빨리 들어오려고 한 건데. 집에 있으면 너무 갑갑해요.. 혼자 산책 나가고 혼자 책읽고 싶은데 그러면 안되나요? 일일이 다 말하고 나가야 되나요? 그랬다면 할머니가 절 믿어주셨을까요? 지적장애 언니때문에 지치고 힘들어요. 오빠의 양손에 칼자국이 정말 볼때마다 이상하고 하고 싶어져요. 오빠 방에 있던 깔 보고 긋기도 해봤어요.. 할머니 화 안나게 말잘들으려고 하고 항상 할머니 화낼까봐 조마조마해요. 언니는 맨날 잘 때 불끈다고 욕하고, 할머니 보고 밥 맛없다고 욕하고, 지 핸드폰 만지지도 않았는데 만지지 말라고 욕하고.. 자랑으로 들리지는 않겠지만 언니가 바지에 똥 쌌적 3번인데 그때마다 다 제가 치웠어요. 바닥닦고 화장실치우고 바지, 팬티도 씻어서 널고. 울면서 했어요. 저번에 감자탕 먹고 집에 오니 바지에 똥을 싸서 오늘도 쌀까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싸진 않았네요ㅎㅎ!! 다음주 되면 할머니랑도 다시 사이 좋아져있겠죠?ㅎ 웃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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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음친구는 지적장애를 가진 언니와 할머니 등 가족들과의 여러 가지 일들과 일상에서의 일로 스트레스가 많아 찾아오신 것으로 보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마음친구가 이미 오빠방에 있던 칼로 긋기도 해보고, 최근에 정말 짜증나는 감정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자꾸 올라와 자해를 하고 싶을 정도로 얼마나 힘든 상태인지 느껴졌습니다.

최근에 마음친구가 카페에서 생겼던 일이 별거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봤을 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작은 스트레스 사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스트레스 사건에도 마음친구가 속상하고, 사는 것이 무섭다고 까지 느껴지는 것은 평소에 마음친구가 가정안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몸과 마음이 지쳐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오늘 상담을 통해 마음친구가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고,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선 마음친구의 글을 보며,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마음친구는 잘못이 없다는 것입니다. 마음친구는 그동안 마음친구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보여집니다. 아직 마음친구도 누군가의 보호와 사랑이 필요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지적장애인 언니와 할머니를 돕고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에서 이미 마음친구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오빠 역시 자해행동을 하는 것을 보아 매우 힘든 상태임이 짐작되어, 마음친구도 집에 가는 것이 얼마나 갑갑하고 힘들지 그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특히, 할머니와의 사이에 있어서 지나친 죄책감을 가지기 않기를 바랍니다. 할머니는 옛날 분이십니다. 학교의 선생님이나 주변의 어른들에게서 세대차이가 느껴지듯, 할머니는 매우 다른 시대를 살아오셨습니다. 그렇기에 마음친구가 평소에 고생하는 것을 알고계시고, 늦게 들어오는 것이 걱정됨에도 불구하고, 표현에 있어서는 다소 거칠고 안좋은 소리가 먼저 나가시게됩니다. 아마 할머니도 할머니의 부모님께 그리고 주변어른께 이러한 방식으로 가르침을 받으셨을테니까요. 또한 고령의 나이에 지적장애를 가진 언니를 돌보기에 몸과 마음이 지쳐있으실 것이기에 평소 화를 많이 내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가족 중에서 할머니가 제일 대화가 통하고 자신의 감정을 받아줄 사람이 마음친구이기에 더욱더 마음친구에게 표현을 하는 것이니, 마음친구가 누가봐도 잘못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면 굳이 가족들의 생각을 파악하며 신경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언니도 지적장애를 가졌다면, 장애를 가지지 않은 마음친구나 다른 사람들 처럼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무슨 행동이 옳은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나 작은 자극에도 예민할 것이기 때문에 언니가 하는 행동이 언니가 의도한 것이기보다는 장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똥을 싸고, 불끄는 것에 대해 욕을 하고, 밥이 맛이 없다고 욕하고, 핸드폰 만지지 않았는데도 만지지말라고 욕하고, 식당에서도 욕을 한 것도 언니가 조절할 수 없는 장애에 의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므로 할머니도 언니의 행동에 대해 속상하긴 하겠지만 장애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어느정도 이해를 하실 것이며, 마음친구가 그 사이에서 눈치를 보거나 언니때문에 속상해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음친구가 마음친구의 가족이 아니라 자신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라봅니다. 할머니를 화나지 않게하고, 어떻게 하면 가족이 더 잘살 수 있을지를 떠나서 무엇이 마음친구를 기분좋게 하는지도 생각해보세요. 할머니에게 설령 이해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마음친구가 산책과 독서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면 , 할머니에게 외출을 알리고 산책도하고, 독서도 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친구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등 마음친구에게는 마음친구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마음친구의 마음을 돌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힘든 마음이 든다면 학교의 상담선생님이나 이야기를 잘 들어줄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놔보세요. 마음친구에게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주고, 마음을 지지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의미일지 모릅니다.

모쪼록 오늘 상담이 마음친구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상담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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