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무도 없는 시골에 박혀서 공부만 하고 싶다. 아무도 나한테 신경 안쓰는 곳으로 도망치고 싶다.
에어컨 되고, 밥만 삼시세끼 챙겨주고, 와이파이 안 되는 곳 어디없나...집에서 부모님만 도와주면 집에서 공부하는 건데.
몇 번 부탁드려봤지만 들어주지도 않고. 수험생이 뭐 왕인 것도 아니지만, 좀 해주면 안되나? 진짜 겁나 이기적인 내가 혐오스러운데, 좀 이기적으로 굴면 안되나, 진짜. 그냥 다 포기하고 도망가버릴까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닉네임처럼 지금 마음이 얼마나 지쳤을지, 그 간절함이 전해집니다.
“도망가고 싶다”는 말은 사실, 지금 있는 자리가 너무 고단하고 벅차다는 신호일 때가 많아요.
공부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조차 갖춰지지 않을 때, '내가 원하는 환경이 왜 이리 힘든 걸까' 싶은 마음도 들지요.
지금 스스로를 이기적이라고 느끼셨지만, 사실은 그만큼 간절하고 애쓰고 있다는 뜻이에요.
이 시기를 잘 이겨내고 싶은, 자기 인생에 진심인 사람만이 이런 괴로움을 겪거든요.
수험생활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시간이지만, 누군가의 응원이 절실할 때가 많죠.
"이 시험 정말 잘 해보고 싶다, 도와달라"고 몇 번의 부탁을 하셨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이 있었군요.
수험생은 왕이 아니라는 말씀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부모님이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은 충분히 속상하고 억울할 수 있어요.
부모님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게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곧 내 가능성까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어려운 만큼 천천히 가도 괜찮고, 스스로 해낸 것들은 그 어떤 것보다 오래 갑니다.
자신의 인생을 위해 정말 잘해보고 싶은 선택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까지 해보려는 노력은 결국 시간이 지나도 내 삶에 그대로 남아요.
“나는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스스로를 위해 노력했고, 여기까지 해냈다”는 경험은 나중에 다른 벽 앞에서도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됩니다.
혹시 지금처럼 감정이 깊이 가라앉는 순간이 계속된다면, 꼭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마음을 나눠보세요.
숨 좀 쉬고 싶은 마음, 누군가 내 편이 되어줬으면 하는 마음, 다 자연스러운 거예요.
힘든 환경 속에서도 ‘이 시간을 잘 넘기고 싶다’는 마음 자체가 이미 당신이 잘 해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조금 느릴 수 있지만, 이 길은 분명히 당신의 삶을 위해 나아가고 있어요.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어요.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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