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그 원인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게 정도가 범위를 넘어서다 보니 하루 종일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게 되어 정말 힘들더라고요 남들이 말하는 것처럼 식물에 물을 주거나 음악을 들으며 쉬거나 산책을 하며 생각을 떨쳐내보려고 하지만 그런 활동들을 하는 도중에도 자꾸만 생각이 떠올라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머물러 있더라고요 시간이 답인지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잊히지만 잊히기 전까지는 괴로움에 빠져 있어야 해서 정신적인 피로도가 큽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야누 님,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글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건, 우리 야누님이 감정을 무시하거나 억지로 덮으려 하지 않고,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보려고 애쓰고 있다는 점이에요.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자기 이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오셨다는 뜻이기도 해요.
어떤 스트레스를 받았고,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면 좋겠지만,
추측하건대 야누님처럼 스트레스의 '이유'에 계속 집중하게 되는 경우에는 마음 속에서 이런 메시지를 주고 있기 때문일 수 있어요.
"왜 이렇게 힘든지 정확히 알아야, 다시는 이런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있어."
"이 불편한 감정을 그냥 덮어두면, 내가 무책임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적절한 '자기반성'은 경험을 돌아보며 그 속에서 배우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자원일 수 있지만, 지나친 문제 분석은 감정을 해결하기보다는 더 오래 붙잡아두는 역할을 하기도 하죠.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건 '생각을 억누르기', '다른 활동을 하며 잊어버리기'보다는 생각의 자리를 조금 옮겨보는 거예요.
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을 한 발 떨어져 관찰할 수 있는 위치에 서 보는 겁니다.
"아 지금 또 그 생각이 시작됐구나."
"내 머리는 지금 원인 파악 모드에 들어갔네."
이렇게 생각을 나 자신으로부터 분리해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일상을 방해하는 정도라면, '생각하는 시간'을 정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루 20분 '생각 시간'을 따로 정해서 마음껏(?) 생각하되, 그 외의 시간엔 "지금은 생각 시간이 아니야"하고 넘기는 거예요.
이건 생각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생각과의 거리를 건강하게 조절하는 훈련입니다.
마지막으로 '해결보다는 회복'을 선택하는 연습을 해보는 건데요.
어떤 감정은 이유를 안다고 덜 힘든 게 아니라, 내가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덜 아픈 감정도 있어요. 야누님이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긴 한다고 말씀하신 것처럼요.
그러니 '왜 이러지?'보다 "지금 내 몸과 마음에 어떤 돌봄이 필요할까?"로 질문을 바꿔보세요.
잊혀지기까지의 시간이 괴로운 이유는, 그 괴로움이 내 책임이라고 느끼기 때문일 겁니다.
그건 야누님 잘못이 아니에요.
뇌는 원래 불편한 기억, 상처, 위험을 오래 기억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그래서 괴로운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라, 정상적인 뇌의 반응이에요. 다만 그걸 야누님 혼자 다 끌어안으려 하니 너무 힘든 거죠.
야누님은 이미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자체가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예요.
'생각을 끊어내려는 싸움'보다, '생각을 흘려보내는 태도'를 연습해보는 것. 그것이 지금 야누님의 마음이 지치지 않게 오래 지킬 수 있는 방법이랍니다.
조금씩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괜찮아질 수 있어요.
제가 응원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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