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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고 너무 힘들고 안 잊혀져요

혼코노

202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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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지 2주가 다 되가는데 아직도 그 사람이 너무 많이 생각나고 같이 가던 길이나 장소만 가면 그 사람이 너무 보고싶어져요 잊을려고 친구도 만나고 술도 마시고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같이 시작을 했는데 먼저 손을 놔버리고 저한테 서운한점이 있었는데 같이 공유를 해줬으면 제가 고쳐 갔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사람은 저를 그리워하거나 저를 생각할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너무 보고싶고 그런데 이 마음을 어떻게 정리할지 모르겠어서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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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진솔하고 귀중한 마음을 나눠줘서 감사합니다.
소중한 누군가의 상실로 힘들 이 시기에, 쉽게 벗어나기가 어려워 이렇게 글로도 찾아오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에게 중요하고 또 내가 많이 의지했던 사람과의 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그 누구에게든 쉽지 않은 일이고, 오랜 시간 많은 여파를 줄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 일이 2주 전에 있었다고 하니, 잊혀지거나 그 일이 있기 전의 일상처럼 지내기에는 분명 짧을 수도 있는 시간일 것 같아요.

혼코노님께 그 사람이나 그 사람과의 관계는 어떤 의미였나요?
여기서 제가 그 마음들과 생각들을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혼코노님이 여기에 남겨주신 진심어린 마음들을 계속 해서 따라가보니,
혼코노님이 관계에서 필요로 하던 것을 그 사람이 채워주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당연하게 '이별'을 맞이하게 됩니다.
헤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죽음이나 사별처럼 사람을 잃게 되기도 하고, 다니던 직장이나 학교를 그만두는 것처럼 사람이 아닌 것들과 이별을 하게 되기도 하지요.
사람마다 또 상황마다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의미와 그 시기를 극복해가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나에게 중요한 무엇인가를 상실하는 것은 큰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애도'라는 과정입니다.

'애도'는 죽은 사람을 기리는 과정이 될 뿐만이 아니라,
나의 일부였던 존재를 떠내보내는 건강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애도의 과정에서는 그 사람의 상실에 대해서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의 일부였음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지요.
나의 일부였던 존재가 떨어져나가니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이제는 나의 일부가 아니게 된 그 사람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다시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서운한 걸 얘기해주면 내가 더 노력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사람은 지금 내 생각을 하고 있을까'와 같은 마음들이 그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과정일 수 있고,
물론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이어서 빨리 없어지기를 바라는 과정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렇게 그리워하고 힘들어하는 시기가 있어야 다시 온전한 나를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아서 어떻게 다뤄야할지 모르는 이 마음도 분명히 끝이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하루하루를 슬퍼할 수 있는 지점들은 마음껏 슬퍼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과 나의 마음을 나누며 위로와 돌봄을 받고,
그 사람과 일부였던 내가 아닌, 나만의 것들을 경험하고 채워가는 시간도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문득문득 일상에서 그 사람이 떠오르거나 잊혀지지 않는다고 해서,
혼코노님이 정리해야할 마음을 제대로 접지 못했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많이 생각나고 너무 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커지는 순간이 찾아오고, 그 다음은 다시 그 마음이 줄어드는 순간도 찾아오고, 또 다시 커지는 순간이 찾아오며 그렇게 그 하루를 잘 지내보내신 것이지요.

무엇보다 이 과정을 통해서 혼코노님 스스로가 가장 만족스러울 수 있는 결과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5년 후 이 시기를 떠올릴 때 혼코노님은 어떤 생각을 하실 것 같으신가요?
힘들고 상실로 인한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시기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를 마음껏 돌보고 알아갈 수 있었던 시기로도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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